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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낭

폭낭

: 강정효 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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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082g | 220*280*20mm
ISBN13 9791190482257
ISBN10 119048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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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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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낭은 팽나무(Celtis sinensis Persoon)를 이르는 제주 말이다. 제주에서 폭낭은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마을에서 가장 큰 나무일 뿐만 아니라 마을의 신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히 마을 공동체와 함께해 온 마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지인들과 폭낭의 표기에 대해 논쟁을 벌였는데, 표준말 ‘팽나무’는 잘못된 표기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대나무 마디로 만든 총에 열매를 넣어 쏠 때 ‘팽’ 소리가 나서 팽나무로 불리게 됐다는 어원보다는, 폭이 열리는 나무이기에 폭낭으로 부르는 제주의 표기법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폭낭은 우리나라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많이 자란다. 때문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제주에서 부르는 이름, 즉 폭낭이 표준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일리 있는 말이다. 이번 기회에 그 정체성을 찾는 차원에서 팽나무가 아닌 ‘폭낭’으로의 표준말 변경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금도 제주의 농촌에 가 보면 마을 가운데 우람하게 서 있는 폭낭을 중심으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폭낭 아래에는 대(臺)가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제주 사람들이 ‘댓돌’이라고 부르는 휴식공간이다. 제주에서 댓돌은 돌을 이용해 평평하게 쌓았는데, 훗날 그 위에 시멘트를 발라 마감했다. 댓돌은 단순히 휴식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의 회의 장소인 공회당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지금이야 마을마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세워져 그곳에서 담소를 나누지만, 예전에 마을 어른들이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걱정하는 곳은 다름 아닌 폭낭 아래의 댓돌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댓돌과 폭낭도 70년대 새마을운동 이후 급격한 도시화 속에 도로확장과 주차공간 확보 등의 이유로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에 있다. 마을의 공동체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제주를 가리켜 일만 팔천 신(神)들의 고향이라고 한다. 그만큼 신들이 많다는 말이다. 조선시대 사료인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보면 “풍속이 음사(淫祀)를 숭상해 산, 숲, 내와 못, 언덕, 나무와 돌에 모두 신의 제사를 지낸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곳곳에 신을 모셨다. 이러한 풍습은 오늘날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마을 곳곳에 자리 잡은 본향당(本鄕堂)이다.

제주에서 본향당은 마을의 토지와 마을 사람들의 출생과 사망 등으로 대표되는 생산, 물고, 호적, 장적을 관장하는 본향당신이 머무는 공간이다. 신을 형상화한 신체(神體)로는 신목과 신석, 석함, 신혈, 신상, 위패 등이 있는데, 신목은 신령이 나무를 통로로 하여 강림하거나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믿음의 산물이다. 신목 중에는 폭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신당(神堂)들도 최근의 개발바람 앞에 속절없이 훼손되고 있다. 도로개설 또는 주택건설 등의 이유로 신당이 사라지고, 신의 형체라 할 수 있는 신목은 노쇠화에 따른 고사 등으로 원형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한마디로 인간의 탐욕에 신들도 쫓겨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들의 정체성도.

마을의 중심이자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폭낭이기에 제주 근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4·3의 광풍에서도 비켜나지 못했다. 대표적인 4·3 학살 현장인 북촌리의 경우 당팟에서의 학살 장면을 지켜봐야 했고, 동복리의 경우 집단학살에 앞서 주민들을 소집했던 장복밧에도 폭낭이 서 있다. 교래리와 가시리 안좌동에서는 군인들이 주민을 위협하려고 총탄을 마구잡이로 발사할 때 폭낭을 표적으로 삼았기에 ‘총 맞은 폭낭’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폭낭이 군락을 이루어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한림읍 명월리의 경우에도 무장대가 은신할 우려가 있다며 베어버리려는 것을 주민들의 호소로 간신히 화를 면했다고 한다.

제주의 중산간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람한 폭낭과 함께 대나무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곳은 대개 ‘잃어버린 마을’이다. 잃어버린 마을은 4·3 당시 마을 전체가 불에 태워지면서 소실된 이후 복구되지 않은 마을 터를 이르는 표현이다. 2019년 제주4·3평화재단이 펴낸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의하면 134개의 마을이 4·3 이후 복구되지 못한 잃어버린 마을로 조사됐다. 조사된 134곳 중에 무장대의 방화에 의한 초토화는 3개소, 나머지는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에 의해 1948년 11월 7일부터 22일 사이에 불에 타 사라진 마을들이다.

이 시기 제주의 거의 모든 중산간 마을이 불태워지고 주민들은 해안마을로 소개되는데, 1954년 4월 1일을 기해 복귀를 허용하면서 하나둘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온가족이 몰살당했다거나 집단희생의 아픈 기억 때문에 주민들이 원래의 마을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오늘날까지 잃어버린 마을로 남아있는 이유다.

원주민이 살 수 없어 등져야 했던 잃어버린 마을도 최근 들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곳곳에 카페나 펜션, 타운하우스, 전원주택 등이 들어서면서 그 흔적까지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총칼에 의해 없어진 마을이 요즘에는 자본을 앞세운 개발바람에 그 모습을 잃어가는 실정이다. 오늘도 들판에 외로이 서 있는 폭낭과 주변 집터에 남아있는 대나무만이 그날의 아픔을 조용히 대변할 뿐.

어린 시절 나의 주된 놀이터는 폭낭 아래였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공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간혹 친구들과 누가 더 높이 올라가는가를 놓고 담력 시합을 벌이기도 했다. 폭이라 불리는 폭낭의 열매가 주황색으로 익으면 따서 먹었던 기억도 새롭다.

마을 공동체의 상징인 폭낭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수명을 다해 쓰러지는 나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개발바람에 의해 사라지는 나무를 볼 때는 더더욱 그렇다. 더디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나아가 자연까지도 삶의 일부로 여겼던 그런 사회가 그립다.
---「작가노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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