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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없는 그리움

당신만 없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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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70g | 127*188*8mm
ISBN13 9791189129705
ISBN10 118912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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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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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의 구름은
늘 다른 빛깔 다른 모양이고
땅 위의 나무들도
늘 바람 따라 다른 춤을 춘다

바다로 향하는 강물은
깊이와 폭에 따라 색도 맑기도 다르고
강물이 다다른 바다도
결이 다른 파도와 높이가 다른 태양을 품고 있다

이상하게도 자연이 만든 모든 것은
시간에 따라 변해가도 온통 자연스러운 것뿐
이상하게도 사람의 손을 탄 것만이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고 온통 멈추어 있다
심지어 사람 손에 숨을 잃은 나무들마저도
어루만질수록 어여쁘게 빛나고 시간은 머무른다

그러니 분명하지 않은가
우리가 만들고 네가 남기고 간 추억이
곧 나의 수명보다 길 거라는 사실은
---「사람이 만든 것」중에서

눈을 덮은 일렁임에 보지 못한 그대 얼굴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저토록 멀어지기 전 내가 볼 수 있었던
마지막 앞모습이었을 텐데

혹시라도 돌아보는 앞모습 놓칠까
창피한 줄 모르고 두 눈을 훔쳐보아도
그때마다 뇌리에 남는 건
선명하게 작아져 가는 그대의 뒷모습
그대로의 뒷모습

어쩌면 돌아보지 않는 것이
가장 가깝고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일지도
그대는 현명한 이별을 택한 것일지도

미련에 사로잡혀
사라져 감을 지켜본 내게 남은 건
끝내 그대가 없어져 버린 그 길의 끝

살다가 행여 꺼내 보아도
그리움조차 될 수 없을 그 길의 끝
---「소실점」중에서

너도 나처럼 서둘러 나왔구나
너도 나처럼 몸이 달았구나

어디쯤 내 님 오시는지
왜 이리 더디 오시는지
기다리고 기다리다 먼저 몸이 달아
빼꼼히 고개 내밀었구나

나도 너처럼 빛이라도 품었으면
나도 너처럼 눈에라도 띄었으면

왜 이리 서둘렀냐는 내 님 물음에
무엇 하러 나왔냐는 내 님 잔소리에
오시는 길 어두울까 낮부터 나왔노라
혹여 해님 한눈팔까 지켜보러 왔노라

농이라도 한번 툭 던져볼 텐데
웃음이나 한번 슥 흘려볼 텐데
---「낮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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