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 나는 아버지입니다

리뷰 총점8.0 리뷰 21건
정가
9,900
판매가
8,91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315g | 128*188*20mm
ISBN13 9788991404823
ISBN10 899140482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조옥현
1925년생. 동경(東京) 메이지대학(明治大學) 정경학부(政經學部)를 졸업 후 인천고등학교 및 서울의 여러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91년 교단생활 33년을 마감, 정년퇴직하였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TV가 말썽이다.
이놈도 나이가 스무 살이 되었으니 늙었다.

그래서인가.
쉬어야겠다는 신호를 자주 보내온다.
화면이 오락가락 한다.
때로는 화면에 긴 줄이 파도를 친다.
그러다 혼자 꺼지기도 한다.
같이 살만큼 살았다고 미련 없이 버릴 수도 없다.
우리와 같이한 세월이 얼만가.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좋은 TV한번 보지.

계약금 20만원을 들고 TV 매장을 두어 곳 들른 끝에
큰맘 먹고 계약하기로 했다.
석 달에 한 번씩 갈라내도 이자는 안 붙는 할부라고 한다.
잘 됐다.
종업원이 주민등록증을 요구한다.

그런데
주민등록증을 받아든 점원 얼굴에 야릇한 웃음이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할부가 안 됩니다.”
70세가 넘었기 때문에 할부가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천정을 쳐다보았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70세가 훨씬 지난 나이,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할부에서도
아웃되었다는 선고를 점원으로부터 받았다.
---「 서산으로 밀려 」 중에서

오랜만에 식당을 찾았다.
일하는 분들이 반색을 한다.
식사 도중에 목욕탕 주인도 만났다.

“괜찮으시네요?”

그에게는 그저 인사말일 게다.
이웃노인에 대한 순수한 인사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만 들리지 않는다.

‘늙어서 운신도 못할 지경인가 했는데 멀쩡하시네요?’
그렇게 들린다.
---「 배배꼬인 늙은이 」 중에서

TV에서 본 일본 영화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늙은 부부의 이야기였다.
치매에 걸린 아내,
늙은 남편이 그 뒷바라지를 한다.
하지만 남편에게서 암이 발견된다.

하는 수 없이 아내를 노인 시설에 보내고
자신은 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다 결국 홀로 세상을 떠난다.

홀로 남은 부인이
남편과 함께 살던 옛집을 찾는다.
함께 살아왔던 그 자리에 앉아서
지나간 날들을 떠올린다.
부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나와 아내,
못 박힌 말뚝처럼 앉아 영화를 보았다.
---「 늙은 부부 」 중에서

아내가 대문 앞에서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고 있다.
이 혹한에,
성하지 않은 몸,
그것이 현재 아내의 모습이다.

저녁에는 밥을 짓는가 싶더니
말도 없이 또 사라져 버렸다.
불안한 마음에 급히 마당에 나가보니
어두운 대문 앞 눈 무덤 옆에서 무엇인가를 태우고 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르고
아내의 손을 붙들고 들어왔다.

밤에는 아내가 자다가 일어나서
내 방 의자에 와서 앉는다.
새벽 2시였다.

“손님이 다 갔소?”
“차려놓은 음식은 어디 갔소?”
“난 저녁밥도 안 먹었는데…”

이 세상에 이런 아내를 그대로 안아주고
도와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
아내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내가 늙어 가는 것이 미안하기만 하다.
---「 늙어가서 미안하오 」 중에서

매일
신문에 난 부고(訃告)기사를
유심히 본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습관이다.

세상에 행복한 죽음이 있으랴만
그래도 저들은 행복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이리라.

죽어서까지 신문에 날 수 있는 명예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바로 그의 죽음을 수습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부러워서다.
그들은 외롭게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죽음이후의 세상은 알 수 없다는 것,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세상의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늙고 병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인가.

심지어
생명이 없는 것들까지 노후한다는 것이,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순리가
얼마나 고마운가.
---「 부고(訃告)기사 」 중에서

유언장을 다시 꺼내들고
내용을 추가했다.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아내에 대한 당부를 했다.

첫째, 병세가 훨씬 나빠져도 절대 시설에 보내서는 안 된다.
둘째, 비용에 대한 권리가 있으니 절대 치료를 포기하지 말라.
---「 유언장 Ⅲ 」 중에서

늙으면 죄인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도,
가게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늙은 나를
마치 벌레 보듯 합니다.

늙는 것은 죄입니다.

그래서
병이 들어 아프고,
만날 이도 없고,
만나 줄 이도 없으며,

떨어지는 꽃잎만 봐도,
노랗게 변하는 나뭇잎만 봐도,
눈물이 납니다.

모두 늙은 죄입니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꽃피는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늙으면 죄인입니다 」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