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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 몌별

흰 꽃, 몌별

: 이토록 시조집

작가기획시선이동
이토록 | 작가 | 2020년 09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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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18쪽 | 152g | 127*189*10mm
ISBN13 9791190566155
ISBN10 11905661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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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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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수 많은 상자들이 있다
나는 천천히 상자를 열어보고 있는 중이다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모르긴 해도 그곳에 한 세계가 들어있을 거라고 말하지 않겠다
다만, 이 많은 상자 중 하나에는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 p.5, 「시인의 말」중에서


당신이 내 안으로 들어오려 했던 걸까
이마를 부딪치는 창밖의 눈송이들
오래 전 닫아둔 마음 사방천지 금이 간다

소름을 쓸어내도 떨칠 수는 없었구나
눈썹 끝에 떨고 있는 보풀 같은 기억들
다시는 추운 겨울로 돌아가지 않으련다

몸 없이도 아팠을까 떨어져 흔적 없는
소리만 소복소복 유리창에 내려 앉아
벗어 둔 한 벌 허공이 내복처럼 따뜻하다
--- p.40, 「마지막 눈송이가」중에서


마을버스 언제 오나
길은 다시 출렁이고
식구들 입이 먼저 일터로 향하는데
의자에 나뭇잎 한 장
공후처럼 앉았다

아이 업은 아내는 고삐가 매여 있고 막일로 돈 벌러 갈 인력시장 사내들은 오늘도 허우적대며 어디로든 건너간다

반지하 들창 너머
기웃대던 길고양이
허기를 퉁겨내듯 바짝 마른 젖을 켜면
계단이 바닥을 밟고
반음계로 떠오른다
--- p.84, 「다시 쓰는 도하가」중에서


끝끝내 저 나무는 색에 들지 않는다
바람에 끝을 벼린 바늘잎 세필로는
격문은 쓰지 않겠다 붓을 꺾은 고사목

뼈를 깎는 뉘우침이 골각체를 만든다
산세가 험할수록 더 쩡쩡한 산울림이
오히려 필화가 되어 눈 퍼붓는 한라산

세상에 맞서려면 저렇게 간결하라
살점은 다 버리고 흰 뼈만 내리 꽂은
저 뻣센 반골의 획이 가슴팍에 박힌다
--- p.63, 「절필 - 한라산 구상나무에 바침」중에서


시누대 마당비를 독필처럼 움켜쥐면
손가락 깨물어 쓸 필생의 결구 하나
세한의 저 소나무가 신열처럼 뜨겁다

군말을 뽑아내고 수사도 쓸어내어
백지로 드러나는 저작의 흙마당에
몽당비 돌부리 밀듯 턱턱 차는 숨소리

억새풀 서걱대는 비백 같은 울타리 밖
갈필의 바람소리 온 몸에 필사할 즈음
마당가 붉은 동백꽃 낙관처럼 찍힌다
--- p.64, 「마당을 쓸다 - 추사 적거지에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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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현대시이되, 선험의 형식을 따른다. 그렇다고 그 형식에 얽매여서는 정형미학의 새로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조가 추구하는 미학의 진실은 새롭되 자연스러움을 이루는 데 있다. 이토록은 감성과 감각의 견고한 결속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시인이다.

『흰 꽃, 몌별』은 온통 ‘몸의 말’, ‘몸의 정서’다. 몸은 ‘목숨’의 다른 이름이요, 드러난 ‘마음’의 표정이다. 거의 전편에 등장하는 몸 이미지는 발바닥/발등에서 무릎-엉덩이-가슴/늑골-등/어깨, 손과 목울대를 거쳐 얼굴에 이른다. 얼굴에서도 귀와 입-혀와 잇몸-눈썹과 이마를 샅샅이 훑는다. 그의 사유는 몸의 안팎을 무시로 넘나들며, 맨몸-맨살-맨발-맨손으로 분화한다. 이는 존재에 대한 성찰인 동시에, 생존의 고뇌를 직시하는 일이다.

이토록은 “깨진 부리로 비명에 쩡, 금을” 낸 한 마리 새의 주검을 통해 출구 없는 생의 비극을 관통한다. 유명의 경계에 “한 줌인 새의 무게가 그 깊이를 더했다”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다. 이 같은 인식은 “놓칠 수가 없는 생”, 그러나 “당신 붙드느라/색을 다, 놓친” 하릴없는 몌별의 정서나, “말랑한/혀조차 굳는/어둑한/생의 저녁”, 냉장고 문짝의 포스트잇에서 “당신이/차려 놓고 간/사무치는/시 한 편“을 읽는 의외의 반전으로 이어진다.

“남몰래 아이를 지운/마리아가 우는 밤”, “집은 또/산목숨 잡는/한 채의 통발일 뿐”, “나무의 맨살을 뚫고 떠오르는 꽃 한 척” 등은 통념을 깨트린 사유의 낯섦이다. 그는 끊임없이 인간의 생존에 밀착한다. 그러면서 “시절의 통점들”을 짚고, 관념이 아닌 “촉수”로 세상을 읽는다. 타자 혹은 이웃의 삶을 좇는 이 대목은 『흰 꽃, 몌별』의 분명한 착목점이다. 일테면 ‘맹인 안마사’, 접골원 앞에 꼬부라진 ‘노인’, 지하셋방 ‘날품팔이’, 편의점 ‘알바’, ‘비정규직’, 게다가 “불러 줄 이름도 없이, 어이 거기 인턴들!”까지. 그는 그렇게 “뭇 발자국 다 받다가 움푹” 팬 “물웅덩이”가 되는 것이다.

이토록의 시조는 “혀끝에/붉게 달군 말”이요, “한 소끔 끓어 목울대가 뜨끈”한 “생각”이다. “책갈피/다 뜯어낸 채/엎어놓은 백서들”인가 하면, “몸밖으로 쏟아진 한 자루의 비명들”이기도 하다. 현대시조가 그의 자질과 역량에 거는 기댓값이 크다. “세상이 캄캄해지”면 “우주의 먼 별이 오”리니!
- 박기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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