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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조력자살

11월 28일, 조력자살

: 나는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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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4쪽 | 450g | 135*210*30mm
ISBN13 9791190955003
ISBN10 119095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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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유한하니 언젠가는 마지막 순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신체 기능을 거의 잃고 인공호흡기로 숨을 쉬고, 말도 못 하고 위루로 영양을 공급받으며, 정해진 시간에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기저귀를 갈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갈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완전히 자리보전 상태가 되기 전에 제 삶을 끝마치고 싶습니다. 제가 저로 있을 수 있는 동안 안락사하고 싶습니다.
--- p.19, 「나는 운명의 지배자」 중에서

“그건 행복이지 즐거움과는 달라요.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겠지만 즐겁냐고 묻는다면 주저할 것 같아요. 언니가 오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게 어려운 지금 생활에 즐거움은 느낄 수 없어요.”
--- p.26, 「나는 운명의 지배자」 중에서

어제까지 할 수 있었던 일을 오늘은 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앞으로 빈번히 일어난다. 그때 그것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울고 또 울더라도 받아들이고 마음을 정리해야만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대처할 수 있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 p.56, 「고독과 걷다」 중에서

고지마는 처음에는 짐짓 태연한 척했지만 곧바로 본심을 드러냈다. “지금밖에 없어. 지금밖에 못 한다고. 이제 나에게는 힘이 없어. 게이코 언니랑 사다코 언니에게 부탁하는 게 아니잖아. 내 손으로 할 테니까….” 고지마는 울면서 언니들에게 몇 번이고 ‘내 손으로 할 테니까’라며 호소했다. 게이코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 p.86, 「고독과 걷다」 중에서

오늘은 디그니타스에서도 국제 우편이 도착했습니다. 연락이 오더라도 새해가 밝은 후겠지 생각했기에 저에게는 미야시타 씨의 연락과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느낌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제 건강 상태도 포함하여) 안락사까지 몇 가지 장애물이 있겠지만, 신기하게도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힘을 내서 건강하게 살아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식욕과 활력이 솟았습니다. 정말로 신기하지요.
--- p.100, 「행복을 빕니다」 중에서

“어디까지나 제 예상이지만, 완화 치료로는 반드시 100퍼센트 통증을 제거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통증이나 고통을 가능한 한 경험하고 싶지 않았고 의사에게도 그렇게 전했습니다. 되도록 통증이 없는 상태로 생활하다가 수명을 다하고 싶었어요. 삶의 질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완화 치료가 제게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모르고요."
--- p.108, 「행복을 빕니다」 중에서

인간에게는 저마다 삶의 방식이 있고 죽음의 방식이 있다. 어디어디의 유명인이 이렇게 죽었으니 대단하다든가, 자살했으니 비참하다든가가 아니라 인간의 마지막 순간에는 그 사람만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지 않을까?
--- p.129, 「행복을 빕니다」 중에서

만약 일본에서 안락사가 가능했다면 가령 내가 말도 제대로 못하고, 꼼짝도 못하고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게 되었을 때는 이제 부탁 좀 하겠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해요. 내가 할 수 있을 때라는 시기를 확인하기가 꽤 어려운 거죠. 지금이 죽을 타이밍이 맞나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저도 죽음을 선택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생각해요.”
--- p.208, 「최고의 이별」 중에서

고지마에게 있어서 최악의 사태는 빠른 시일 내로 의사 표시가 불가능해져서 스위스에서의 안락사라는 선택지가 사라져 버리는 공포였다. 스위스에 온 지금, 그 공포는 사라지고 고지마의 표정에서는 안심한 듯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 p.220, 「최고의 이별」 중에서

“나를 위해 누군가가 참고 견디는 것이 싫어 노후에는 누구에게도 신세 지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생각하면 결국엔 참 외로울 것 같아요. 장녀니까요. 누구에게도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왔으니까.”
--- p.267, 「가족을 되찾은 남자」 중에서

“죽음이란 게 무서운 이미지가 있는데 이번에 이렇게 보고서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렇게 편안하게, 스르륵 잠들 듯이 갔으니까. 숨이 막혀서 답답해하지 않을까도 상상했는데 전혀 없었어요. 스르륵 눈을 감고 그대로 잠들 듯이 갔으니까, 고통스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 p.339, 「유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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