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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극의 연금술사

노래극의 연금술사

: 자코모 푸치니의 삶과 음악

오해수 | 예솔 | 2013년 07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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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78쪽 | 153*224*30mm
ISBN13 9788959164776
ISBN10 8959164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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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오해수
법무부와 부산시 등지에서 공직 생활을 하였으며 퇴직 후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저자의 관심 분야는 고전 음악과 미술, 영하, 인문학, 정신분석학 등에 걸쳐 있으며, 최근 펴낸 음악 에세이집 『혼을 깨우는 음악』은 그 결실이다. 현재, 음악가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살피는 독특한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으며, 자코모 푸치니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에 이어 주세페 베르디와 리하르트 바그너의 삶과 작품을 음악 애호가로서 입체적으로 분석한 단행본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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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곡을 지을 때 느끼는 정서를 대본에 앞세웁니다. 그래서 나의 음악은 선율 쪽에 비중이 실리기 마련이지요. 그건 아리아 곡의 경우, 대체로 대본이 완성되기 전에 작곡한 점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 오페라를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닙니다. 도니체티와 벨리니 음악이 지닌 형식미는 선율을 다듬는데 참고하였지요. 베르디 음악이 가진 사실감은 감상주의를 조절하는 데 지침으로 삼았습니다. 프랑스 음악 특유의 선율감 역시 작곡에 도움을 주었고요. 이제 바그너 선생의 악극을 말해보죠. 나는 그의 주제 동기에 착안하여 귀에 솔깃한 악절을 곳곳에 배치하도록 했습니다. 또 반음계와 대위법에 따른 무한 선율의 기법을 응용하여, 아름다운 곡조에 의한 무한 선율미의 기법으로 꾸몄습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오페라에는 세 가지 계율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선 재미있어야 하고, 놀라워야 하며, 감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귀로 듣는 것 이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p.41

“…… 그러니까 나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음악가가 될 운명이었던 셈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싫증을 내는데도 몇 시간이고 피아노 연주법을 가르쳤다는데, 어머님 말씀으로는 네 살 때부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아들이 모차르트라도 되는 줄 아셨나 봐요. 음악 가문을 이어가기 위한 아버지의 염원은 눈물겹습니다만, 그분은 내가 여섯 살 때 세상을 뜨셨으니 음악에 관해 영향을 끼쳤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내가 열 살 때까지 산수 다음으로 싫었던 게 뭔지 아세요? 음악이었습니다. 집에서 누이들과 어울려 곧잘 노래를 불렀던 걸 생각하면 나 자신도 모를 일입니다. 내가 음악과 가까워진 것은 어머니의 지극한 보살핌과 격려 덕분이었죠. 그분의 헌신적인 사랑과 노력이 없었다면, 난 이처럼 대성할 수 없었을 겁니다.”--- pp.45-46

잠시 뒤 비장감과 애절함이 교차하는 두 연인의 이중창이 가슴을 찢는다. 굽이치듯 흐르는 노래 선율이 심금을 울린다. 음성은 눈물을 머금었고, 음색은 감정에 젖어있다. 나는 여기서 성악을 관현악기의 하나로 간주하여 그 둘이 하나가 되는 극음악의 분위기를 내도록 하였다. 무대는 메마르고 거친 들판이나, 혼신을 다해 부르는 그들의 노래는 장내를 뜨겁게 달군다. 그들은 사랑의 순교자이다. 정열에 신들려 고통을 감내하는 희생자이다. 열정은 수난을 통해 느끼는 희열이 아니던가. 고통 없는 사랑은 무의미한 것, 지나친 감상이라도 좋다. 넘치는 감정의 분출이라도 좋다. 내 그걸 탐닉하다 황홀 중에 혼절하리. 죽지 않고 사랑을 얻지 못한다면 죽음으로써 그걸 얻으리. 내 사랑을 그토록 어렵게 구하지 않았다면 어찌 이 곡을 쓸 수 있었을까. 뜨거운 이탈리아 사람으로서, 나는 마농의 이야기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열정적으로 느꼈었다. 그래야 그걸 뜨거운 음악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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