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모아 원하는 바를 이루고 싶은가? 돈에 질질 끌려 다니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온전히 내 힘으로 모은 목돈의 짜릿함을 한번 느껴보고 싶은가?
돈의 속박에서 훌훌 벗어나고 싶은데 재테크가 그저 멀고 낯설게만 느껴진다면 당장 생활 속 재테크로 눈을 돌려보자. 나는 주식과 펀드가 아니라 작은 습관과 행동으로 돈을 모으는 길을 택했고 이것을 ‘생활재테크’라 부르기로 했다. (···중략···) 이를 실천하는 데 수학적 지식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고, 금융상품을 연구할 일은 더더욱 없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즐기면서’ 했을 뿐이었다.
그러자 29살 미혼에 내 집이 생겼고, 결혼 후 28년짜리 아파트 대출금을 2년 6개월 만에 몽땅 다 갚을 수도 있었다. 남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는 절약과 저축을 생활재테크로 접목시켜 하루하루 실천한 결과, 나는 기적 같은 결실을 이루었다. ---pp. 9~10
이렇게 해서 우리 부부는 200명 하객에 음식값 3만 6천 원, 약간의 맥주값, 100만 원의 꽃 장식, 30만 원의 현악 3중주 비용 등 이 모든 걸 합쳐 총 1천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다.
사실 이것도 완전히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예식 비용으로 1천만 원 이하의 돈을 쓰는 사람들도 흔하진 않다. 특히 호텔 예식 같은 경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청구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만약 너무 비싼 식장 비용 때문에 고민이라면 신생 업체 위주로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상치 못한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하고, 비교적 예약날짜 선정도 수월한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수기에 결혼식을 올리면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요즘에는 무료로 식장을 빌려주는 곳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각 자치단체별로 예식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들이 늘고 있고, 시설이나 규모 등도 손색이 없다. 현재 서울시청의 지하에도 매주 토요일 1쌍의 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태평홀이 마련되어 있는데, 대관료가 10만 원이라고 한다. 따라서 돈이 부담스럽다면 꼭 예식장에서만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예비부부가 ‘명확한 목적을 함께 공유’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의견을 일치’해나가는 과정이다. 돈보다 먼저 이 두 가지가 바탕이 되어야만 결혼식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짐을 명심하라. ---pp. 186~187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가계부의 내용이다. 가계부를 쓸 때는 콩나물 1,500원, 스타킹 5,900원 등 이런 식으로 단순한 기록만 해서는 곤란하다. 가계부에 적힌 정보를 바탕으로 그래프를 그릴 수 있거나, 통계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프니 통계니 갑자기 머리가 아플 수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누구나 계산기로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덧셈과 뺄셈만 하면 된다. 가계부에 콩나물이나 스타킹 등 자잘한 건수들을 모두 쓰는 게 아니라 교통비 얼마, 장보기 얼마, 외식비 얼마, 세금 얼마 등 커다란 ‘항목’으로만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면 매달 각 항목별로 증감액을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마치 관리비 고지서로 아파트 관리비가 전달에 비해 이번 달에 얼마나 더 나왔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이달에 주유를 일주일에 한 번씩 4번, 각각 5만 원어치씩 했다면 5만 원을 4번 모두 기록하는 게 아니라 ‘주유비 20만 원’으로 쓰는 식이다. 만약 지난 달 주유비가 15만 원이었다면 이번 달 주유비는 5만 원을 더 쓴 게 되므로 다음 달에 주유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항목별 비용이 파악되면 소비를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소비 내역을 적는 가계부는 단순한 기록에만 그칠 뿐 전략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까지 도와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지출하는 소비의 종류를 단순화시킨 뒤 항목별로 기록하면 소비 패턴을 제대로 알 수 있어 생활재테크에 좋은 버팀목이 된다.---pp. 218~219
식료품비를 아예 안 쓸 수는 없으니 반드시 필요한 돈만 지출하는 게 중요했다. 나는 서랍에서 포스트잇을 꺼냈다. 냉장고 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메모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냉장고 문에 세 장을 나란히 붙여 쓴다.
첫 번째 포스트잇에는 ‘다 먹어서 다시 사야 할 것’들을 적는다. 흔히 계란이나 양파, 파, 우유, 식용유, 간장 등을 적게 되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5가지 이상의 항목이 채워졌을 때에만 장을 보러 간다. 장을 보러 갈 때는 이 첫 번째 포스트잇만 떼어 가면 그만이다.
두 번째 포스트잇에는 ‘현재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음식과 식재료들’을 적는다. 여기에는 주로 날김, 가래떡, 김치, 피자치즈, 베이컨 등이 해당된다. 때로는 사놓고도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지 못해 음식을 썩힌 적도 있었지만,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재료들이 무엇인지 모두 적어놓은 뒤로는 잊고 있다 오래돼서 버리는 음식이 없어졌다.
마지막 세 번째 포스트잇에는 ‘냉장고 안에 있는 식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의 이름’을 적는다. 만약 냉장고에 김치가 많다면 김치전, 김치만두, 돼지고기 김치찜 등 가지고 있는 재료를 활용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적는 것이다. 냉장고에 재료가 있어도 바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저 그런 식재료가 될 테지만, 생각날 때마다 요리의 이름을 적어놓으면 별다른 고민 없이 가지고 있는 재료만으로도 근사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pp. 224~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