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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엄마가 두고가는 기억

게으른 엄마가 두고가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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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48*210*20mm
ISBN13 9791187909286
ISBN10 1187909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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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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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우연히 어느 식당 뜰에서 할미꽃을 보았다.
아마 내 기억으론 한 70년 만인가 싶다. 나는 너무 반가워서 스마트 폰으로 할미꽃을 찍었다. 진한 자주색 꽃잎이 노란꽃술을 입에 물고 수즙은 듯이 고개 숙인 모습이 고향 뒷동산 할미꽃 그대로여서 정겹게 느껴졌다. 대개 식당들은 난이나 소담한 화분들로 장식을 하는데, 그 식당은 특이하게 할미꽃을 심었기에 주인아저씨에게 할미꽃 심은 사연을 물었다.
“아, 그거유? 우리 시골에서 캐다 심었어유. 내가 원래 할미꽃을 좋아 했거덩유, 서울엔 할미꽃이 눈을 씻고 찾아볼래두 없어유.”
“왜 할미꽃을 좋아하시게 되셨는데요?”
“어렸을 때 고향 뒷동산에 피어 있는 할미꽃이 그렇게 이쁘더라구유. 그 생각을 하면 고향 생각이 뭉클뭉클 나서 아예 캐다 심고 늘 보며 살어유. 여러 가지 추억두 있구유.”
여러 가지 추억? 할미꽃에 얽힌 어떤 절절한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세련된 외모에서 뜻밖에 투박한 충청도 사투리가 쏟아져 나와, 생경했지만 문학적인 그의 정신세계가 나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어렸을 때 부르던 할미꽃노래가 떠올랐다.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이렇게 노래를 흥얼거리다 어린 시절 기억 속에 할미꽃이 떠올랐다
내가 어렸을 때엔 우리 동네에 하루거리(학질)가 창궐했다. 이 병은 하루를 심하게 앓고 나면 그다음 날은 멀쩡하고 이튿날 다시 발병해서 속칭 하루거리라고 했다. 이 병에 걸리면 삼복더위에도 추워서 이빨이 딱딱거리도록 오한을 느끼다가 갑자기 고열로 변해 몸이 뜨거워지며 심한 두통이 와 의식이 흐려지고 생명을 잃는 수도 있었는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주로 희생을 당했다. 그래서 마을에선 곡소리가 자주 났다. 오대 독자를 잃은 과수댁의 곡소리는 너무 처절해서 온 동네가 먹구름에 덮인 듯 어둡고 우울했다. 원망스럽게도 그 병이 여름만 되면 나를 찾아 왔다.
그 시절엔 형편도 여유롭질 못했지만 특효약이 별로 없어 할머니가 익모초(육모초)를 절구에 찌어서 즙을 내어 장독대에 올려놓고 밤이슬을 맞혀서 아침에 그 약을 마시게 했다. 그런데 그 익모초 즙의 맛이 쓰고 역겨워 구역질이 나서 큰 대접으로 하나를 다 마시려면 곤욕을 치렀다. 반은 마시고 반은 토하고 나면 이부자리가 시퍼렇게 익모초 물이 들고 그 특유의 냄새가 진동을 해서 어머니의 구박을 많이 받았다.
어린 마음에 차라리 그 약을 안 먹고 그냥 앓고 마는 게 더 편할 것 같아, 어느 날 아침엔 이불을 뒤집어쓰고 밖으로 나가 헛간에 가서 숨었다. 밖에서 식구들이 나를 찾는 소리가 들려 큰 항아리 뒤로 가서 숨어 있다가 잠이 들었는데, 일꾼이 연장을 가지러 들어오는 바람에 그만 들켜버렸다.
나는 도망을 쳤지만 돼지몰이하듯이 이쪽 저쪽에서 식구들이 포위망을 좁혀와 결국 잡히고 말았다. 약대접이 대령되고 언니는 내 양다리를 잡고 고모는 양 팔을, 할머니는 머리를, 어머니는 코를 잡고 약을 입에 들이부었다. 그 장면은 마치 사극 드라마에서 장희빈이 사약을 받는 장면처럼 처절했다.
그래도 학질은 떠나지 않고 나를 괴롭혔고 건강이 더 악화됐다. 어머니는 어디에서 들었다는 황당한 처방을 내놨다.
“아침해가 뜨기 전에 동쪽을 향한 무덤 위에 피어 있는 할미꽃잎으로 코를 막고 그 묘에다 세 번 절을 하고 천천히 집에 와서 빼면 학질이 낫는다는데. 해볼래?”
익모초 즙을 먹는데 지쳤던 나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다음날 새벽에 뒷동산으로 가서 동쪽을 향한 묘를 찾고 있는데 안개가 산모롱이를 넘어오고 있었다. 찾던 묘를 발견하고 달려가니 할미꽃이 나를 반기는 듯 피어 있어 빨리 꽃잎을 따서 코를 막고 절을 했다. 그 사이 안개가 온 산을 다 덮어서 한 치 앞이 안 보였다. 순간 묘에서 귀신이 산발을 하고 나올 거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너무 무서워 집을 향해 정신없이 뛰었는데, 되려 집의 반대쪽인 공동묘지로 가고 말았다. 새벽 산안개에 갇힌 그 무서움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다시 집으로 방향을 잡고 뛰는데 무덤마다 유령들이 나와 안개를 뒤집어쓰고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공포에 떨며 집에 오자마자 할미꽃잎을 빼니 코에서 피가 콸콸 쏟아지고 나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애 잡고 싶으냐? 애 잡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고함소리가 들려 눈을 떠 보니 어머니가 사색이 되어 나를 지켜보고 계셨다.
할미꽃은 독성이 아주 강해서 그 뿌리를 캐다 변소에 넣으면 구더기가 다 죽는다고 한다. 나는 다시는 못할 ‘독한’ 경험을 하고 거짓말같이 학질에서 벗어나 며칠 후에 학교를 갔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세월이 많이 지난 후 학질을 떼어간 그 무덤과 할미꽃이 생각나 다시 찾아 가보니 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건국대 충주캠퍼스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옛날 그 묘 근처 가시고개엔 우리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던 아름드리 팽나무가 있었다. 마을의 애환을 다 지켜보며 무성하던그 나무는 가지가 다 없어지고, 고목이 되어 머리 빠진 노파처럼 웅크리고 쓸쓸히 서 있었다.
그 팽나무 밑에서 있었던 여러 기억들을 떠올리며 망연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노산 이은상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올랐다.
내 놀던 옛 동산에 오늘 와 다시 서니
산천 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허사로고
예 섰던 그 큰 소나무 베어지고 없구려
--- 「학질과 할미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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