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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14g | 140*205*15mm
ISBN13 9788965456674
ISBN10 8965456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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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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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단점은 뭐든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문장」중에서

결혼을 하고 나서야 원하지 않은 삶을 선택했다는 걸 깨달았다. 왜 삶을 살고서야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는 것일까. “이 세상을 가볍게 끝낼 수 있다면 방법은 뭘까. 세상은 왜 혼탁할까. 그런 모든 건 죽어야 끝나는 법이지.” 미선은 흥분했지만 조용한 톤으로 말한다.
--- p.41

현건이 상아를 안는 순간 상아는 오래전 밤의 터치를 기억해냈다. 감각은 기적처럼 상아의 몸이 먼저 알아챘다. 그들은 격정에 휩싸였다. 홑이불을 두르고 상아와 현건은 몸을 맞댄 채 잠들어 있다. 흰 린넨 홑이불이 그들 위에서 풀이 죽은 채 구겨져 있고 침대는 흐트러져 있다.
--- p.73

그녀의 비밀이 들통 날 위기에 처했다. 집에 가면 남편과 아들이 있지만 지금은 이 남자가 좋아서 만나고 있다. 콘솔 박스에 입을 심하게 부딪치고 미각을 상실하는 이상한 오후였다. 이 불안한 사랑은 휴게소에서의 추돌사고로 끝내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 p.107

기석과 정란은 섹스리스 부부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었다. 어떤 순간 반드시 부부만의 방이 필요했는데 방이 없다 보니 차츰 욕정도 없어졌다. 부부 정도 한때였는지 노인네들에게 치여 사느라 바빠 부부의 몸 같은 건 아예 잊고 살았다.
--- p.145

오히려 너 같은 몸이 좋아. 너무 말라도 인체의 미가 안 살아나지. 너는 선이 좋아. 인조거웃을 붙이면서 수치심을 느꼈지만 반복하자 수치심 같은 건 애초에 없었던 듯 사라져버렸다. 돌계단을 한 칸씩 밟고 올라갈 때마다 바삭바삭 입안에서 웨하스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 p.175

송정은 기억 뒤편에 있는, 쓸쓸할 때 찾아오는 바다다. 꼼장어에 소주 한잔이 있고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가 어울리는 곳이다. ‘님은 먼 곳에’를 들을 때마다 그 부분에서는 항상 몸도 주고가 맞는데, 꿈은 안 맞지, 꿈을 왜 줘. 고개를 흔들며 내 나름 몸도 주고로 들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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