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듯이 옷에 대한 취향도 모두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좋다고 하는 옷을, 어떤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것이 바로 남들이 뭐라 할 수 없는 옷에 대한 취향이다. 동대문에 가는 첫 시작은 친한 사람이나 잡지에서 얻은 정보로 도움을 얻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일단 갔다면 자신의 눈과 감각에 의지해 멋진 가게와 옷을 찾아내라고 말하고 싶다. 동대문에 가는 백만스물두 명의 취향을 모두 맞춰줄 만큼, 동대문의 스타일은 다양하다.
―「Fashion, 동대문원정대」(32쪽)
이태원을 즐겨 찾는 패션피플이 꼽는 이태원의 강점은 바로 쭉쭉빵빵 외국모델이 입는 것 같은 화려한 스타일과 대담한 노출 디자인의 옷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태원의 또다른 강점은 가장 베이직한 기본티셔츠와 질 좋고 편안한 트레이닝웨어 등의 이지웨어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아무 무늬 없는 질 좋은 화이트 티셔츠를 백화점 브랜드에서는 찾기 어렵지만 이태원에서는 단돈 8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 다양한 디자인과 브랜드가 혼재되어 있는 이태원은 아무도 입지 않는, 정말 독특한 옷을 찾고 싶을 때 가장 유용한 쇼핑플레이스다. 이태원에서 쇼핑만 잘하면 5천원짜리에도 철학이 담긴 패션을 입을 수 있다.
―「Fashion, 이태원쇼핑」(50, 53쪽)
화장품은 평생 사용해야 하는 아이템이다. 게다가 매우 비싸고, 소모품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저렴하고, 더 품질이 좋고, 더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한군데서 구입할 필요도 없다. 기초스킨케어라면 인터넷쇼핑몰이나 약국, 저가브랜드의 제품들이 백화점보다 나을 수도 있다. (…) 제대로 된 화장품을 여우같이 쇼핑하려면 결국 소비자가 화장품에 대해서 공부하고 끊임없이 샘플을 쓰고 서로의 사용후기를 공유해서 똑똑하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Beauty, 화장품쇼핑의 기술」(115∼116쪽)
주방용품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 집의 사양에 맞는지 3박자를 딱딱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종이에 꼭 필요한 주방용품 리스트를 적어라. 필요한 것이 생각보다 많은 것에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면 여기에 비슷한 기능을 하는 가전제품과 조리도구를 지워나간다. 그 다음은 집안에 놓을 자리가 있는지 생각해본다. 주방가전은 생각보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납공간이 없으면 넣고 빼기가 번거로워 사용하지 않게 되기가 일쑤다.
―「Kitchen, 밑줄 쫙 긋고 반드시 확인해야 할 키친의 쇼핑기술」(146쪽)
내가 ‘웰빙홀릭’에다가 ‘우리식단 맹신주의자’ ‘조미료 안 쓰기 운동 자발참여자’가 된 것은 한 10년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의 자극적인 맛과 조미료 냄새에 질렸기 때문이다. (…)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하도 먹을 것에 장난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보니 푸드 쇼핑은 믿을 만한 다양한 루트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Food, 다양한 루트뚫기, 식품쇼핑의 기본법칙」(179쪽)
10년은 써야 하는 가구를 구입하기 위한 기본 노하우는 뭘까? 첫째는 원하는 스타일을 정할 것. (…) 인테리어 잡지를 틈틈이 보면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스크랩해두고 그 가구와 소품 등의 구입처를 알아두는 센스도 필요하다. 둘째는 그 스타일에 맞는 브랜드와 가격대를 시장조사할 것. 셋째는 가구를 무턱대고 구입하기 전에 가구배치도를 그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가 가장 중요한데, 꼭 필요한 기본가구 먼저 구입하고 나머지는 살면서 천천히 구입하라는 것이다.
―「Living, 목돈 없어도 된다! 가구쇼핑의 노하우」(223~224쪽)
--- 본문 중에서
우리의 20대에 쇼핑과 사랑이 없었다면, 세상살이가 얼마나 우울했을까? 확실히 우리의 20대는 야근과 철야를 밥 먹듯이 하며 말 그대로 피눈물나게 돈 벌어서, 맛있는 것 사먹고 옷과 가방, 구두를 쇼핑하는 일만으로 ‘다사다난’했다.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를 다닐 무렵까지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같은 명품브랜드가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고 심지어 백화점브랜드 옷도 낯설기만 했던 ‘시골뜨기’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아름다움, 고급스러움의 미학을 알게 한 것은 ‘잡지장이’라는 직업 덕분이었으나 이것도 ‘운명’일까?
(……)
이 사회는 30대 여성들에게 매우 가혹하다. 결혼도 하라 하고, 결혼했으면 애는 하나 이상은 낳아야 애국하는 길이라 하고, 돈도 많이 벌라 하고, 요리와 청소를 비롯한 살림도 잘하라 한다. 험한 세상 생각해서 재테크 능력도 뛰어나셔야 한다. 목구멍까지, 세상을 향해 “니가 다∼해!!!”라고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르지만 참는다. 쇼핑을 죄악시 여기는 사람도 많지만 어찌되었거나 우리는 매일 돈을 쓴다. 돈을 지불하고 유무형의 무언가를 얻는다. 그것은 틀림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일이다. 이 책이 여자들의 쇼핑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적은 돈으로 실속 있게,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며 쇼핑하는 노하우에 대해서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