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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길이 더 환하다

어두운 길이 더 환하다

: 최선자 수필집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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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52*210*20mm
ISBN13 9791189052225
ISBN10 118905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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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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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 잠들지 못했던 슬픔의 현이 잠들었다. 피 흘리던 상처가 아물어 간다. 흉터는 옹이로 몸 안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나의 성취감은 정상적으로 진학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절대 이해할 수 없을 듯하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학력에 대한 열등감이 사라졌다. 손녀가 학교에서 우리 할머니는 작가라고 자랑했다는 말을 듣고 부끄러우면서도 행복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천릿길이 된다고 믿는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열정이라는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만든 나만의 집. 그 안에서는 늘 꽃이 피고 새가 운다. 육체는 늙어 가지만 마지막 날까지 내 영혼은 주름 지지 않을 듯하다.
--- 「환승역에 서다」 중에서

엄마는 두세 마디의 말문이 트이고 청력을 잃었다고 했다. 홍역을 앓으며 심한 고열에 시달린 후 더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외할머니는 병마를 떨치고 일어나준 딸이 대견해서 기쁜 나머지 처음에는 청력을 잃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아무리 불러도 돌아보지 않은 딸을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사방팔방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외할아버지는 애꿎은 담배 연기에 한숨을 실어 보냈고 외할머니는 수없이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어린 딸의 손이 허공에 언어를 쓰는 연필로 변해가는 것을 속수무책 지켜봤을 부모의 마음을 어찌 짐작할 수 있을까. 평생 가슴에 피멍을 안고 살았으리라.
--- 「몽당연필」 중에서

촛불은 단순히 밝음이 아니다. 호롱불을 켜고 살던 시대에는 밝기로도 으뜸이었지만, 어찌 불빛만으로 촛불을 평가할 수 있겠는가. 초는 온몸을 태우며 불을 밝힌다. 뜨거움을 참으며 울고 있는 듯 눈물처럼 촛농이 흐른다. 한갓 소모품에 불과하지만 촛불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장남이었던 동생도 촛불 같은 존재였다. 온몸을 태워 형제들의 길을 밝혀주고 떠났다. 부모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아는 사람이기에 어린 자식들과의 이별은 더 고통이었으리라. 동생에게 장남의 멍에는 천형과도 같았다. 농사일은 팽개치고 술독에 빠진 아버지, 청각장애인이셨던 어머니. 부모님의 짐까지 짊어지고 동생들의 뒷바라지에 정작 본인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떠났다.
--- 「촛불」 중에서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든다. 조금씩 얼굴을 내밀던 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일출은 일몰과는 또 다른 장관이다. 일몰이 사그라지는 숯불이라면, 일출은 꽃잎이 하나둘 피어나는 꽃봉오리다. 홀린 듯 보고 있는데 먹구름이 몰려와 해를 의자 삼아 앉는다. 아무리 좋은 자질을 가진 의자도 앉는 상대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갈매기들도 깨어나 유유히 먹이를 찾는다. 항상 동동거린 날들이 떠오른다.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으며 모처럼 거북이걸음을 걷는다. 백사장을 나와 제법 긴 방파제 끝까지 걸어가 바위를 의자 삼아 앉는다. 물의 애무에 닳아 무딘 듯 부드러운 바위를 쓰다듬다가 누웠다. 스르르 잠이 온다.

육십 년 세월의 애무에도 모서리가 닳지 않은 의자, 바람만 지나가다 쉬어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모난 의자를 길가에 내놓은 심정으로 수필을 쓴다. 바닥이 빤히 보이는 사유에 깊이를 더하며 담금질한다. 내 의자에 앉아서 누군가 울고 웃으며 위로받고 감동할 수 있기를 꿈꾼다.
--- 「의자」 중에서

할머니 손을 잡고 삼십 분 정도 더 걸었다. 동네에 들어서자 곳곳에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눈에 띄었다. 흙탕물이 가득한 논에는 벼가 보이지 않고 논둑이 무너져 내린 데도 한두 곳이 아니었다. 밭작물들이 떠내려가고 돌담이 무너진 집도 있었다. 마당에 들어서자 애타게 우리를 기다리던 엄마가 부엌에서 뛰어나왔다. 동생들도 언니, 누나를 부르며 달려와서 언니와 나의 품에 안겼다. 어린 가슴이 뭉클해지며 다시 눈물이 나왔다.

남편이 떠난 자리에도 가끔 장대비가 쏟아진다. 미처 막아내지 못하고 마음의 골로 흘러든 빗물. 논둑이 무너지듯 가슴이 무너지고 슬픔에 잠긴다. 모래처럼 퍼슬거리던 삶이 회한으로 쏟아진다. 뼈아픈 화살의 과녁은 어디일까. 모래밭에 숨어 있던 조개처럼 무엇이 얼굴을 들고 나올까. 갈기를 세운 사자처럼 달려들던 흙탕물을 생각한다. 그날 이후 삶은 덤일지도 모른다. 아득한 시간의 강을 홀로 건너고 있다.
--- 「기억의 창을 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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