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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느끼다 그리다 (큰글자도서)

걷다 느끼다 그리다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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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98*254*20mm
ISBN13 9791155716946
ISBN10 1155716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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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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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오른편으로 난 서너 개 골목으로 접어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인왕산을 배경으로 자연지세 따라 중첩된 집들은 다이나믹한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경사대로 난 좁은 골목길은 실타래처럼 풀어졌다. 내가 걷는 골목길이 비좁게 느껴지기 전에 거대한 인왕산이 가슴에 먼저 들어온다. 이곳에 살았다는 이중섭도 이상도 윤동주도 저 산을 바라보며 넉넉하게 이 길을 걸었으리라.
--- 「서촌 골목길」 중에서

우리가 사는 현대도시에서 주파수가 다른 영역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외암리 마을을 추천한다. 그곳에서는 정지된 시간 속을 유영하듯 한가롭게 산책할 수 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나란히 선 백년 이백년 된 집들이 오래된 과거 속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간다. 늦가을 햇살이 눈부신 날, 낮은 돌담장을 길동무 삼아 나란히 걷다보면 파란 하늘에 걸린 주홍빛 감나무 열매가 내 스케치북으로 툭 들어온다.
--- 「외암리 마을길」 중에서

나가노현 츠마고 마을은 더욱 신비롭다. 전통건축이 잘 보존되어 있어 300년 전 에도시대를 옮겨놓은 듯 예스러운데, 사방이 온통 눈에 뒤덮여 소리마저 사라지면 마을이 통째로 다른 세계로 빠져버릴 것만 같다. 집들이 하나둘 사라져 그대로 하얀 백지가 되어도 전연 이상할 것 같지 않은 풍경이다.
--- 「설국여행」 중에서

멕시코시티를 걷다보면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과 레골레타의 건축어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감성 없는 건축은 건축이 아니다. 공간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으나 인간의 정신세계에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이미 그것은 건축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감성을 중요하게 여겼던 레골레타는 거리에 감성을 담았다. 또한 자연을 투박함, 간결함, 신비함으로 해석하며 벽이나 담장 같은 건축적 요소에 담아내고 남미 특유의 색채를 이루어 냈다.
--- 「멕시코시티의 감성」 중에서

나는 날마다 낙서를 하고 스케치를 한다. 감성 부스러기들을 줍는다. 수첩, 스케치북, 업무일지마다 정돈되지 않은 감성들이 빼곡하다. 감성조각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평소 소외된 것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 통념에 함몰되지 않고 깨어 있으려는 의지와 언제나 마르지 않는 감성이 필요하다. 부단한 수집 노력과 부지런한 손 역시 필수이다. 그리고 지루한 여정을 견뎌내는 지구력도 필요하다. 감성조각들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가도 금방 달아나기 때문에 재빨리 잡아두어야 한다. 날마다 더해진 감성 조각들은 언젠가 창의적 사고가 되고 감각적 상상력으로 자랄 것이다.
--- 「감성조각 줍기」 중에서

건축계의 현실은 많이 다르다. 척박하고 꽤 칙칙하다. 경기 침체로 인한 과도한 경쟁 속에서 건축가의 품격은커녕 위상마저 추락할 때가 많다. 개발업체를 잘못 만나 고생하고 용역비를 떼이기도 하고 인허가 과정에서 부당한 처사를 당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드라마 속 당당한 건축가가 부럽기만 하다. 눈에 보이는 현실만 생각한다면 날마다 우울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오늘 즐거울 수 있는 것은, 건축에 대한 열정과 소명감 때문이다. 좋은 건축을 만드는 것이 나의 일이고, 의뢰받은 대지에 프로그램을 담아 디자인해야 할 건축이 내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 「신사의 품격」 중에서

나는 그에게 말하고 싶다. “Without love, we have nothing.” 직장동료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반자이다. 또 다른 의미의 반려자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격려하는 곳, 그곳이 직장 공동체이다.
--- 「수고했어 오늘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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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고되고 답답할 때가 많지만, 그럴수록 세상의 건강한 모습을 바라보아야 한다. 어둡고 힘든 면만 바라보고 살면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임진우 대표는 세상에서 건강한 면을 바라보고 그것을 그답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그림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습작수준이었지만, 늘 스케치북과 물감을 옆에 끼고 다니더니 이제는 재능기부까지 할 만큼 그럴듯한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멋진 책으로 나왔다. 참 좋다! 그가 걸으며, 느끼고, 그리고, 글로 쓴 감성 에세이에는 건축가가 갖는 특별한 시각과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경외심이 어우러져 있다. 고되고 답답한 인생길에 이런 눈과 마음을 가지면, 우리의 생각도 조금 더 명료해지고, 우리의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질 것이다.
- 김형국 (신학박사, 『기쁨, 진정으로 회복되어야 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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