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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고기

푸른 물고기

: 편지로 읽는 마르코 복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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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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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36g | 140*205*20mm
ISBN13 9788941920106
ISBN10 89419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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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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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살고 있는지 열네 해입니다. 열정이 몸에서 입으로 옮겨 온 탓인지 바깥 잔소리도 속 잔소리도 부쩍 늘었습니다. 잔소리들을 정리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었는지 잔소리에 대한 정당성을 갖고 싶었는지는 모호합니다. 다만 아이들과 사는 일이 자잘하고 조잔한 과정이라서 한 번쯤 우아함을 찾고 싶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런 이유로 복음서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편지로 복음서를 읽어 준다는 핑계로 아이들 모두에게 당당하고 우아한 잔소리를 하고 싶었던 거지요.
--- p.6

예수에 대한 상징이 물고기라는 것이 신기하지 않니? 예수가 땅 위에 있는 물고기라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 땅 위에서 바다를 그리워하는 물고기의 운명, 그래서 바다를 향해 서걱거리는 모래바람과 마주하고 걸어가야 하는 물고기의 운명, 길 없는 길을 걸어야 하는 운명. 온몸 가득했을 그리움이 안쓰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지 않니?
--- p.15

사실 어떤 충고가 필요할 때 누구랑 이야기하느냐가 무척 중요하잖아.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는 걱정하지 마. 그냥 머무는 거야. 네 상황과 문제를 꺼내 놓고 하느님과 머무는 시간을 갖는 거야. 대화를 해도 되고 그냥 하느님이나 예수를 떠올리면서 머물러도 돼. 물론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머문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 그래도 짧게라도 자주 해 보면 빛이 들어서는 느낌을 알게 될 거야.
--- p.80

예수가 물 위를 걸은 이유는 특별한 게 아니었어. 역풍에 “노를 젓느라고 애쓰는” 제자들에게 달려가고 있었던 거야. 쉬지도 못하고 또 다른 곳으로 떠나는 제자들이 호수 한가운데서 역풍을 만나고 있는 것이 안쓰러워 달려가는 모습이지. … 물 위를 걸어왔든 하늘을 날아왔든 무엇이 중요하겠어. 여기서 중요한 건 왔다는 거야. 마지막 하나를 내어놓은 제자들을 역풍 속에 외로이 내버려 두지 않는 예수의 모습인 거지.
--- p.203

마르코 복음서는 수난이 무서워 도망쳤던 제자들이 부활한 예수와 어떻게 다시 만났는지에 대해 전해 주고 있지는 않아. 다만 다른 복음서나 제자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는 사도행전을 따라가 보면 또 하나의 푸른 물고기가 되어 있는 그들을 만날 수 있어. 예수처럼 수난의 사랑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보게 되지. 그들은 눈뜨는 고된 시간과 아픈 과정을 겪고 나서야 예수가 누구인지 “똑똑히” 보게 된 거야. 목숨을 다해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목숨을 다하는 사랑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보았을 테고, 그 사랑이 빛이 되고 부활이 되는 것을 보았을 거야.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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