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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그늘

백야의 그늘

전세환 | 청어 | 2020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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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92g | 153*225*15mm
ISBN13 9791158608705
ISBN10 1158608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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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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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내리는 6월 중순, 오후가 다 와 가는 데도 불구하고,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내 방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두려움과 기대를 동시에 느끼면서 긴장감 때문에 손바닥엔 땀이 고여 있었다. 아마도 오늘 안으로 얼마 전 면접을 봤던 회사에서의 최종합격 여부에 대한 발표가 날 것이다. 이번에 지원한 회사는 인천에 소재한, 게다가 집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공단지역에 위치한 중견기업 A회사로, 가릴 것없이 다양한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들을 만드는 제조업체로 꽤나 유명한 회사였다. 브랜드라고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내가 들어볼 정도의 회사면 어느 정도는 알려졌다고 보면 된다.
취업을 하면 서울에서 화려하게 자취생활을 하리라 꿈꿔왔던 내게는 인천에 위치한 회사라는 점이 다소 안타깝긴 했지만 어쨌든 멍청하게도 그 사실조차도 면접 전날에 알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번 취업 시즌에만 약 150여 개의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기 때문에 미처 장소까지 봐 가면서 회사를 고를 여유까지는 애당초 없었던 것이다. 회사에 따라서 회사 이름만 수정하고, 지원동기를 조금씩 손을 본 후에 글자 수를 맞춰서 조정하면 새로운 지원서가 완성이 되었다. 이번 시즌에 반드시 취업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도 있었고, 그럴듯한 일자리도 갖고 있지 못한 무능한 아들이라는 싸늘한 시선이 역겨워서 어떡하든 직장을 잡아야 했고, 그 결과 수개월동안 무수히 많은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는 이력서 공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남아있는 실업급여와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면서 백수생활을 조금 더 지속하고 싶었다. 전공인 경영학 공부를 일 년 정도 꾸준히 해서 공공기관에 입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안 상황을 무시할 순 없었고 그때문에 당장 돈을 벌어야 했다.
--- 「1장, A회사 합격」중에서

나에게 반가운 소식을 알린 그 남자는 내게 3일 뒤 9시까지 회사로 오라고 했다. 너무 촉박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나를 불러줬다는 사실에 고마움이 느껴졌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것 들을 생각해 봤지만 첫 출근에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운 어머니는 앞으로 회사를 다니려면 셔츠와 정장바지 몇 벌은 더 구입해 놓아야 한다고 일러주어서 저렴한 가격의 정장들이 널려 있는 아울렛에서 셔츠와 바지를 각각 두 벌 사다 놓았다.
물론, 남은 이틀 동안은 저녁마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날이 밝을 때까지 멈출 줄 모르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부평의 길거리에서 나와 친구들은 무조건 젊은이들이 가득 차 있는 술집을 찾았다. 북적대는 공간에서 사람들의 냄새를 맡으면 내 몸속의 혈액들이 꿈틀대는 것처럼 청춘의 불꽃이 타올라서 흥분이 됐다.
당연히 술값 계산은 내 몫이었다. 조만간 통장에는 다시 숨통이 트일 만한 괜찮은 금액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니, 평소엔 그렇게나 아깝던 술값을 가벼운 마음으로 지불했다. 그 잠시 동안에는 친구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해졌다. 인생에서 큰 과제 하나를 해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내일이 없는 놈처럼 죽도록 마셔댔다.
--- 「2장, 입사 첫날」중에서

새로운 조직생활과 함께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일은 수월했다. 전표에 도장을 찍어 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엑셀의 함수들이 익숙해져 가면서 약간은 여유를 갖게 되었다.
오후 2시, 가장 피곤한 시간이 찾아오고 내게 있어서 가장 피곤한 사람인 완벽주의자 오 대리가 보고서로 오랜만에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이따금씩 나에게 업무에 관해 신경질적으로 지적하곤 했는데 그의 그런 모습에 나는 이미 질려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론 그가 밉기만 하거나 우리가 항상 싸우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둘만의 술자리를 갖기도 했으며, 그가 나에게 쏟는 정성에 고마움을 느껴지기도 했다. 가끔씩 나에게 진심 어려 보이는 조언을 해주고 어느 정도는 신경을 써 준다는 그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른 팀의 동료들은 내가 그 괴팍한 오 대리와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는 놀랐다고 했다. 이 말은 훗날 오 대리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에게 대할 때보다도 훨씬 더 까칠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이해가 되기 시작했는데 그런 그의 성질 때문에 사람들은 오 대리에 대해서 적개심 혹은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오 대리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했지만, 그 감정표현은 지극히 서툴렀기 때문에 때때로는 너무나 직설적이거나 싫은 표현도 서슴지 않았을 뿐이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업무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라는 자부심에 헤어나오지 못해서 점점 모두로부터 고립되고 있었다. 그의 큰 눈은 때로는 사자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슴같이 불쌍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강렬하고 잔인한 눈빛을 띄고 있었다.
--- 「7장, 오 대리와의 관계」중에서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희한하게도 그 기사를 본 뒤로부터 더욱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체감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가을이 짧아진 건 슬픈 일이다. 두꺼운 옷을 사두어서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 했기에, 코트도 장만하고 긴 팔 셔츠와 따듯한 소재로 만든 정장바지, 청바지와 니트, 가디건까지 구비해 놓아야 했다. 벌어놓은 돈이 남아나지를 않겠다고 생각하니 겨울의 등장은 내게 여간 달갑지가 않았다. 아마 옷을 구매하는 시기에는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을 조금 줄여야 할 것 같다.
출근길에는 낙엽들과 함께 은행 열매가 마구 쏟아지는 바람에 구린 냄새가 온 거리에 퍼져 있었다. 땅바닥의 노란 손바닥 모양을 한 누런 은행잎들이 지친 출근길을 붙잡으려는 것만 같아 보였다. 그렇지만 은행잎이 꾸며내는 유혹의 손짓을 간단히 뿌리치고는 여지없이 사무실로 들어섰다. 가끔씩 공장 앞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쓸어 담으라는 총무팀의 협조 요청 연락을 받는다. 그러면 아침 일찍부터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우린 왜 직접 나와서 낙엽이나 쓸어야 하는 거야?”라며 불만이 가득한 말을 하면서도 이내 로봇처럼 질서정연하게 몇 명씩 그룹을 구성하여 포대에다가 낙엽들을 주워 담았다. 아침부터 상쾌한 노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 「11장, 연말, 헤어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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