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병(倂病)이란 한 가지 질환(병사)이 여러 병위(病位)에 증(證)을 일으키는 것으로, 각 병위가 서로 영향을 주며 동시에 진행한다. 치료전략은 선표후리(先表後裏, 표증과 이증 병존 시에는 표를 먼저 치료한다), 선외후내(先外後內, 밖과 안 중에서 밖부터 먼저 치료한다), 선급후완(先急後緩, 급격한 중증 쪽을 먼저 치료하고 완만한 경증 증상을 뒤에 치료한다), 합방(合方, 증[證]이 병존하는 경우, 처방을 혼합하여 사용한다) 등의 법칙에 따라 치료한다. 실제로 각 병기에 대응하는 2종류의 한방약이 필요하다. 계지탕+마황탕(계마각반탕), 계지이월비가출탕(계지탕+월비가출탕), 시호계지탕(태양병과 소양병에 대응하는 합방), 시호계지건강탕(소양병과 태음병에 대응하는 합방) 등이 그 예이다. 태양병과 태음병(太陰病) 병병에는 오한발열이 있으면서 설사와 심하비경(心下?硬)이 동반된다. 이 경우 계지인삼탕을 사용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증상(이[裏])이 주 증상이다. 거기에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동반되어(표[表]), [장감기] 라 불린다. 이때 계지인삼탕을 사용한다. 독감의 증상 진행은 매우 빨라, 합병이 잘 일어난다. 유행기에는 환자가 쇄도한다. 그런 상황에 바로 합병인지 병병인지를 감별하기 쉽지 않다.
--- 본문 중에서
한방약은 혈압강하작용이 약하므로 고혈압 응급증에는 니카르디핀 정맥주사치료가 우선이다. 그 후 한방치료로 보조한다. 또한 정맥주사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휘청거림 두통으로 응급진료를 하게끔 만드는 고혈압은 한방치료 적용대상이다. 황련해독탕의 황련, 황금, 황백, 산치자는 모두 청열약(淸熱藥)으로 상반신 충혈을 개선하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그러므로 안면홍조, 상열감이 있는 고혈압에 사용한다. 산치자에는 지혈작용도 있다.
--- 본문 중에서
음증설사는 물 설사로 나타난다(이한증[裏寒證]). 이 설사는 냉증과 고령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인삼, 건강, 부자, 백출 등이 함유된 진무탕이나 인삼탕이 제1선택약이 된다. 진무탕은 허약체질이며, 정기(正氣)가 부족한 냉증의 설사에 사용된다. 양증설사는 이질(痢疾)이라고도 하며, 이급후중(裏急後重)이 있고, 점혈변이나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이질은 세균성, 바이러스성, 식중독에 의한 경우가 많으며 오령산, 위령탕을 사용한다. 이 둘을 감별하는 것이 그다지 쉽지만은 않으며 급성장염에도 물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세균성에는 항균제를 병용하는데, 정장제와 한방약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 오령산은 위장 내에 수(水)가 정체되어(수독[水毒]), 갈증은 있으나 물을 마시면 토하고(수역[水逆]), 설사하는 경우 사용한다. 소아 구토·설사(자가중독, 소화불량 등)의 제1선택약이다. 오령산에 함유된 계피에도 항염증작용은 있으나, 감염성장염에 항염증작용을 강화하고 싶을 때에는 시령탕을 사용한다.
--- 본문 중에서
항상 소화관 천공을 감별 진단해야 한다. 복통에 사용할 한방약은 통증의 위치와 성상(한열[寒熱])에 따라 선택한다. 안중산은 상복통에 많이 사용되나 월경통에도 유효하다. 또한 작약감초탕과 소건중탕을 병용하면 고래회충증에도 응용할 수 있다. 최근 고래회충에 의한 심한 통증은 즉시형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고, 또한 장고래회충증은 내시경적 회충체 제거도 어렵기 때문에 한방치료의 좋은 적응증이 된다. 안중산과 평위산에는 고래회충 유충 운동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회향·계피·소엽에는 살충작용이 있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다. 대건중탕에는 장관운동항진작용, 장관혈류증가작용, 항염증작용이 있어 마비성 장폐색에도 응용할 수 있다. 속효성을 기대하려면, 관장법으로 대건중탕을 투여한다. 소건중탕은 계지가작약탕에 교이(자양강장)를 더하여 보다 허증 방향의 처방으로 만들어 둔 것으로, 소아에게 자주 사용되지만 성인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대건중탕과 계지가작약탕을 합하면 중건중탕이 되는데, 대건중탕이 맵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소건중탕과 조합하여 사용하는 편이 복용하기 편하다.
--- 본문 중에서
변비로 응급진료를 받는 경우, 복통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소량의 작약감초탕과 소건중탕을 병용할 때가 많다. 대황에는 사하(瀉下)작용, 청열(淸熱)작용, 구어혈(驅瘀血)작용이 있다(대장자극성 하제). 망초의 주성분은 황산마그네슘으로 사하작용과 청열작용이 있다(염류하제). 즉 망초로 변을 연화시키며, 대황으로 그것을 사하한다. 증상의 강도에 따라 대황과 망초를 추가한다. 대승기탕은 양명병(陽明病)의 대표 한방약이다. 기체(氣滯)에 해당하는 변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이열증(裏熱證)에 해당하는 오한, 조열(潮熱)을 개선하므로 패혈증 등으로 고열이 있는 중증환자에게 변비의 유무와 관계없이 해열 효과가 있다. 소아 변비에는 유산균과 올리고당(혹은 락툴로오스)으로 대응 가능하지만 효과가 없으면 대황이 들어 있지 않은 한방약을 선택한다.
--- 본문 중에서
이 질환은 스트레스로 교감신경 과긴장이 발생하며, 이로 인한 과립구증가가 조직의 염증과 혈류장애를 일으켜, 어혈(瘀血)에 이르는 병태로 파악할 수 있다. 두근거림, 빈맥, 쉽게 피로함, 안구돌출, 체중감소, 발한, 떨림,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항갑상선제가 제1선택약이 된다. 증상 경감목적으로 자음작용(滋陰作用)이 있는 자감초탕을 사용한다. 단, 마자인이 들어 있어 설사가 심하면 계지가용골모려탕을 사용한다. 갑상선종대는 어혈(瘀血)에 의한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구어혈제를 병용한다.
--- 본문 중에서
외상에 의한 혈종도 어혈(瘀血)로 보아 부위에 관계없이 구어혈제(驅瘀血劑)를 사용한다. 치타박일방은 에도시대 카가와 슈안(香川修庵)이 창방했다. 타박과 염좌에 의한 종창에 사용된다. 한방의학적으로도 다양한 약재 조합을 갖추었으며, 구어혈작용을 발휘한다. 치타박일방 외에도 대부분의 한방약은 항산화작용을 갖고 있어서 이 항염증작용이 종창경감에 관여한다. 이개혈종, 손톱 밑 혈종, 관절혈종에 천자로 혈종제거를 하는 방법도 있으나 치타박일방을 사용하면 천자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종격혈종과 복벽하혈종 등 혈종제거가 어려운 부위에도 유용하다. 다발외상으로 통증이 심할 때는 펜타닐과 NSAIDs를 병용해도 좋다. 소아 두부외상으로 구역감이 심하면, 한방약 특유의 향이 오히려 구역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오령산을 먼저 복용하게 한다(오령산퍼스트요법). 치타박일방에는 대황이 함유되어 있지만, 급성기라면 소아에게 쓰더라도 그다지 설사를 하지는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염증이 생기면 병원체 침입과 확대를 막기 위해 혈전성인자는 증가하고 항혈전성인자는 감소한다. 응고가 과잉발생하면 DIC가 된다. 한방의학에서는 이것을 어혈로 생각하여 구어혈제를 투여한다. 적절한 혈전형성을 통해 감염확대를 막게 되면, 그 다음으로 혈류개선을 위해 혈관확장인자와 환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화학전달물질이 생산된다. 이때 발열통증이 나타나는데, 한방의학에서는 이것을 치유 과정으로 보아, 시기별로 혈류를 촉진하기 위한 치료를 시행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