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서류를 쓰는 짬짬이 책도 쓰는 변호사이다. 그녀는 두 딸을 키웠고, 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살았다. 보라색 꽃 기르기, 전혀 쓸모없는 물건들 만들기 등이 취미이다. 레이첼은 버릇없는 요크셔 종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이 강아지는 컴퓨터 모니터에 올라가거나 레이첼이 글을 쓰는 동안 동물 인형을 물어뜯어서 매일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레이첼은 자신이 완전 ‘멍청이’라고 생각한다.
역자 : 김은영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어린이 및 교양 도서의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대지의 아이들 Ⅰ, Ⅱ, Ⅲ』, 『희망의 밥상』, 『아주 특별한 시위』, 『흰 기러기』, 『먹지마세요, GMO』, 『헬스의 거짓말』 등이 있다.
그리고 나를 고문하는 게 또 있다. 우리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할로윈 댄스파티가 겨우 3주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 할로윈 댄스파티는 가을에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에 누가 누구랑 파티에 가는지 벌써 소문이 돌고 있다. 난 그저 내 비밀스런 사랑 브랜든이 나에게 함께 가지고 말해 주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브랜든은 내가 말을 끝맺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맞아, 사실은 너한테 물어보고 싶어서 온 거야. 댄스파티에 나랑 같이 가 줄래?" 나는 입을 떡 벌린 채 멍하니 브랜든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내 귀로 직접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1. 발레 스쿨 꼬마들의 할로윈 파티 도와주기 2. 댄스파티 준비위원회 활동 3. 클로에, 조이와 함께 ‘내 파트너는 밴드 멤버!’ 작전 실행하기 그리고 4. 브랜든의 공식 파트너로서 댄스파티를 즐기기! 이 모든 걸 동시에 해야 한다!
살짝 뒤를 돌아다보니, 클로에와 조이가 브랜든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브랜든이 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복도를 달려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나는 화장실 문을 쾅 닫고 허겁지겁 쥴리엣 드레스와 가발을 벗은 다음, 내 더플 백 속에 우겨넣었다. 그러고는 쓰레기 봉투 의상을 뒤집어쓰고 목에 나비모양으로 리본을 묶었다.
“그래, 너희들 말이 맞아. 너희들한테 말했어야 했어. 아마 너희들한테 내 일로 부담을 주기 싫었었나봐.”“니키, 너 제정신이니?! 그런 어리석은 말이 어딨니?”“그래! 아마 저 생쥐 머리 속에 갇혀 있느라고 산소가 부족했거나 그랬나보다, 이렇게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걸 보면!” 조이가 덧붙였다. 클로에와 조이한테서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그 둘은 정말 나에겐 다시 없는 친구들이다! 둘은 나에게 달려와 얼싸안았고, 우리 셋은 또 한꺼번에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