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사람됨과 정치, 개인과 국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도 이 땅의 혼탁한 정치에서 떨어진 거룩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온전한 의미에서 정치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이념, 배경, 신념,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사랑과 진리가 눈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성경적 번영의 전망을 일상에서 구현해 나갈 실천적 지혜다. 이를 위해 제임스 스미스는 문화적 예전 삼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왕을 기다리며』에서 이전 작품부터 그가 주목해 온 욕망과 예전의 중요성을 정치신학과 공공신학의 문맥에서 새롭게 부각한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신학, 철학, 정치학, 사회학과 성실하면서도 창조적으로 대화하며 국가를 종교적으로 해석하고 교회를 정치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정치가 세상 안에서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를 갈망하는 문제임을 궁극적으로 보여 준다. 이 단단하고 알찬 책 덕분에 현실 정치를 병들게 하는 왜곡된 욕망이 새로운 지향성을 가지게 되고 공동체를 갈라놓던 메마른 정치적 상상력이 번영의 전망을 풍성히 머금게 되었다.
-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왕을 기다리며』에서는 세상을 외면하고 교회 안으로 숨어 버리는 은둔주의를 반대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러 뛰어나갔다가 다시 교회로 돌아오지 못하는 세속주의도 비판한다. 세상을 기독교화해 버리려는 과도한 신정주의도 경계하며, 마지막으로 교회마저 정치 변혁을 위한 전초기지 정도로 보려는 정치지상주의와도 결별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영토에 도달하는 길은 무엇인가? 제임스 스미스는 그 길을 아우구스티누스에게서 발견한다. 문화적 예전 시리즈의 결정판으로 내놓은 이 책에서 스미스는 그 어떤 정치신학자보다도 정교하고 깊이 있게, 또한 세련되고 정확하게 아우구스티누스를 읽어 냈다. 그는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사랑과 욕망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실 정치는 그 사랑과 욕망이 형성되고 발현되는 아주 중요한 자리임을 보여 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미스는 그리스도인들이 반복해서 드리는 예배의 정치적 의미를 제시한다. 천상 도성을 향해 여행하는 순례자들이 행하는 신국적 정치는 “거리를 둔 참여”라고 부를 수 있는 태도로 특징지어진다. 이것은 장차 올 종말의 왕국을 끊임없이 주시하면서도 이 세상에서 우리들의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말한다. 이러한 자세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의 예배는 보다 낯선 정치적 방식으로 우리를 일깨워 주는 독특한 선물이 되어야 한다. 예배 시간에 뿌려진 효모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속에서 살아갈 때 세상 정치가 제공하는 사랑과 욕망을 거슬러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꿈을 부풀려 줄 것이다.
- 우병훈 (고신대학교 신학과 교수)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과 『고백록』의 현대판이며, 교회의 예배가 원초적 의미에서 정치적이라는 탁월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를 따라 하나님의 도성 시민들은 지상 도성을 하나님의 도성에 병합하고 피조물의 삶이 종말론적 샬롬을 지향하게 함으로써 지상 도성의 안녕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찰스 테일러, 올리버 오도노반,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스탠리 하우어워스, 존 밀뱅크의 도움을 받는다. 여기에 반전이 있다. 저자는 자신의 근본주의를 벗어나게 한 카이퍼식 통전적 복음과 유기체적 교회를 배워 종교개혁이 기독교의 이원론을 거부한 것을 발견하고 기뻐하였다. 그러나 종교개혁과 카이퍼가, 비록 스스로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이 세상’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자연주의로 나아가는 문을 연 것을 반성한다. 스미스의 해답은 역시 예배다. 그는 카이퍼가 제도적 교회와 예배의 의미를 강조하였음에도 미국 복음주의에서 이를 놓친 것을 참회한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는 폴리스가 성도들의 정치적 덕을 형성하여 십자가로 고난받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통치에 참여하며 이 왕의 재림을 소망하게 함을 강조한다. 교회의 메시지와 예배 자체가 정치적이며 하나님의 도성을 향한 도상에서 종말론적 소망을 가지고 이 땅에서 정치에 참여하면서 멋진 이방인으로 살아가기를 촉구한다. 이 책은 카이퍼의 논의를 제대로 이해하며 한국 교회를 짊어질 준비를 해야 할 다음 세대를 위한 필독서다.
- 유해무 (전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교수)
지난 20여 년 동안 개혁주의자를 자처하는 미국의 기독 지성인들은 아브라함 카이퍼 전통과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도전 사이에서 갈등과 고민을 거듭해 왔다. ‘세속세계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전자의 명제와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으로서 교회를 교회되게 하자’는 후자의 요청을 어떻게 결합하고 조화시킬 것인가? 이 책에서 제임스 스미스는 의례의 형성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정치의 종교성과 종교의 정치성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 질문에 답하려 한다. 개혁주의 정치신학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기 위하여 그가 붙잡은 이름은 아우구스티누스, 올리버 오도노반, 찰스 테일러, 그리고 돈키호테다. 이 낯설고 이례적인 연결의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 않은가?
- 이국운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
다작하는 작가이자 언제나 우리의 사고를 자극하는 철학자 제임스 스미스의 『왕을 기다리며』를 우리말로 만나게 되어 매우 감사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요즘 논의되는 공공신학을 다시 생각하며 진정한 공공신학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참된 공공신학은 결국 하나님 나라 입장에서의 공공신학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주어진 하나님 나라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면서 공적 영역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어판 제목인 “왕을 기다리며”는 이 뉘앙스를 잘 드러낸 표현이다. 이 책은 문화적 예전 시리즈를 매듭짓는 책이다. 스미스는 앞선 두 책을 통해 인간이 참으로 예배하는 존재(Homo Liturgicus)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또한 예전신학(Liturgical Theology)이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한 후에, 이 책에서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 역시 우리의 예전적 활동의 하나임을 올바로 제시한다. 이 책이 좋은 교과서가 되어 생산적인 비판과 토론이 일어나 이 땅에 본격적인 ‘광장의 신학’이, 특별히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의 광장의 신학이 제시되기를 기대하며 추천한다.
-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저술에 10년이 넘게 걸린 『왕을 기다리며』는 분명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 탁월한 책에서 스미스는 자신의 문화적 예전 기획 전체에서 제시한 예전적 문화신학이 공적 영역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인상적일 정도로 다채로운 인물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 결과는 우리 시대의 복잡한 현실에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어떻게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설적 정치신학 작업이다. 그와 함께 여행해 온 모든 사람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공적 증언에 관심 있는 많은 새로운 독자까지도 향후 수십 년 동안 이 책을 필독서로 꼽을 것이다.
- 크리스틴 디드 존슨 (웨스턴 신학교, 『정의의 소명』 저자)
『왕을 기다리며』는 사려 깊고 지혜로우며 도발적인 책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서양의 전통에 반하는 진리를 깨달으라는 도전을 받는다. 이것은 국가가 사랑을 빚어 가는 실천의 배양기로서 심층적으로 종교적이고, 교회가 왕을 중심으로 삼고 그분의 인도를 받는 공적 의식의 공간으로서 근본적으로 정치적이며, 따라서 교회의 공공신학이 창조에 비추어 정치적인 것을 다시 자리매김하고 영원에 비추어 그것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진리다. 『왕을 기다리며』는 명석할 뿐만 아니라 잘 쓰였으며 공공신학, 정치학, 철학, 사회 윤리를 비롯한 다양한 관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 브루스 라일리 (애쉬포드 사우스이스턴 침례교 신학교)
스미스는 3부작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이 책에서 예의 활기차고 명료한?정직하고 섬세하면서도?필치로 계보학과 근대성 비판을 넘어서는, 공적 삶에 관한 폭넓은 아우구스티누스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복음주의 정치사상에 대한 필독서로, 특별히 이 책이 실제로 신학적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관심을 복음 선포 및 그리스도인 형성과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동시대 대안들의 긍정적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비판하는 스미스는 예전적·선교적 초점을 제시함으로써 주도적 공공신학자로서 독특한 공헌을 하고 있다. 『왕을 기다리며』를 읽으며 카이퍼주의와 그 비판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를 위한 신학의 책무 역시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에릭 그레고리 (프린스턴 대학교 종교학 교수)
『왕을 기다리며』에서는 스미스의 성숙한 공공신학?‘계산된 양가성’과 ‘훈련된 신중함’을 위한 세심하게 균형 잡힌 호소?을 제시한다. 그것은 자신들을 둘러싼 세상을 헌신적으로 섬기는 이방인 거류민들에 대한 전망이다. 스미스는 늘 그렇듯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통해 동시대 그리스도인들?자신이 속한 신칼뱅주의 전통을 포함해?이 샬롬을 자연화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한다. 스미스는 삶의 최종적·천상적 목적을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사회적 삶을 구성하는 방식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대담하게 주장한다. 문화적 예전 기획을 마무리하며 완성하는 이 책에는 우리 시대의 공공신학과 공적 실천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할 가능성이 있다.
- 한스 부어스마 (내쇼타 하우스, 『십자가, 폭력인가 환대인가』 저자)
스미스의 책은 그의 동료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사회적 삶에 관한 지침서일 뿐만 아니라 동료 시민들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인간은 연대를 추구하도록 창조되었지만 연대를 성취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형성되고 재-형성되어야 한다는 그의 핵심 통찰은 정치신학의 결함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근대 정치에 대한 신선한 비판이다.
- 유벌 레빈 (「내셔널 어페어스」 편집자, 『분열된 공화국』 저자)
스미스는 공공신학으로 알려진 거대한 혼란 속에서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면서 개혁주의 전통 안에서 건설적이며 섬세한 입장을 전개하는 탁월한 책을 써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올리버 오도노반과 제프 스타우트와의 대화에 참여했다. 교회와 정치의 근본 문제를 다루는 데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폭넓게 읽혀야 할 책이다.
- 길버트 로우 (스탠리 하우어워스 듀크 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부 및 법학부 명예교수)
『왕을 기다리며』에서 스미스는 개혁주의 공공신학의 개혁을 시도한다. 늘 그렇듯 명료함, 창의성, 활력을 갖고 그 목표를 완수했으며, 정치신학의 초점을 다시 교회라는 폴리스와 교회의 형성적인 예전적 실천에 맞춤으로써 긍정과 비판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유지했다. 『왕을 기다리며』는 스미스의 문화적 예전 교향곡의 만족스러운 마지막 악장이며 정치신학의 더 광범위한 논의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책이다.
- 피터 라잇하르트 (테오폴리스 인스티튜트 총장)
스미스는 대단히 명료하고 문화적인 통찰로 가득한 이 책에서 오늘날 교회들조차?좌파든 우파든?너무나 자주 귀에 거슬리고 악의에 찬 참여자로 가담하고 있는, 심하게 양극화된 정치 형태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적-개혁주의적 해독제를 제시한다. 동시에 그는 공동의 삶의 정치에 대한 건설적 신학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 루크 브레서튼 케넌 (윤리학연구소, 듀크 대학교 신학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