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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이름으로

두 개의 이름으로

: 리샹란과 야마구치 요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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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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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462쪽 | 153*224*30mm
ISBN13 9791159055027
ISBN10 115905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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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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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청년은 “일본군은 괴뢰국 만주를 세워서 동북 지방에서 베이징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만일 일본군이 베이징의 성벽을 넘어 침입한다면 제군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의 물음에 학생들은 일어서서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성벽 안으로 단 한 명의 일본인도 들이지 않겠다”, “죽을 때까지 싸우자” 등. (…중략…) 내가 말할 차례가 왔다. 계속 답을 생각했지만, 생각은 정리되지 않았다. 정리될 턱이 없었다. 조국과 고국이 싸우고 있는데 두 나라와 그곳의 사람을 사랑하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자의 시선은 답을 원하고 있었다. “나는……” 머뭇거리다가 “베이징 성벽 위에 서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별다른 의미 없이 순간적으로 생각난 말이었다. 당시의 심경으로는 그 말이 최선이었다. 성벽 위에 서있으면 밖에서 공격하는 일본인의 총탄이나 성벽 안에서 쏘는 중국의 총탄 어느 총탄이든 제일 먼저 맞아서 죽을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선택임을 알았다.
--- 「03_베이징에서」 중에서

“신쿄역 홈에서 정말 당황했어. 고급차가 멈추는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리샹란 같은 여성이 내리지 않는 거야.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좀 떨어진 홈에 혼자 서 있는 작은 아가씨가 보였어. 바가지 머리에 파란 목면으로 만든 중국옷을 입은 소박한 모습이었지. 너는 일반석 창문으로 몸을 내민 중국인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하고 있었어. 네가 일본인이 타는 고급차를 타지 않고 심지어 중국인들과 섞여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감동했지. 바로 중국 서민에게 사랑받는 만에이의 리샹란. 일만친선, 오족협화의 국책이 실현된 스타 탄생이라고.”
--- 「05_리샹란의 탄생」 중에서

집필을 시작하고 리샹란 시대에 내가 찍은 영화 몇 편을 몇십 년 만에 볼 기회가 있었다.(심지어 처음 보는 영화도 있었다) 도쿄의 필름센터에 보관되어 있던 [백란의 노래], [지나의 밤], [사막의 맹세] 등의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왜 이런 영화에 출연하면서 ‘중국인 여배우 리샹란’으로 살아야 했을까? 나는 너무 늦게 찾아온 자책감에 며칠 동안 잠들지 못했다. (…중략…) 독자 중에서는 이 책에 내가 중국에서 한 일에 대해 반성하는 내용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과거에 찍은 ‘죄 많은’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내가 한 일을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다. 사과만으로 과거를 미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 「05_맺음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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