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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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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1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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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26쪽 | 282g | 125*185*13mm
ISBN13 9791197104923
ISBN10 119710492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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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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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양말을 싫어했지만, 언제부터일까 검은색 양말만 신기 시작했다. 이걸 왜 마시는 거야 하며 싫어하던 밀크티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고 카페에서 달콤한 음료만 주문하던 내가 이제는 하루에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되었으며 깔끔한 스타일이 좋다고 말하던 내가 다양한 색의 옷을 입기 시작했고 그렇게 조던을 외치던 내가 편한 신발을 찾기 시작했다. 영상 전시는 멀리하던 내가 영상 전시의 특별한 매력을 알았으며 “주변 사람들을 모두 챙겨야 해!”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단 몇 명의 사람만 챙겨도 살 수 있다고 변했다. 아이돌 음악은 무조건 싫다고 하던 내가 몇몇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걱정만 가득했던 머릿속을 이제는 조금씩 비워내며 살아간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 앞에서 싫은 감정을 숨길 수 있게 되었고 조금씩 현실과 타협을 하기 시작했으며 갈팡질팡하던 긴 생각의 잡음들을 속에서 쉽게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는 내 모습은 “이제는 정말 다행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

생각만 하고 상상하던 것들은 실제로 경험을 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의 소중함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살겠다고 이야기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싫어하던 것들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좋아하던 것들이 싫어지기도 했다. 삶의 정답은 없지만, 지금까지 나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 변화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겠나, 그 모습이 내 모습인데.
이런 내 모습을 사랑할 수 있어 다행이다.
--- p.39, 「자기소개서」 중에서

나 너 그리고 우리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존재한다. 누구도 쉽게 침범할 수 없는 그런 것. 그런 사정을 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 각자의 사정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 사정마다 다른 이유가 존재하는 것인데 말이야. 그건 어떤 변명도 핑계도 아닌데 말이야.
서로의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나는 나고 너는 너니까. 우리라는 좋은 단어가 우리를 함축시킨다 해도 결국 나와 네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니까. 말이 길었네.
오늘 같은 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보다 너와 나의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 p.53, 「너와 나의 사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줄래」 중에서

글월 올립니다.
받는 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은 궁금합니다. 나의 어떤 모습을 싫어하는지 말이죠. 하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하나하나 맞추어 살려면 제 삶이 없어지겠죠. 좋아해 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이후로 묻지도 않겠습니다. 다행히도 당신 같은 사람들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계가 가득해서 저는 참 다행입니다.
잘 살았으니 말입니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나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맞추는 내 삶이 더 윤택하고 더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그러니 좋아해 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남을 싫어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남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의 시간은 저도 싫더라고요. 함께 하는 시간은 견딜 수 없습니다. 답답합니다. 머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저를 조용히 싫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딱히 반응하지 않으렵니다. 그러니 티 내지 말아주세요. 조용히 싫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딱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맞지 않으면 만나지 않으면 됩니다. 자리가 불편하면 가지 않으면 됩니다. 굳이 싫어하거나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의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을까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견디는 순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삶에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시간은 충분히 좋은 사람들과 좋은 대화로 가득히 만들어 갈 수 있는데 말입니다.
행복한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자격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저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변화가 온다면 저는 불편할 것 같아요.
당신 말입니다. 그러니 저를 계속해서 싫어해 주세요.
--- p.157,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중에서

대학을 다니던 그쯤이던가 하루에 몇 번씩 휘몰아치는 감정에 방향을 잡을 수 없던 시간 속에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에 그런 삶을 살지 않았나 싶다. 성인이 되고서야 느낄 수 있었던 서툰 감정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앞에 즐거움 가득했던 시절과 깨끗하고 순수함 가득했던 감정들.
감정 기복이 가득했던 시간이 지나고 그때의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그때 심각했던 것들은 지금의 내게 아무 문제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정답을 알 수 없는 선택의 기로 앞에 한참을 생각했어야 하는 서툴렀던 시절의 그때. 감정 기복을 감당할 수 없어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때. 성인이 되어 매순간들이 첫 경험이던 그때 말이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모든 게 서툴렀던 과거의 나를 불러 안아 줄 수 있는 내가 되어 고생했고 잘했다며 이야기할 수 있는 나는 조금 성장했고 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떠나보냈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가득한 몇 년을 지내며 덜 자란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된 건가. 이 또한 시간이 지나고 비슷한 글을 쓰려나. 그때는 더 자란 어른이 돼 있겠지.
--- p.224, 「나는 더 자란 어른이 될 수 있겠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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