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어요. 또 손으로 무엇이든 만드는 일도 좋아했지요. 대학에 갈 때는 역사 공부를 할까, 옷을 만드는 의상 공부를 할까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조금 더 많이 좋아하던 역사를 공부하기로 했지요. 그때 의상 공부를 했다면 예쁜 옷을 많이 만들었을 테지만, 대신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역사 이야기로 우리 친구들 마음을 가꾸어 줄 옷을 만들고 있어요. 부디 멋지고 예쁜 옷이 지어져 여러분 마음에 날개가 되기를.
그림 : 이원태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했어요. 이후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과 그림으로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지금은 일산에서 미술 학원을 운영하며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네가 있어 다행이야》《국어짱이 보는 전래동화》 등이 있습니다.
“그렇겠지? 비록 역사적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 게임을 통해서라도 그때의 어려운 외교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 갈 길을 찾는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 될 거야.” 그렇구나. 이모는 단지 역사적 사실만을 알려주고 싶은 게 아니다. 외교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 고민하게 하는 것. 전에 왜 사신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이모가 하셨던 말씀이 이제야 확실하게 이해되었다.
“그래, 맞아. 네가 지도에서 봤듯이 한반도는 작고 또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그런데도 네 말대로 큰 나라에 정복당하지 않고 살아남았으니 대단한 거지. 우리나라뿐 아니라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역사를 이어 온 나라들이 더러 있어. 대단한 위세를 떨치지 않았다 해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당당히 남아 오늘을 이루었다는 점만으로도 위대한 거지.”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침략당한 역사를 배울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지금까지 꿋꿋하게 이어 온 역사가 우리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우리가 강대국은 아니지만 우리를 지킬 만큼의 힘만 있으면 돼. 앞으로도 그 힘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 이모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떵떵거리면서 잘 사는 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모가 아시면 어리다고 그러실까?
“얘,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어?” “아, 네.”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 다른 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기 나라의 문화를 살찌우고 그 맥을 이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려무나. 그 교류의 중심에 사신이 있다는 것도 말이야.” “우리나라는 강대국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모 얘기 들으니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그래. 비록 수많은 전쟁에 시달리고 게다가 근대에 와서는 식민지가 된 적도 있지만 우리 역사는 주변 나라들과 활발하게 관계를 맺으며 발전해 온 아주 씩씩한 역사야. 이제 원고 마무리만 하면 되네. 다 되면 보여 줄게"
“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저도 이모가 원고를 다 쓰신 기념으로 선물을 준비했어요.” “그래? 뭔데? 기대되는걸.” “우리 같은 어린이가 사신이나 외교에 대해 왜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에요. 그건 우리가 앞으로 자라서 어른이 되기 때문이에요. 전에 언젠가 이모가 저한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지금부터 세상일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으면 커서도 사회에 무관심한 어른이 되기 쉽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