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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광장

다시, 광장

: 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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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60g | 152*225*25mm
ISBN13 9791190105088
ISBN10 119010508X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확인 중
인증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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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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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공화국,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날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다. 30년의 세월, 켜켜이 묵혀왔던 열정과 분노, 좌절과 희망을 노래한 이야기다. 실제 있었거나 실제 일어나기를 바랐던, 혹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절반의 사실과 절반의 허구, 기억과 상상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엮은 작은 이야기다.
--- p.4

“박종철, 이한열에 이어 이제 현태까지. 도대체 얼마나 더 죽고 얼마나 더 다쳐야 하는 거야? 이런 세상에서 도대체 어떻게 냉정할 수가 있어? 기존의 제도권 정치가 할 수 없는 일은 오직 민중만이 할 수 있다고 믿어. 난 내 길을 갈 거야.”
인석은 주머니에서 학생증을 꺼내 찢더니 바람에 날려버렸다. 인석의 돌발적인 행동을 말리려 용우가 인석의 두 손을 잡았지만 인석은 거세게 뿌리쳤다. “이러지들 좀 마” 하며 혜정이 말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 p.185

“오랫동안 생각해왔어. 이제 꿈꾸지 않을 거라고. 그저 열심히 살아갈 거라고. 우리가 바랐던 세상은 말이야, 꿈에서나 보는 환상이라고, 우리가 살아볼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왜 이런 걸까. 가슴은 여전히 두근거리고, 뭔가 아직 할 일이 많은 것 같은 벅찬 느낌이 들고.”
인석은 그런 혜정을 뚫어지라 바라보다 기타 줄을 다시 조율한 뒤 앞의 멜로디에 혜정의 독백을 얹어서 노래를 불러보았다.
--- p.274

“혜정아.”
인석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경계에 서 있다는 건 정말 불행한 일이야. 난 그저 양심을 지키고 싶을 뿐인데, 어느 편인지를 선택하라고 강요하잖아.”
“괜찮아, 인석아, 아무 말 하지 마.”
혜정이 인석을 꼭 끌어안으며 달랬다.
“분단된 조국에 산다는 일이 이렇게 괴로운 거로구나.”
“괜찮아, 괜찮아. 지금 광기의 시대도 곧 지나갈 거야. 괜찮아.”
혜정의 눈가에도 눈물이 흘렀다.
--- p.363

“우리 대학 입학식 날, 그날 밤에 버들골에서 네가 별자리 이야길 해줬지. 그때도 별자리는 못 찾았어. 하지만 네 말은 기억나.”
“참 많은 게 변했는데, 별자리는 그대로구나. 그렇지?”
“벌써 11년이 흘렀어. 벌써 12월, 내년이면 12년이 흐르는구나.”
“그러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질까?”
“아까 그 노래, 〈늙은 투사의 노래〉, 가만히 가사를 음미하며 듣다 보니까, ‘꽃 피고 눈 내린 지 어언 30년’ 이라잖아? 30년 투사. 거기 비하면 아직 20년은 족히 남은 거지.”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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