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도전하는 마음 -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야 한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했는데 직장생활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출근에서 퇴근까지, 혹은 입사에서 퇴사까지의 여정이 바로 도전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일을 하나 처리하면 어김없이 다른 일을 하기 위한 또 다른 호흡을 필요로 하죠. 한 번 호흡해서 1년을 살고 두 번 호흡해서 2년을 산다면 어떨까요? 맥박도 한 번 뛰고 1년을 살고 심장도 한 번 뛰어서 1년 동안 혈액이 순환되면 될 텐데 조물주는 왜 계속 숨을 쉬고, 심장이 뛰도록 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습니다.
똑같은 것을 가장 싫어하는 것이 사람의 두뇌인데 왜 그리도 가장 싫어하는 반복을 생명과 연계해서 만들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이 소중하기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멈춤은 죽음입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멈추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움직임은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움직여야 생명을 유지한다는 참뜻을 평생 음미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조물주가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계속 움직인다는 것, 새로운 것을 찾는 것,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 도전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목표를 위해 열중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만이 아니라, 이뤄놓은 것을 지속적으로 관리·유지하는 것도 도전입니다. 또한 도전이 바로 응전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전의 무게가 얼마나 큰가에 따라 큰 도전과 작은 도전으로 구분될 뿐, 결국은 움직임 자체가 도전입니다. 평지를 1,000km 걷는 도전과 높은 산을 100km 걷는 도전, 하늘에서 땅으로 뛰어내리는 도전, 땅에서 하늘로 오르는 도전 등 모든 움직임 자체가 도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움직임이 단순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될 때 진정한 도전이라는 점이죠. 마치 축구에서 골을 넣기 위해 90분 동안 수없이 골문을 두드리듯 말입니다.
일례로, 산악인이 어떤 산의 정상에 오르면 다시 새로운 산을 찾아 나서듯 보다 큰 목표를 향해 계속 움직여야 진정한 도전이라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 상황의 힘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도전한다면, 그것은 참다운 도전이 아닙니다. 영웅 심리에 의해 객기를 부리는 도전은 참된 도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도전 중 최상의 도전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입니다. 그런 도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냅니다.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엔돌핀 4천 배에 달하는 다이돌핀이라는 호로몬이 생성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그것 하나로 도전의 역사가 이뤄진 것이 아님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즉, 그의 생활 자체가 도전에 도전이 거듭되는 역사라는 것이지요. 실수하고 그 실수를 교훈 삼아 다시 도전하고, 그 도전이 실수하면 그 실수를 거울삼아 다시 도전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진정 도전의 명수입니다.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100분의 1초라도 줄이기 위해 피나는 훈련을 하면서 내공을 기르듯, 도전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아울러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도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가 도전이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참된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냇가를 뛰어넘을 때 처음에는 좁은 곳을 넘고, 점점 커가면서 폭넓은 곳에 도전하여 뛰어넘은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든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 기초부터 초급·중급으로 단계적으로 넘어가는 것에 익숙합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전화예절 등 에티켓과 함께 기본적인 것을 배웁니다. 경험이 점점 더해지면 좀 더 어려운 것을 배우고, 중책을 맡게 되면 전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서 폭넓은 사람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고급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초보자에서 숙련가로 거듭납니다. 그렇게 볼 때 직장생활 자체가 도전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자체도 도전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과정(프로세스)을 거치는데, 일정 시점이 지나면 개개인의 역량에 차이가 나타납니다. 똑같이 입사하여 교육받았는데, 어떤 사람은 더욱 단련되어 성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조직을 떠납니다. 무슨 차이가 있어서일까요? 그렇습니다. 계속해서 도전을 거듭했는지의 여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한 가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똑같은 템포와 리듬으로 호흡하고 동일한 속도로 심장이 뛰는 사람은 없습니다. 숨을 쉬기 힘든 상황이나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는 호흡이 빨라지고, 또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한 경우에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도 합니다. 그러한 호흡과 심장 박동 속도의 변화가 신체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즉, 어떠한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호흡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육체적인 파워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앞서 말한 동일한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한 비유입니다.
앞서 언급한 호흡에서와 같이 동일한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호흡하는 것 자체를 잊고 삽니다. 굳이 호흡을 의식하지 않아도 본능적 생명유지 기능을 하는 뇌간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의식해서 호흡해야 한다면 아마 두뇌 과부하로 그 기능이 정지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두뇌는 일정 부분 반복하면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도록 이것을 기능화해 버리죠.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것에 신경 쓸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우리는 습관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도전의 측면에서 습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