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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핏줄들

길 위의 핏줄들

[ 양장 ] 애지시선-090이동
하병연 | 애지 | 2020년 08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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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32g | 128*188*20mm
ISBN13 9788992219914
ISBN10 899221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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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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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는 꽃을 키워 타샤 정원 만들었다
어머니는 곡식 키워 어머니 정원 만들었다

타샤는 튜울립을 길렀지만 어머니는 마늘 길렀다
타샤는 아이리스를 길렀지만 어머니는 들깨 길렀다

타샤는 꽃으로 행복했지만 어머니는 밥상으로 행복했다
두 분 모두 땅을 행복하게 만드는 흙 손 가지고 있었다
--- 「타샤와 어머니는」중에서


살다보면 똑 뿔라지게 말하지 못할 때 많지
숨도 숨고
심장도 숨고
입도 숨고
하루, 이틀도 숨는 말
그럴 때마다 발끝에서 올라오는 어머니 말씀
‘애야, 똑 뿔라지게 말 하거라’
‘똑 뿔라지게’라는 말이 불꽃처럼 화르륵
피었다가 져버려야 하는데
살다보면 똑 뿔라지게 말하지 못할 때 많지
그럴 때마다 허공 끝에 나앉아 있을 때 많지
--- 「똑 뿔라지게」중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 웃담 논에 심고 3년 만에 처음으로 사과 열렸지. 세 개가 올망졸망 보기 좋았지.

아직 자라지도 않은 사과 왜 따왔냐고 역정 내고, 새가 날아들어 사과 찍어먹어 따왔다고 이유 대고, 사과가 한창 더 커야 하는 데 지금 따면 어떻게 하냐고 고함 치고, 나도 따고 싶어 딴 게 아니라고 항변하고, 아니 이런 하찮은 일에 싸움 한다고 아들 투덜 짜증을 내고, 이 조그마한 사과 먹어서 배부를 것 같냐고 오만 인상 찌푸리고, 첫해는 사과 따주어야 나무가 잘 큰다고 이유다운 이유 대고, 그럼 나무 키우려면 감나무 감도 다 따야겠네 하며 밥상에 숟가락 던지고, 제발 그만들 하시라고 아들 목소리 커지고, 나무 베어 버리라, 버럭 소리 지르다 밖으로 나가버리고,

사과 깎아 아들에게 건네는 어머니, 맛이 들었네 하며 사과 한 조각 씹어 먹는 아들. 햇빛 따신 어느 오후, 모두 이유와 까닭이 있는 사과나무 싸움.
--- 「햇빛 따신 어느 오후, 이유와 까닭이 있는 사과나무 싸움」중에서


아버지 남에게 농사 내어주고
우리 논이 제일 잘 보이는 동네 회관 뒤에서 우두커니로 앉아있고
우리 논이 제일 잘 보이는 옥상 올라가는 계단에서 우두커니로 앉아있고
우리 논이 제일 잘 보이는 동네 정자나무 아래에서 우두커니로 앉아있고

아버지 남에게 농사 내어주고
동네 길 위에서 딸딸거렸던 경운기도 서 버리고
번답, 동뫼거리, 서지 논 갈았던 트랙터도 서 버리고
십년 넘게 우리 논에 모 심었던 이앙기도 서 버리고
비료 살포기는 아예 창고 구석에 처박히고

아버지 남에게 농사 내어주고
논길을 나풀나풀 잘도 걸어 다녔던 사람이 잘 걷지도 않고
밥 한 그릇 뚝딱 드셨던 양반이 밥 한 그릇도 못 비워내고
친지 가족들 모이는 날에는 한 가락 하셨던 분이 노래도 하지 않고

아버지 남에게 농사 내어주고
아버지는
아버지는
아버지 길을 잃어버렸거나
길이 아버지를 놓아버렸거나
--- 「아버지 남에게 농사 내어주고」중에서


해마다 일본거류민단 달력 와서 동네 안방마다
한복 입은 이 땅의 고운 여자 들였다

고향에 학교 짓겠다는 종조 할아버지 설득하여
숯공장에서 빠징고로, 당신 피멍 팔아 번 돈으로
동네 전기며 수도시설 놓았다

진주 호텔에서
할아버지 같은, 아버지 같은 핏줄로 앉아있었던
한국말이 자꾸 잊혀진다며 무안해 했던 당숙

당숙 돌아가셔서
고향 동네 주소 하나 들고 찾아왔던
재종형제와 재종질 그리고 회사 직원들
길가에서 단박에 아버지 알아보고
계속 눈물 흘렸던 나의 뿌리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따뜻이
서로 몸을 껴안았던 길 위의 핏줄들
--- 「길 위의 핏줄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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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병연 시인의 세 번째 시집『길 위의 핏줄들』에서도 제1시집 『희생』과 제2시집 『매화에서 매실로』처럼 땅에 대해 노래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어머니 무명저고리에 눈물 냄새가 배어있던 시절’, ‘미치고 미쳐서, 헌 마을을 새 마을로 바꾸던 시절’ 찌들게 가난하였으나, 땅의 종교를 숭배했던 선한 신자들의 경건한 삶에 대한 노래이다. 근현대사 농촌 모습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우리 모두의 자화상에 대한 기록이다. 부모님 삶을 통해 우리가 잊을 뻔한 1930년대 농촌 출생자들의 一生을 조밀하고 과감 없이 산청 지역말로 보여줌으로써 농촌 문화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시집 속에는 차(茶) 한잔 속에서도 아버지의 굵은 손, 어머니의 구부렁한 허리, 지리산 골짝 산과 하늘과 땅이 녹아있다. 본 시집을 통해 하병연 시인은 진토백이요, 농학박사 시인, 농민 시인, 육필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 우동식 (시인)
내 친구 병연아. 우리는 우리 맘속에 묻어 있는 고해성사를 글 속에 풀어놓는게 아닌가 싶다. 처음 니 글을 출력해 습관처럼 빨간펜을 들었다가 점점 뒤로 가면서 다시 앞장으로 넘겨 그 빨간펜 자국을 지웠다. 글 속에 니 맘이 있는데 내가 무슨 보탤 말이 있고 뺄 말이 있겠어. 이 글들은 너의 고해성사인걸. 이젠 어른이 된 니를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 그리고 고마워하며 살자. 이 시간까지 이렇게 친구라는 인연을 이어준 우리 고향과 부모님들, 그리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에게…‥.
- 이필수 (고향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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