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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자서전

이정식 자서전

: 만주 벌판의 소년 가장, 아이비리그 교수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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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78g | 152*224*20mm
ISBN13 9788933707739
ISBN10 8933707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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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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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었던 경우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주어진 길을 무턱대고 걸었던 때가 더 많았다. 특히 열네 살부터 20대까지는 대부분의 시절이 그랬다. 만주에서 병원 도우미로 일하며 임질과 매독에 걸린 환자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시베리아의 찬바람을 견디면서 공장 마당의 말똥을 치우던 소년이 미국 아이비리그의 대학교수가 되었으니 내가 받은 축복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의 경험은 동아시아 역사와 남북한의 정치 관계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강의 시간에 졸고 있는 제자들을 잠에서 깨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p.7

한커우에서 보낸 2년은 나에게 뜻하지 않은 소득을 주었다. 첫째는 나의 일본어 발음이 완전히 일본인의 그것과 똑같아진 것이다. 어릴 때여서 그랬을 것이다. 이것은 후에 나의 학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덕분에 훗날 나는 일본의 정치와 외교 등을 가르치고 일본에 자주 드나들며 각종 회의에 참석할 때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본격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다. 둘째는 내가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양쯔강은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자주 오르내리고 건너다니던 강이므로 그 지역에 대한 배경지식은 연구하는 데 긴요한 자료가 되었다.
--- p.41

내가 입학한 해에 랴오양 상업학교는 전시체제라는 이유로 공업학교로 현판을 바꾸어 달았다. 입학 첫날 교정에서 일어난 일이 너무나 선명히 기억난다. 학생들이 교정에서 집합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다른 반 애들은 이미 교실로 들어갔고 우리 반 학생 40명만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그날은 날씨가 매우 좋아서 겨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봄날 같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데 그중에 키가 좀 큰 편인 한 아이가 땅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있는 내게 와서 말을 건넸다. “야, 저 조선 새끼를 때려 주자!” 나는 당시 체구가 또래 학생들보다 좀 큰 편이어서 아마도 싸움판의 대장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야, 그런 짓 하지 마. 인마, 나도 조선인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상대는 정색하더니 “야, 인마. 그런 농담은 하는 거 아니야!”라고 큰소리를 질렀다.
--- p.107

나는 아버지의 실종으로 갑자기 가장이 되었다. 만으로 열다섯 살이 되려면 넉 달을 더 기다려야 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머니와 내가 우리 식구를 이끌어 나가야 했다. 각각 아홉 살과 다섯 살 난 남동생 둘, 두 살짜리 여동생 하나, 아버지가 사라진 후에 태어난 유복자 남동생까지 모두 여섯 식구의 가장이 된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을 걸어야 했다. 길 너머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천 길 낭떠러지가 있다고 해도 당장 내 가족의 삶을 위해서라면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야 했다.
--- p.145

나는 박 의사의 조수이자 약제사였다. 무슨 병이든지 처방하는 약이 똑같아서 조제는 아주 쉬웠다. 약이 부족해서 한동안 와카모토라는 비타민제를 약 절구에 넣고 빻아서 약 대신 환자에게 주었다. 그 냄새가 독특해서 그것을 먹어 본 사람이라면 가루를 내어 놓아도 금세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와카모토 봉지를 들고 항의하러 온 사람은 없었다.
--- p.155

처음에 청소부로 취직한 때가 1946년 11월경이고 해고당한 때가 1948년 2월쯤이니 랴오양 면화공장에 다닌 기간은 1년 몇 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내 기억에는 꽤 긴 시간을 보낸 듯한 느낌으로 자리 잡았다. 어쨌든 랴오양 면화공장은 내게는 참으로 귀중한 인생학교였다. 우선 그곳에서 배운 것이 많았다. 랴오양 면화공장이라는 ‘상업학교’에서 배운 주산법은 평양에 돌아와 장사꾼이 되어 우리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이 되었다.
--- p.183

만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나날과 귀국의 환희까지 우리 가족에게는 그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만주에서도 공산당과 국민당의 투쟁을 뼈저리게 보았지만, 우리는 제3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평양에 도착한 그날부터 나는 고국의 정치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뼈저리게 느꼈다. 평양에서 피복 공장을 경영하던 고모부는 해방되자마자 공장을 몰수당하고 남한으로 내려갔고, 외갓집도 모두 월남했다고 한다. 숙청이란 말은 만주에서도 흔히 들었지만, ‘38선’과 ‘월남’이라는 말은 그날 처음 들었다.
--- p.202

내 직속 팀장인 클레이턴 대위에게 ATIS를 그만두어야겠다고 했더니 그는 몹시 의아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조건이 좋은 일이 생겨 다른 곳에 취직하려 한다는 말을 차마 꺼낼 수 없어 얼떨결에 대학에 들어가 공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왜 미국에 가서 공부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뒤통수를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까지 미국 유학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미국에 유학 가고 싶지만….” 하면서 머뭇거렸더니 그는 자기가 곧 제대하는데 디트로이트에 돌아가면 웨인 주립대학에 연락해서 입학서류를 보내 주겠다고 했다.
--- p.298

그러던 중 버클리에서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가 내게 만나자고 한 것이다. 그는 UCLA에서 대학출판부 회의가 있어 로스앤젤레스에 가게 되었는데 시간이 된다면 자신과 점심을 함께하자고 했다. 스칼라피노 교수의 첫인상은 온화했다. 간간이 입가에 띠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편안함을 주었다. 그는 30대의 조교수로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 육군성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어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내게 자신이 지금 동양 각국의 공산주의사를 연구하려는데 자신의 연구조교로 일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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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교수는 해방 후의 한국 사회과학, 특히 정치학의 새로운 방향과 기준을 제시한 독보적 학자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전후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경쟁과 공산주의를 비롯한 이데올로기의 세례를 받은 남북한의 정치를 체계적으로 연계 분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한 업적이 가능했던 것은 이 교수의 타고난 지적 능력과 로버트 스칼라피노라는 대단한 선생님을 만나게 된 행운의 결과라고 여겨 왔지만, 그보다는 이 교수가 중국, 만주, 남북한으로 방랑하며 소년 가장으로 겪었던 경험이 튼튼한 기반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해 온 그의 삶이 담긴 자서전이 출판된 것은 한국 학계에 큰 경사라고 하겠다.
-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 책은 개인의 자서전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다. 이정식 교수는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을 중국 대륙, 만주, 북한, 남한에서 겪은 파란만장한 체험을 감동적으로 이 자서전에 담았다. 중국의 장제스 군대와 마오쩌둥 군대, 소련군, 북한군, 한국군, 미군을 모두 목격했고, 국민방위군 사관학교의 고난, 그리고 미군 통역으로 중공군 포로 심문에 참여했던 귀한 체험을 담담히 회상했다. 전쟁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아이비리그에 속한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로 정착했으며 미국정치학회의 최고저작상인 우드로 윌슨 파운데이션 상을 받은 후 지금까지 한국 현대사 연구에 수많은 업적을 냈다.
- 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 전 한국정치학회장)
대학자의 길. 그 길이 청하는 인생의 과업은 남다른 것이다. 깊고 넓은 학문세계를 향한 각고의 노력과 인내, 열정과 집념. 그 길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기쁨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행운’ 혹은 ‘불운’이 뒤따라야 한다. 학자적 양심과 혜안은 자신이 몸소 체험한 행·불운의 삶의 역사를 인간의 역사, 미래의 광환光環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학자 이정식. 그분의 인생 여정은 바로 그 경지에 도전한 삶이다.
- 조인원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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