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산체스네 아이들

산체스네 아이들

: 빈곤의 문화와 어느 멕시코 가족에 관한 인류학적 르포르타주

리뷰 총점9.0 리뷰 2건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1주
정가
28,000
판매가
25,2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759쪽 | 984g | 153*224*40mm
ISBN13 9791155310113
ISBN10 115531011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박현수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대와 동 대학원에서 인류학을 공부해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의 소도시 사회를 연구한 〈소도시의 생성과 구조〉, 식민지 시대의 도시를 연구한 〈식민지 도시의 일본인 사회〉를 비롯해 일제의 한국 문화 조사, 연구에 관해 많은 글을 썼다. 에릭 울프의 《농민》과 칼 폴라니의 《사람의 살림살이》, 《거대한 변환》을 번역하기도 했다. 한국역사민속학회를 창설했고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을 맡았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한국 역사의 민주화와 한국 인문학의 토대를 구축하려고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을 조직했다.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운 방법을 써서 그 가족의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자기의 생애사를 털어놓게 했다. 이런 방식을 쓰면 각 개인이나 가족 전체, 나아가 멕시코 하층 계급 사람들이 살아가는 여러 모습을 누적적이고도 다면적으로 파노라마처럼 살필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이라 하더라도 여러 식구들이 제 나름대로 다르게 보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만 맞춰봐도 그 많은 자료들이 얼마나 믿을 만하고 타당한지 검증이 된다. 그래서 한 사람의 자서전에 들어 있는 주관성이 얼마간 들통 나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식구들 간에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 수 있다.--- p.17

내 나이 열두 살 때 집을 떠났다.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도망쳐 나왔다. 처음에는 정미소에서, 다음에는 사탕수수밭에서 막일꾼으로 일하다가 그 다음에는 사탕수수 베는 일을 했다. 하루 종일 낫질을 하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사탕수수 2000그루를 베어야 1페소 50전을 줬는데 나는 하루 종일 그 절반밖에 못 베었다. 하루 75전을 받아가지고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온종일 굶거나 기껏해야 한 끼로 때우는 날이 많았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어린 시절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식으로 다섯 해를 보냈다.--- p.47

방은 크지도 않은데다가 방바닥은 울퉁불퉁했고 구멍투성이였다. 사방 벽에는 손가락 자국과 빈대를 죽인 핏자국이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그 집에는 빈대가 들끓고 있었다. 빈대는 딱 질색이었던 게, 아버지가 워낙 깨끗한 걸 좋아했던 덕분에 나는 빈대를 모르고 자랐으니까. 장모네 집에는 변소도 없어서 공동변소를 사용했는데 그 더러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하나뿐인 침대는 처남 화우스띠노와 그 마누라 차지였고, 나머지 식구들은 방바닥에 신문지나 넝마, 담요 따위를 깔고 잤다. 가구라고는 문짝이 떨어져나간 다 부서진 옷장이 하나 그리고 방을 넓게 쓰기 위해 밤이면 부엌으로 내가는 테이블 하나가 전부였다.--- p.265

가난한 우리 아버지는 나를 석방시키려고 1200페소나 썼다. 내 사건은 물적 증거가 없었을 뿐더러 증인들 간의 증언이 서로 엇갈렸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사건이었다. 어수룩한 아버지는 그 변호사에게 돈을 강탈당한 셈이다. 물론 죄를 저지른 자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나는 억울하게 당한 것이다. 그렇게 억울하게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법이라는 것을 신뢰했다. 그러나 그 뒤로는 법률 나부랭이 같은 건 믿지도 않게 됐다. 만일 이런 게 정의라면 불의는 도대체 어떤 것인가?--- p.364

다시 삭막한 현실로 돌아오면 꿈속에 그리던 하얀 집은 사라져버리고 우울한 눈에 들어오는 건 초라한 방구석뿐이었다. 너무 좁아서 관처럼 보이는 거무튀튀한 옷장에는 그때 몇 사람이 살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섯 명에서 많으면 아홉 명의 옷이 꽉 차 있었다. 장롱 하나를 식구 모두가 함께 써야 했다. 식구들의 눈에 띄지 않게 옷을 갈아입는 것도 문제였다. 밤이면 우리는 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담요 속에서 옷을 벗거나, 아니면 옷을 입은 채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형편이었다. 안또냐는 속옷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으나 빠울라와 마르따와 나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p.371

모두들 그토록 가난했기 때문에 그 베씬다드의 생활은 자연히 비참할 수밖에 없었다. 남정네들이 술만 마시니 여자들은 5페소도 안 되는 돈으로 대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다. 새 옷을 한 벌 사 입은 여자는 수금원이 외상값을 받으러 오면 숨바꼭질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속에서도 사람들은 웃기만 했다. 남자들은 쉬지 않고 여자들과 놀아난다. 남정네가 이웃집 마누라와 같이 자지 않으면 마누라가 이웃집 남편과 놀아나는 판이다.--- p.485

어쨌든 우리 같은 계층의 사람들이 남을 증오하는 건 대개가 감정적으로 그러는 것이지, 경제적인 차원에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여자가 배신을 했다거나, 친구가 의리를 배반했다거나 하는 사소한 일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부자라면 이를 가는 것은 여자가 더 심하다. 가난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여자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떤가?
멕시코에는 평등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모든 게 불공평하다는 말이다. 부자들은 너무 부유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찢어지게 가난하다. 애기 하나는 안고 또 몇은 걸리고서 동냥을 얻으러 다니는 아낙네들을 보라!--- p.518

만약 자식 중 하나라도 병에 걸려서 치료비는 빼놓고 약값만 들었다고 치고, 100페소를 빌렸다고 하자. 하루 50전씩 갚는다면 6개월이 걸릴 텐데 그동안에 다른 녀석은 병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한단 말인가? 그런 것이 바로 악순환이며 노동자가 돈을 모으지 못하는 첫째 이유인 것이다.
역시 장사는 자본이다. 500페소에서 1000페소만 있으면 하루에 100페소는 너끈히 벌 수 있다. 시장바닥에는 저속하고 거친 놈들도 많지만 알고 보면 모두 돈푼깨나 있는 놈들이다.--- p.530

그렇지만 조합 회의에 참석하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조합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조차도 몰랐다. 그렇다고 조합이 특별히 못살게 군적도 없었지만 매달 5페소의 조합비는 꼬박꼬박 뜯어갔다. 정치란 몇 백만 페소의 거금이 춤추며 돌아가는 익살 광대 쇼에 불과하다. 공공 자금이 그럴듯하게 쓰이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공공 자금은 고관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흘러들어가는 몇 백만 페소의 구린 돈을 은폐하는 데 방패막이로 쓰일 뿐이다.--- p.585

타자수 노릇을 할 때는 뚱딴지같이 비행기 스튜어디스를 꿈꾸었다. 내 꿈대로 된 일은 없었지만 하여튼 희망만은 잃지 않았다. 그러나 무의식 속에는 돈을 벌겠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생활 수준을 높이고 싶었고, 상류 계층 사람이 되고 싶었고, 무언가 더 가치 있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러자면 역시 돈이 필요했다.
그럼 내가 왜 그렇게 돈을 원하고 잘살기를 바랐는가. 물질적인 욕심이 많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내가 나를 가둬놓고 있는 벽을 깨드리고 나오기만 하면 조카애들 네 명까지 건져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돈만 있으면 변호사를 대서 내가 조카애들의 후견인이 돼 다른 사람들이 애들을 학대하지 못하게 지킬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내가 생전 가져보지 못한 오붓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p.636

난 배운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 노동자들이 전에는 저런 식으로 착취 당하다가 이제는 또 이런 식으로 착취당해 앞으로도 착취가 끝날 날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물론 멕시코는 발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계속 노동자 노릇만 할 것이고, 계속 가난할 것이며, 죽을 때까지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임금이 50전쯤 올라봤자 음식값은 1페소, 2페소, 5페소씩 마구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임금 인상은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효과적인 물가 억제책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손해만 가져다줄 뿐이다.
--- p.73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0점 8.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