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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의 전설

유목의 전설

: 오래된 기억의 순례

[ 양장 ]
이시백 | 문전 | 2020년 09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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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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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70쪽 | 644g | 157*219*23mm
ISBN13 9791197176104
ISBN10 119717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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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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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가면 모래가 사람을 삼킨다는데 조심해라.
툭하면 몽골로 떠나는 내게 노모가 말했다. 요즘 들어 티브이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노모가 어느 사막의 모래 수렁을 보신 모양이다.
모래 수렁에 삼켜지지 않았지만 허리가 부러져 돌아와 이 글을 적는다. 여행을 마치는 날 느닷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슬퍼할 일도 딱히 없었고 부러진 허리는 러시아 진통제 덕에 그리 눈물을 흘릴 만큼 아프진 않았다. 목이 무언가에 졸리듯 메어오고 눈물이 쏟아졌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은 자리에서 느닷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은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었다. 슬프기보다 당황스러웠다. 그런데도 눈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내 것이 아닌 어떤 슬픔에 목이 메어왔다.

석 달 동안 갑옷처럼 생긴 보조기라는 걸 두르고 누워지내며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그 눈물이 생각난다. 그건 누구의 눈물일까. 내 눈물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모르는 내가 흘린 눈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몽골은 그렇게 나를 내게서 풀어내는 공간이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서 있으면 내 안의 성채에 갇혀 있던 무엇이 검은 양탄자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것은 불모의 언덕에 잎도 없이 말라가던 고비의 자끄나무로 서기도 하고, 영원히 푸른 하늘에 걸린 한 장의 생뚱맞은 구름이 되었다.

말하자면 이 글은 내가 나를 떠나 만난 나의 여행기다. 불모와 무화의 공간에서 비로소 조우한 나의 또다른 세계였다. 광활한 고비에 놓인 돌멩이가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기다리며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아. 나는 고비의 작은 모래알이었다. 까끌거리는 입자들에 둘러싸여, 움켜쥐면 미끄러져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수렁이라고나 할까. 나이든 어머니의 눈에는 그것이 보였던 것이다.

돌멩이가 자라서 싹을 틔우도록 물을 주고, 밤마다 별을 건너는 이야기를 들려준 몽골의 형제 버드러와 볼로르마에게 감사하다. --- p.6~7

유목민에게 대지는 어머니다.
땅을 어머니로 여기는 것은 여러 신화에 등장한다. 반고가 천지를 개벽하고, 여와라는 여신이 나타나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중국의 창조신화도 지모신의 원형을 지닌다. 유대인들의 성서에도 여호와가 흙(adamah, 아다마)으로 사람(Adam. 아담)을 빚으니, 대지는 어디에서나 창세의 어머니다.
이러한 신화 구조는 몽골의 유목민들에게도 다르지 않다. ‘인간이 벌거숭이가 되고, 개가 털을 가지게 된 이유’라는 몽골 설화에는 진흙으로 남자와 여자의 형상을 만들고, 그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영생수를 가지러 가는 신의 이야기가 나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을 보면 하나님이 땅에 사람 모양의 구덩이를 파고 천둥비를 내려 진흙으로 메웠는데, 비가 그치고 볕에 마르자 진흙이 굳어 사람으로 튀어나왔다고 한다. 땅이 사람을 만들어낸 어머니라는 원형은 다르지 않다.
대지를 인격화한 ‘에투겐’의 어의는 ‘어머니의 배’다. 대지는 젖과 피인 물을 흘려 사람과 가축과 풀을 자라게 하는 어머니의 자궁인 셈이다.
유목민들은 어머니인 땅을 파거나, 피로 더럽히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겼다. 칭기즈칸의 안다인 자무카는 초원의 헤게모니를 놓고 여러 차례 싸움을 벌이다가 칭기즈칸에게 포로로 잡힌다. 그간의 반목을 털고 화해하자는 제안을 받지만 자무카는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으며, 자신은 칭기즈칸 앞을 가로막는 돌멩이밖에 될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라며 죽음을 자청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무카도 한 가지 간청을 한다. 피를 흘려 어머니인 대지를 더럽히는 처형을 피하게 해 달라는 장면이 『몽골비사』 에 실려 있다.
“형제가 허락하여, 나를 빨리 떠나게 하면, 형제의 마음이 편안하다. 형제가 허락하여, 죽일 때 피가 안 나오게 죽여라! 죽어 누우면, 나의 유골이라도 높은 곳에서 영원히 그대의 후손에 이르기까지 가호하여 주겠다.”
유목민에게는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어머니 대지를 더럽히는 일이었다.
--- p.74~75

바양울기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카자흐족 운전사는 레이밴 안경을 밤낮으로 쓰고 있으며 콧수염이 멋진 중년의 사내였다. 며칠을 지켜보니, 그는 한 손으로 운전하는 버릇이 있었다. 여행 경험이 많아 길이 익숙한 탓으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는데 힘이 모자란 차의 엔진이 푸드득거리며 멈추기 일보 직전이다. 재빨리 저단의 기어를 바꾸어야 하는데 그는 여전히 한 손으로 핸들만 움켜쥐고 있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 가이드가 민첩하게 그를 대신해 변속기어를 넣었다. 천만다행이라 여기면서도 무언가 석연찮았다. 설산을 오를 때도 그는 두통이 심하다며 숙소에 머물렀다.

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의 얼굴이 한쪽으로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 여전히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입꼬리가 처지고 한쪽으로 돌아갔다. 사정을 물으니 혈압이 높아져 얼굴이 일그러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딘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안면근육이 마비된 증상이었다.
비로소 그가 한 손으로만 운전을 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중풍 증세가 있는 운전사가 모는 차에 실려 가파르고 험한 산들을 오르내렸다는 걸 생각하자 아찔했다. 당장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지만 그는 카자흐족의 전통적인 처방을 하겠다고 했다. 이튿날, 그가 한쪽 볼에 종이를 붙이고 나타났다. 코란 경전의 기도문을 적은 종이를 뺨에 붙인 그는 문제없다며 남은 여행을 강행했다. 다행히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평탄한 길이라 말릴 수가 없었다. 울기에 돌아가면 병원부터 가보라고 당부를 했다.
쳉겔 솜을 지나 언덕을 넘는데 푸르공의 소음기가 떨어졌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차에서 내려 한 손으로 소음기를 떼어 차 뒤에 실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푸르공이 내달렸다. 얼마 가지 않아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창으로 마구 비가 들이쳤다. 운전사는 태연히 한 손으로 차 안을 주섬주섬 뒤졌다. 잠시 후 그가 꺼낸 것은 차창에 끼울 유리창이었다. 볼에 붙인 코란 기도문 덕인지 그는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울기로 돌아왔다.
--- p.25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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