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엄마, 저 너머에서 세상이 끝나는 거예요?” 라고 한 천진한 소년, 로렌소 데 테나의 물음으로 시작된다. 부모가 신분의 차이로 결혼하지 못해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로렌소의 유년기는 자상한 어머니가 있기에 행복했다. 어머니 플로렌시아는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다섯 아이들을 돌보았고, 로렌소와 그의 형제자매들은 그런 어머니를 통해서 자연을 배우고 세상에 대한 많은 의문점들을 품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이 모든 것을 바꾸어놓는다. 시골에서 멕시코시티로 옮겨오게 된 아이들은 냉정한 고모의 집에 맡겨지게 되고, 거기서 자신들을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생활하게 된다. 가정이란 따뜻한 울타리는 어머니와 함께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학교에 입학한 로렌소는 그 총명함으로 곧 두각을 드러내지만, 결국 그를 억압하는 불평등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청년 로렌소는 부당한 사회현실에 맞서 정의를 위해 싸우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게 되자, 서서히 지쳐간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이상을 견고히 다지는 일까지 게을리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멕시코의 주요 좌익인사들을 알게 되고, 멕시코 각지를 돌아다니며 가진 자들의 불의와 소외된 자들의 가난을 목격한다. 그러던 중 루이스 에로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서 정치활동 이외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붓게 될 천문학을 접하게 된다. 이제 하늘과 별들은 그의 생활의 전부가 되어버렸고 그런 그는 모든 열정을 다해 연구에 몰두한다. 하지만 로렌소는 사람들의 무지와 빈곤, 열악한 교육환경, 낙후된 과학발전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로렌소는 점점 더 괴로워하다 하버드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하버드에서도 천문학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지만, 로렌소는 멕시코로 되돌아와서 토난친틀라 천문대를 맡게 된다. 그는 좌충우돌하며 멕시코의 근대화를 위해 힘쓴다. 또한 그를 억압하는 불평등한 현실과 사회규범들 그리고 부패한 관료 정치에 끊임없이 맞선다.
로렌소의 삶 속에서 사랑 또한 빠질 수 없는 테마이다. 사춘기 시절, 고모의 친구와 몰래 나누었던 금지된 사랑은 그녀의 자살로 드라마틱하게 끝나버린다. 그리고 수년 후, 다시 찾아온 사랑이 그를 뒤흔들어놓는다. 그러나 로렌소는 하버드 동료 학생 리사에게 멕시코로 같이 가자며 한 프러포즈를 거절당하고 여자들에 대한 환멸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서서히 지쳐가는 그의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파우스타. 로렌소는 그녀를 통해 아름다운 하늘을 소유하게 되더라도 지상에서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면 생에 있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되지만 자의식이 너무도 강한 그에게 이번에도 사랑은 실패로 끝나버리고 만다.
하버드에서 만난 리사와 토난친틀라 천문대에서 알게 된 파우스타, 이 둘은 모두 로렌소보다 젊을 뿐만 아니라 다루기 힘든 당찬 여자들이다. 그는 자유분방하기만 한 그녀들을 도저히 길들일 수 없다. 그녀들에게서 사랑을 배우지만 자신을 둘러싼 우주, 그 껍질을 깨뜨릴 수 없다. 한순간 로렌소가 리사를 소유할 수 있었다면, 그건 그녀가 주도권을 쥐고 그녀의 틀 속으로 그를 집어넣으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멕시코로 그녀를 데려가려 했을 때, 즉 그가 그녀를 자기 삶의 틀 속으로 집어넣으려 했을 때, 그녀를 잃고 만다. 하지만 파우스타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소유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의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그녀는 로렌소보다 더 예측하기 힘든,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강제로 자신의 것으로 취했을 때, 그는 알지 못했다. 그와 같은 행동이 그녀를 오빠에게 겁탈당하고 오랜 시간 고통으로 시달려야 했던 유년기 때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을. 결국 파우스타는 로렌소의 곁을 떠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