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박태환 선수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금메달을 따면서 수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90년대까지는 특히, 실내 수영장들이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시설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물론 수영 동호인들도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체육을 전공하거나 오랜 시간 수영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물을 탄다’는 표현처럼 수영을 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수영장이 많아도 바쁜 생활 속에서 프로그램에 시간을 잘 맞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수영장에 가보면 안타까운 현실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런 지식 없이 억지로 혼자서 수영을 배워보려는 사람들, 수영을 할 줄 아는 지인에게 배워보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수영도 혼자 배울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혼자서, 또는 아이들과 함께 쉽게 수영을 배울 수 있도록 지금까지 수영 관련 서적들이 동작의 모습을 중심으로 서술된 데서 탈피하여 정확한 동작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중심이 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원래부터 운동을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기는 했다는 차이점은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체육을 공부하고 여러 종목을 가르쳐오면서, 제일 재미있게 잘 가르칠 수 있는 운동이 수영이었습니다. 수영은 누구나 조금만 원리를 알고, 조금만 생각하면 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들을 가르쳐 보면 형제라도 몸이 무겁고 겁이 많은 아이도 있고, 잘 안되는 아이도 있었지만 결국은 가능했습니다. ‘생활체육’이라는 틀 속에서 배우는 데에는 큰 속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잘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그럼 수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일단 한 영법 당 20번 정도 하면 일반 수영장에서 25미터든 50미터든 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구요?
첫째, 힘을 빼야 합니다. 어떤 종목이든 선수들 동작에서는 절대로 힘이 들어간 뻣뻣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수영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땅에서 하는 운동은 두 다리든, 손으로든 땅 위에서 몸을 지탱할 수 있지만 수영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힘을 주는 순간 몸은 가라앉게 되지요. 그래서 저는 항상 사람들에게 어깨를 2~3번 흔들고, 허리에 힘을 빼고, 가볍게 2~3번 제자리에서 뛴 후에 출발하라고 합니다.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어깨를 흔들어주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을 보신 분이 계실 겁니다. 같은 맥락인 것이지요.
둘째, 두려움을 없애야 합니다. 왜 사람은 물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사람은 태어나기 전에 엄마 뱃속에서 유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항상 사람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엄마 뱃속이다” 이렇게 생각하라구요. 경험적으로 20세가 넘는 성인이나 아니면 취학 연령 전 아이들이 두려움이 없지만, 취학을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몸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즉, 취학 전 아동은 몸이 둥글둥글한 편으로 체지방이 많지요. 또 어른은 신체가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자기 몸에 대한 통제력이 커지고 허리 정도 깊이의 물은 무섭게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반면 취학시기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성장하지만 충실도는 떨어지지요. 몸이 통제가 안 되니 두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항상 생각하세요. ‘엄마 뱃속의 편안함을!’,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는 그 포근함을요.
셋째, 즐겁게 생각해야 합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운동할 기회는 부족하고 일정이 맞지 않아 같이 운동할 사람도 찾기 쉽지 않지요. 전문가들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 운동하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실은 쉽지 않지만 사실은 운동하러 온 많은 사람들이 혼자 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매력, 바로 운동에 있지 않을까요? 즐겁게 생각하시고, 옆사람과 친해지세요. 운동하면서까지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겠지요?
수영을 함에 있어 저는 항상 앞에 말씀드린 세 가지를 생각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힘들고 지치면 안 되겠지요? 힘이 왜 들까요?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고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겠지요? 힘 빼세요. 엄마 뱃속에서 나왔는데 왜 무서울까요? 엄마 뱃속이라고 생각하고 겁내지 마세요. 포근하게 생각하세요. 왜 재미없을까요? 운동을 하면 즐거워야죠. 즐겁게 생각하세요.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는 계기도 만들고, 잘하는 다른 사람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이미지트레이닝도 하시구요. 운동은 즐겁습니다. 몸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질 거예요. 수영을 통해 운동에 대한 자신감도 얻고 다른 운동에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 보십시오.
우리는 삼면이 바다인 환경에서 생활해왔지만 조선시대부터 신체활동을 경시하는 문화 속에서 생활하면서 “물가에 가지 말라”고까지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바다를 제패한 자, 세상을 제패했다’고 말합니다. 물, 바다 그리고 해양에 대한 친숙성이 그 나라의 성패를 가름해왔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수영은 배를 만들기 이전, 인류 역사의 최초부터 물과 친숙해지는 방법이었습니다. 올림픽에서 육상과 함께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인 것도 이러한 중요성을 뒷받침합니다. 수영을 통해 물에 대한 친숙성을 높임과 함께 진취적인 기상을 기름으로써 개척과 도전정신이 뒷받침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은 물론이고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해양 개척정신을 가진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이 책과 함께 여러분이 스스로 수영을 쉽게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인생이 즐거워지시길 기원합니다. 진정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자 함께 고민해주신 박익렬, 김효중, 박재영 교수님과 무지개 민선홍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2013년 봄
태평양에서 대표 저자
---「들어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