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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의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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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의 그 남자

[ EPUB ]
송민선 | 가하 | 2013년 08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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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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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3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2.8만자, 약 7.3만 단어, A4 약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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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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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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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활용품을 거둬 가는 수요일.
은솔은 일주일 동안 모아두었던 종이며 플라스틱 병들을 챙겨 1층으로 내려왔다. 방앗간 참새처럼 경비실 아저씨께 인사를 전하며 잠깐 대화를 나눴다. 세수를 마친 뒤 로션만 대충 바르고 나온 은솔의 낯빛이 여름 햇살을 받아 더욱 창백하게 보였다.
분리수거를 깨끗이 마친 그녀는 동네 꼬마 녀석들이 각기 하나씩 아이스크림을 들고 맛있게 먹으며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가만히 있어도 등에서 땀이 흐르는 한낮. 은솔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는 못 배겼다.
“엎어지면 쉬라 했다고, 아이스크림 먹고 해야겠다.”
은솔은 발걸음을 돌려 슈퍼로 향했다. 모처럼 작업이 끊이지 않고 매끄럽게 진행되어 새벽까지 하느라 두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금붕어가 와서 언니 하고 부를 만큼 퉁퉁 부은 눈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슈퍼에서 횃불 모양 아이스크림과 생밤을 사서 나왔다.
은솔은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가 못내 아쉬웠다. 아이스크림을 살살 녹여 먹으며 자신의 모습을 쓱 훑어보았다. 맨발에 샌들, 약간 늘어진 헐렁한 티셔츠, 아파트 밖으로 나가기엔 난감한 차림새였다. 샌들 밖으로 삐죽 나온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던 은솔은 소나무가 만든 커다란 그늘이 일품인 평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원하다.”
동네 어르신 두 분이 평상에 모여앉아 장기를 두고 계셨다. 어르신들께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 은솔은 평상 끄트머리에 털썩 앉았다. 은솔은 기분이 좋은지 물장구치듯 다리를 흔들었다.
식염수로 깨끗이 씻은 렌즈처럼 맑은 하늘, 덥지만 살랑이는 바람. 놀이터에서 들리는 까르르 숨넘어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한낮의 더위를 잊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누나, 나 그네 탈래.”
일곱 살쯤으로 보이는 사내아이가 누나의 손을 끌어당기며 그네로 데려갔다. 초등학생인 누나는 귀찮은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도 남동생이 탄 그네를 힘껏 밀어주었다. 생밤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으며 남매를 지켜보던 은솔은 ‘저 녀석 누나 힘들게 하네.’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문득 다정한 남매의 모습에서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은호를 돌보느라 놀이터는커녕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기도 쉽지 않았다. 그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밤늦도록 분식집을 하며 돈을 버는 엄마 생각에 스케치북을 쓰자니 아까워, 달이 지난 달력에 그림을 그렸다.
내용은 터무니없을지라도 세상에 하나뿐인 동화책을 만들었다. 손짓 발짓까지 동원하여 엄마가 오실 때까지 은호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은호는 괴성까지 지르며 좋아했다.
은호가 웃어줘서 행복했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마냥 행복했다. 은솔은 불현듯이 떠오른 옛 기억에 가슴이 뭉클해지며 시큰거렸다. 순간순간 낯빛이 바뀌던 은솔은 엄마가 보고 싶어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한창 바쁜 시간이라 문자로만 보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똑똑.”
평상마루를 두들기는 소리에 은솔은 하마터면 ‘누구십니까?’ 하고 노래로 답할 뻔했다.
은솔은 옆에 자연스럽게 앉는 도영을 황당하게 쳐다보았다. 간절히 보고 싶을 땐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보이던 옆집 남자는 팡하고 터진 팝콘처럼 시도 때도 없이 장소를 불문하고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우물우물 망설이던 은솔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그러는 은솔 씨는요?”
대답은 않고 되레 그는 느닷없는 질문을 던졌다. 하늘거리는 블랙 셔츠와 구김 없는 네이비 팬츠 차림인 그를 보고 느낀 점은 평상시에도 참 말끔하게 입는다는 정도였다. 은솔은 바람이 불어와 몸에 붙으려는 헐렁한 티셔츠를 떼며 말했다.
“전 지친 육신에 휴식을 주고 있었죠.”
“잘됐군요. 저도 피곤했었는데, 같이 쉽시다.”
“그렇게 피곤하시면 집에서 쉬지 그러세요. 휴가라면서요.”
“이거 은솔 씨 꺼 아니죠? 내가 여기 앉는 거 싫지 않다면 같이 앉고 싶은데.”
도영은 보란 듯이 손바닥으로 평상을 쓸었다. 집 안이 답답해 습관처럼 복도로 나와 놀이터를 내려다보는데, 익숙한 체형의 은솔을 발견. 일단은 놀이터로 갈 때까지 그녀가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급하게 뛰어 내려갔다. 귀여운 반성문 전단의 효력 때문인지, 은솔을 보면 무조건 알은체하고 싶어졌다.
“은하 아파트 주민 모두의 것이니, 도영 씨가 앉아도 무방해요.”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다리를 꼬았다.
“덥군요.”
“여름이니까요.”
은솔은 하나마나 한 말을 뚱하게 받아쳤다. 원래부터 평상이 그의 것인 양 편안하게 앉아 있는 도영을 훔쳐보느라 몸이 기우뚱 기울었다. 그는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이 좋나 보다. 검지로는 장단 맞추듯 평상을 탁탁 두드린다. 입 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웃기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정말로 피곤해서 쉬는 사람처럼 편안하게 쉬는 모습이었다. 산들바람이 가지런한 그의 새까만 머리칼을 사붓이 흩날렸다. 기껏해야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게 마주친 남자.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에 꽂으며 다시 그를 살펴보았다.
왜 자꾸만 자신을 아는 척할까? 그 이유가 미심쩍어 정체가 불분명한 그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옆에 자신이 앉은 것도 잊어버린 듯 덤덤한 남자의 시선을 어떻게 공격하면 움직이려나.
“설마하니 저랑 또 대화하려고 앉으신 건가요?”
“어떻게 알았을까. 내 취미가 이웃사촌하고 사소하게 대화 나누는 건 줄.”
“친구들한테 은근히 못됐다는 소리 듣죠?”
“구박은 당하는 편이죠.”
재미없게 순순히 인정하다니, 도발에 실패한 은솔이 새침한 얼굴로 도영을 흘겨보았다.
“원래 성격이 매사에 잘 수긍하는 편이에요?”
“수긍이 아니라 사실대로 말하는 거겠죠. 은솔 씨에게 거짓말쟁이가 되고 싶진 않으니까.”
“나한테 잘 보이고 싶구나?”
은솔은 그처럼 은근슬쩍 존대를 뺐다.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오늘 제사가 있나 보군요.”
생밤을 보면 제사밖에 못 떠올리는 그대는, 밋밋한 사고의 남자.
사이키 조명처럼 한낮 여름 햇살이 현란하게 빛을 뿜어대며 눈을 사정없이 찔러댔다. 은솔은 손으로 차양을 만들어 이마에 올려 햇살을 가렸다.
“아니요. 생밤이 피로회복에 좋다고 해서 먹고 있어요.”
“비타민이 더 효과적일 텐데.”
“각자마다 맞는 식성이 다르니까요. 정력증진에도 좋다는데 하나 드실래요?”
은솔은 압축한 비닐 포장지에서 생밤을 하나 꺼내 그에게 권유했다. 골탕을 먹일 속셈으로 낯부끄러운 말을 했는데, 그는 얄미울 정도로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음식의 힘을 빌릴 정도로 체력이 부실하지 않은데, 은솔 씨 눈에는 아닌가 보군요.”
그가 자신의 하체를 훑어 내리며 말하자 도리어 추태를 부린 사람처럼 은솔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뭐, 이런 남자가 다 있대? 뭐라 말을 해 변명을 하고 싶지만 창피스러움이 훨씬 커 은솔은 입술만 지그시 깨물었다.
비가 와도 절대로 뛰지 않는 사대부 가문의 선비처럼 어떤 일이 닥쳐도 태연할 것 같았다.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못마땅한 은솔은 인상을 쓰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뻔히 농담인 걸 알면서도 받아주면 어디가 덧나요? 사람 무안하게.”
“은솔 씨가 관심 있는 것 같아서 사실을 말해주려던 것뿐입니다.”
“제가 거기에 왜 관심을 둬요? 사람 이상하게 만들지 마요.”
“제가 또 농담도 구분 못 했군요.”
“네.”
수박 겉핥기 식 대화에 은솔이 피곤한 듯 성의 없이 말했다. 그만 일어나서 가버릴까? 어정쩡한 자세로 앉아 있던 은솔은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도영에게 화를 낼 입장도 아니었다. 엄한 사람을 조폭으로 만든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말이다. 그가 받지 않아 아직 손에 쥐고 있는 생밤을 부끄러움 대신 깨물어 먹었다.
차를 타고 집으로 올 동안 긴 얘기를 나눈 건 아니었지만, 그가 야박한 세상에 쪼잔한 이웃이 아니라는 것과 휴가 중이라는 것을 건졌다. 질펀한 농담을 던져놓고 바로 자리를 뜨기도 뭐해 은솔은 고운 톱밥처럼 소복이 쌓인 흙더미를 샌들로 뭉개듯 흩트려 놓았다.
“휴가라면서 어디 놀러 안 가요?”
“여기가 저한테는 휴가지라서.”
아파트가 휴가지라니? 그런 말이 어디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이쯤에서 이웃 간의 사소한 대화는 충분히 나눴다 싶어 은솔은 평상을 손바닥으로 디디며 일어섰다.
“그러면 더 쉬었다가 가세요. 전 그만 가볼게요.”
“은솔 씨.”
가볍게 눈인사를 건네며 떠나려는데, 그가 이름을 불렀다. 도영이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 쳐다보는 눈빛에 은솔은 가지 않고 기다렸다. 의미심장하게 웃는 모습이 소름 끼치더라니, 할 말이라는 게 가관이었다.
“빚 갚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이는군요.”
“빚이라뇨?”
“우유 두 개 훔쳐 먹은 거 말입니다.”
“와, 무섭다. 저번에는 대범한 척 괜찮다고 하더니 뭐예요?”
“훔쳐 먹은 게 괜찮다고 했지, 빚 탕감한다는 소리를 한 적은 없는데.”
탕감씩이나! 고작 천 원에?
전단을 떼어내지 않고 그 밑에 천 원을 갚으라는 글귀를 다음날 보고서는 제법 괜찮은 사람이구나, 착각한 제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돈을 다 쓰는 게 아니었는데……. 수중에 있던 만 원으로 밤과 아이스크림을 사느라 지갑을 탈탈 털어봤자 달랑 삼백 원이 전 재산이었다. 치사스러워서 침을 퉤퉤 뱉고 싶었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따져 묻고 싶었으나, 어쨌든 훔쳐 먹은 죄인은 큰소리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제가 거지라서 돈이 없거든요. 나중에 보면 갚을게요.”
“은솔 씨.”
이름도 참 다정스레 부른다. 도영의 혀끝에 맴돌다가 떨어지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마음이 상한 와중에도 퍽 듣기 좋았다.
“……네.”
“천 원 꼭 갚아요.”
점잖은 강요.
이 남자 보게나, 조폭이 아니라 사채업자였어. 그의 눈동자가 주판알처럼 보였다. 우유 하나로 손익계산을 따질 삼인가 보다. 사람 무안하게 빙긋이 짓는 미소도 신경에 거슬렸다. 잠깐 얼이 빠졌던 은솔은 바람에 출렁이는 티셔츠를 손으로 잡았다.
“누가 떼어먹을까 봐서 쩨쩨하게. 사채이자 쳐서 꼭 갚는다니까요.”
“이자까지는 필요 없는데, 굳이 준다면 받죠.”
도영을 눈싸움이라도 하듯 뚫어지게 쏘아보던 은솔은 불끈 쥐며 바르르 떨었던 주먹을 폈다. 그러다 번뜩 그녀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밋밋한 옆집 남자가 영감(靈感)은 아닐지언정 작품에 땡감 정도는 줄 것 같았다. 천 원 갚으라는 소리를 저 남자처럼 멀쩡한 얼굴로 하기는 어려운 법이니까.
“저기……. 서도영 씨.”
“말씀하세요.”
앉으나 서나 은솔보다 큰 키였던 도영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람에 날려 점점이 흩어졌던 눈빛을 모아 은솔에게 던졌다. 좀 전까지 주눅이 들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의욕으로 똘똘 뭉친 비장한 모습이었다. 결연한 투지가 보이는 모습이 귀여워, 도영은 속으로 씩 웃었다.
“거두절미하고, 냉면 좋아해요?”
“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는 편입니다.”
“잘됐네요. 천 원 대신, 육천 원짜리 냉면 살 테니까 같이 먹으러 가요.”
“지금 말입니까?”
“아뇨. 이따가요. 급히 마무리할 일이 있어서요. 많이 늦지는 않을 건데, 괜찮죠?”
지금이라도 당장 도영과 세숫대야 냉면을 먹으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내일 아침 올려야 할 작품을 마무리 짓는 게 우선이었다.
“그럼 그때 보죠.”
“네?”
“마무리해야 한다면서요. 들어가봐요.”
안 그래도 갈 참인데, 등을 떠미시네. 그는 갈 생각이 없는지 다시 평상에 앉았다. 눈길도 주지 않는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었다. 은솔은 그를 흘깃 노려봤다.
직업 특성상 사람을 캐릭터로 구분하는 버릇이 있어 자신을 시야에 두지 않고 놀이터만 평온히 바라보는 도영을 짧은 사이 관찰했다. 밋밋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남자로 분류. 은솔은 그가 듣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이따가 보자는 말을 남기곤 자리를 떠났다.
“매정하게 뒤도 한번 안 돌아보고 뛰어가는군.”
선들선들 도영의 표정이 움직이며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도영은 아파트 입구로 열심히 뛰어가는 은솔이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신데렐라 유리 구두처럼 그녀가 먹다 남기고 간 생밤을 우두둑 깨물어 먹었다. 단단히 뭉쳐 있던 피로가 생밤 한 톨에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토끼와 냉면이라…….”
지글지글 끓는 불볕더위도 상관없는지, 도영은 평상에 덩그러니 앉아 지금부터 은솔한테 연락이 올 때까지 무엇으로 버틸지 궁리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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