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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여백

길모퉁이 여백

청어시인선-25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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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64g | 145*205*20mm
ISBN13 9791158608903
ISBN10 115860890X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수수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져

보도 위를 뒹굴며
행인들에게 밟히는
낙엽들

저 낙엽들도
한때는 꿈 많은
푸른 시절이 있었다.

행인들에게는
좋은 그늘도
만들어 주었었다.
이제
나무를 위한
모든 임무를 마치고
저렇게 떨어져 내린다.

내년의 새 삶을 기약한다지만
내년에 떨어지는
낙엽은
지금, 이 낙엽이 아니다.
---「낙엽」중에서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져 버렸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다.

낙조가
바닷속으로 잠기듯이

화려한
단풍을 자랑하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이제부터 겨울
모든 것이 얼어붙겠지.
그러나
겨울이 추워야
풍성한 가을을 기대하듯이
겨울은
또 하나의 생명을
잉태할 것이다.
---「이제부터 겨울」중에서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벌고,

많이 버는 날은
즐겁고 신이 난다.

그러나
내가 벌었다고
다 내 돈이 아니다.

내가 쓸 수 있을 때
쓰는 돈이
진정 내 돈이다.
---「돈」중에서

먼 길 돌아왔지?
이제 시작이야

잠시 쉬어갈 정류장이지만
언젠가 마음 두고 내릴
정류장을 찾을 테지만

잠시 머무는 정류장에서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이제 시작이야
---「이제 시작이야」중에서

예전 같지 않아요
마음이 무디고
다가가는 마음이
조금씩 늦춰지는 게

언제부터였을까요?
한걸음, 한걸음
앞이 아닌 뒤로, 뒤로
어느새 멀어진 마음의 거리

되돌아보면
당신 탓도
나의 탓도 아닙니다.
시간이 어긋났을 뿐입니다.

뉘 탓이라 싶거든
당신 탓, 내 탓 하기보다
어긋난 시간을 탓합시다.
---「어긋난 시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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