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제 협력은 매우 복잡한 현상이다. 통일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면서 경제 정책의 대상이기도 하다. 국민적 합의가 요구되는 동시에 지극히 정치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북한 경제 협력 정책을 펴 나감에 있어 여러 정부 부처들의 입장을 정밀하게 조정할 필요성이 크다. 당국간의대화를 피하려는 북한의 태도로 해서 남북한 경제 협력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많은 기업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모색하고 있다.

말하자면 특정 주체가 상황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채 많은 참여자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질서를 형성해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한 경제 협력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이해서는 각 참여 주체들간의 정보 전달과 공유, 부단한 접촉과 협의 과정을 통한 명시적 혹은 암묵적 행동 전략의 형성이 요구되며, '남북한 경제 협력 참여자들간의 네트워크 형성'은 이러한 과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정부 부처간의 원활한 정보의 흐름과 부단한 협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남북한 경제 협력이 민간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도 정부의 적절한 중개ㆍ조정은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각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남북한 경제 협력 관련 정책을 통일된 정책ㆍ전략하에 상호 협의ㆍ조정할 수 있는 협의 기구 혹은 네트워크의 구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새로운 천년의 문을 열고 21세기를 맞이한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지상의 과제는 통일이다. 지난 6.15 남북 정상 회담 이후 이산 가족 교차 방문, 남북 장관급 회담 등이 이루어지고 남북한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남북한 경제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남북한 경제 협력을 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으로 보고 남북한 경제 교류 협력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남북한 경제 교류 협력의 현황을 점검하여 진전 가능성을 전망하고, 남북한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한 추진 전략과 이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남북한의 통일, 경제 통합, 경제 교류 협력의 문제를 폭넓게 논의한다.<br/><br/>이 책은 남북한 경제 교류 협력의 추진과 관련하여 검토해야 할 과제를 크게 두 가지로 설정한다. 첫째는 현시점에서 경제 교류 협력을 더욱 활발하게 진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고, 둘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 교류 협력 체계를 정립하여 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과 조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를 제1부와 제2부로 나누어 파악하고 있다.<br/><br/>제1부 "현단계의 남북한 경제 협력"에서는 남북한 경제 협력의 현황을 점검하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남북 경협에서 정경 분리 정책과 제도적 환경 정비로 경제 협력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이의 실천 방안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경제 협력 사업들을 제시한다.<br/><br/>제2부 "남북 경제 공동체와 경제 협력"에서는 경제 공동체의 형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단계의 경제 교류 협력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통일의 경로로 남북 연합 단계와 연방제 단계를 설정하고 이들 단계에서 경제 교류 협력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