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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86쪽 | 228g | 138*205*9mm
ISBN13 9791156752752
ISBN10 11567527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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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사회 시간이었다. 클라스 선생님은 수업을 하다 말고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요즘 세상을 움직이는 건 누가 뭐래도 ‘해시태그’야.”
인터넷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은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아이들의 반응을 살폈다. 하지만 다들 그저 무덤덤하기만 했다.
“금요일부터 새로운 과제를 시작할 거야. 그때까지 각자 SNS상에서 자신을 표현할 만한 주제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선생님은 칠판에 해시태그를 그리고는 손으로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이번 과제를 하려면 먼저 어떤 SNS 채널을 이용할지 결정해야 해. 각자 자신에게 맞는 걸로 잘 선택해 봐.”
무슨 생각에선지 선생님이 큰 소리로 웃었다. 하지만 연두색 벽으로 둘러싸인 이 교실에선 열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 pp.7~8, 「세상을 움직이는 해시태그」중에서

나는 책상에 이마가 닿도록 고개를 푹 숙였다.
“금요일이면 반 아이들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하겠지. ‘안녕, 나는 마리에라고 해. 나는……, 음……,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아이야. 엄청나게 재미없어.’”
에스펜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마리에, 넌 전혀 평범하지 않아.”
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속에서 부아가 훅 치밀었다.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거든.”
하지만 에스펜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진짜야. 내가 아는 아이들 중에서 네가 제일 웃겨. 지난번 머리 모양이나 어정쩡한 춤, 또 입에서 캐비어가 튀어나오는 건 말할 것도 없지. 네가 보낸 메시지를 읽으면 기분이 참 좋아져.”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정말이라니까! 나는 너랑 백만 시간도 넘게 알고 지낸 사람이야. 내가 너한테 허튼소리를 한 적 있어?”
에스펜이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뭔가를 만들어 봐. 바로 그 어설프고 괴짜 같은 성향을 살리는 거지.”
--- pp.51~52, 「내가 웃기다고?」중에서

마지막으로 화장을 하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아얏!”
내 비명에 맞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 반응에 헤디가 안절부절못하며 몸을 배배 틀었다. 율리아가 눈치 없이 소리 내어 웃다가, 헤디가 째려보자 후다닥 입을 다물었다.
영상은 화장을 마친 내 얼굴과 내가 참고했던 소녀의 사진을 비교하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아이들이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헤디까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와, 마리에!”
“정말 대단하다!”
클라스 선생님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아이들도 선생님을 따라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해시태그 ‘너드’.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구독 버튼을 눌렀지 뭐야. 그것 봐, 내가 뭐라고 했니?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특별함이 있다고 했잖아, 마리에.”
그러고는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어쩌면 새로운 SNS 스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는걸.”
순간, 나를 노려보는 헤디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SNS 스타가 된다고? 말도 안 돼.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정신이 나가지 않는 한 그럴 리가 없어…….’
--- pp.62~63, 「‘#너드’, 인터넷 스타가 되다」중에서


몸이 더욱 뻣뻣해졌다. 부모님들의 이혼은 특별할 게 없었다. 사실 엄마와 아빠조차 별로 힘들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공유할 때는 입 밖으로 내기 힘든 것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휴대폰에 적어 둔 메모를 다시 읽었다. 타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이자 헤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이야기……. 그럴 수 있는 이야기는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해도 되는 걸까? 이름만 밝히지 않으면 괜찮을까? 나는 ‘에스펜’을 ‘친한 친구’로 수정해 보았다.

· 친한 친구가 거식증에 걸렸던 이야기

수정을 하고 나니까 조금 나은 것도 같았다.
--- pp.123~124, 「누군가의 아픈 상처」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세상을 움직이는 해시태그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하고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마리에. 파워 블로거인 엄마와 가만있어도 눈에 띄는 소꿉친구 에스펜 사이에 끼어 더더욱 존재감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과제가 떨어진다. 바로 ‘SNS상에서 자신을 알려 보라’는 것!

내가 웃기다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해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헤디처럼 스타일이 좋은 것도 아니고, 에스펜처럼 뭔가를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없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나오는 건 한숨뿐일 때, 에스펜이 힌트를 던져 준다. 나의 ‘엉뚱하고 괴짜 같은 면’을 살려 보라고.

‘#너드’, 인터넷 스타가 되다
마리에는 에스펜의 조언을 따라 평소의 모습을 영상으로 몇 개 찍어 보기로 한다. 머리를 매만지고, 걸그룹 춤을 따라 하고, 화장을 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영상들……. 하지만 손댈수록 사자 갈기처럼 솟아오르는 머리, 경련이 일듯 자유롭게 나부끼는 팔다리, 제자리에 발리지 못하는 화장 영상에 모두가 폭소를 터뜨리고, 마리에는 모두의 주목과 관심을 끌게 된다. 이게 정말로 통했다고?

누군가의 아픈 상처
영상을 업로드한 이후, 마리에의 삶은 새로운 것들로 가득해졌다. 전에 없던 주목, 새로운 친구,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하지만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도 있었다. 점심시간의 자유, 알아보는 이 없는 편안함, 그리고 하나뿐인 친구 에스펜……. 언제부턴가 에스펜과 엮여 들리고 있는 ‘레아’의 이름이 신경 쓰일 무렵, 마리에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인플루언서들이라면 꼭 참여해야 할 ‘#감동적인 이야기’ 주간에 어떤 이야기를 풀어 놓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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