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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중독
강은진 | 파란 | 2020년 10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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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41쪽 | 220g | 128*208*20mm
ISBN13 9791187756811
ISBN10 118775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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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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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스쳐 지나며 당신은
작은 바람을 일으켜 내 속눈썹을 살짝 흔들었는데
어디선가 티라미수 냄새가 났어
그건 아마 당신의 작별 인사

너무 달콤해서 목이 아리던 그걸
우린 어째서 서로 떠먹여 주고
병든 시인들처럼 기침을 해댔던 걸까

당신이 떠나는 동안
나는 그 자리에서 계속 눈을 감고
뭉개진 케이크처럼 앉아 있었어
엉뚱한 기도문 같은 걸 외면서

티라미수엔
피처럼 끈적한 커피와
덜 익은 와인도 함께 들어 있다는 거
그땐 몰랐었잖아

모양 없는 것들에 이름을 붙여 주며
당신은 달다는 말을 위험하다는 말로 바꾸곤 했지만
단맛은 혀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거라서
먹을수록 나는 텅 비어 갔나 봐

그때의 케이크는 이미 먹어 버렸고
우리가 붙여 줬던 이름들도 이젠 지워지고 없으니까
이 바람이 사라질 때까지
나를 끌어올려
하얗게 타오르는 구름 기둥처럼
달콤하고 위험한 이 기분의 끝으로

*티라미수: ‘Tirare mi su(나를 끌어올리다)’에서 유래.
---「달콤 중독」중에서

평범한 표정이 무섭다고 말하자
만타가오리, 얼굴을 열어 배후를 보여 주었다

검고 차가운 유리의 입술
나로부터 흘러나와 너를 관통하는 물살

내가 닿으면 너는 아프고
신음인지 웃음인지 알 수도 없게
너는 젖은 담요처럼 날고 있어

만타가오리, 오래전 말소된 내 일곱 번째 감각

모든 동행이 시작되었던
촘촘한 침묵만이 하얗게 부유하는 심해에서
우리의 예민한 피부는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까지 둥글게 말려 가

그리운 촉감
그러나 내가 닿으면 너는 다시 아프고

죽은 자들의 안부를 물으며 만타가오리,
평범한 표정으로 평범한 노래를 반복해

이 감정들은 너무 구질구질하고 미끌거리는데
대답해 줘, 울어도 될까 다친 개처럼

이제 막 이목구비를 갖기 시작한 슬픔이 킥킥 웃기 시작하고
나는 갑자기 살고 싶어졌다
---「만타가오리」중에서

어지럼증을 앓는 사람의 눈빛으로 새벽이 오기도 했다
너의 밤과 나의 아침이 뒤섞이고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 자기 그림자를 밟고 넘어지는 시간
일그러진 얼굴 위에 서늘한 잠이 고인다

둥근 빵의 가운데를 도려내며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빈자리에 듬뿍 오렌지 마멀레이드
침묵이 스며들도록 깊이 오렌지 마멀레이드 오렌지 마멀레이드

설탕에 대한 상상만으로 기분은 쉽게 시작되는데
놀란 새 떼처럼 마구 흩어지는 나의 목소리

내 사랑은 굳이 따지자면 소금 쪽이야

운명은 가장자리에서 자라나는 균열 같은 것
모서리들은 너무 결연해
언젠가는 구름같이 몽롱한 케이크를 굽고 싶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기다리는 아이처럼

달콤한 냄새는 이상한 슬픔을 몰고 와
오늘은 좀 더 단단한 생크림을 얹기로 한다

너는 한 번도 같은 모양으로 깨어난 적이 없었으므로
눈을 뜨면 불쑥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겠지만

하염없이 오렌지 케이크가 익어 가는 아침
우리는 발끝부터 불길하게 부풀어 오른다
---「오렌지 케이크가 익어 가는 아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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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는 내내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은 묘하고 슬픈 여행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면서 동시에 낯선 타인과의 여행이었다. 그리고 낯선 타인의 이름은 다름 아닌 ‘슬픔’. 이 시집에서 ‘슬픔’은 ‘나’에게서 발생했지만 가장 낯선 감정에 가깝다. ‘나’는 이쪽에, ‘슬픔’은 건너편에 서 있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화자는 ‘슬픔’과 여행을 떠난다. ‘나’는 그 여행을 상상한다. 어떤 사람이 풍선을 타고 7,500미터 상공으로 날아올랐다고 한다. 지상으로 내려오는 방법은 풍선을 놓치는 것. 그러면 그가 놓친 풍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시인은 풍선의 주인이 아니라 풍선의 감정을 상상하는 사람이다. 놓쳐 버린 풍선이 겪을 감정과 풍선이 혼자 떠난 여행을.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어떤 길. 그 길은 이상하고 묘한 길이다. 누군가를 만났는데 내 옆엔 항상 빈 의자가 있는 역설, 떠난 적이 없으므로 돌아올 수 없는 길, 딸기 사탕에 딸기가 없다는 당혹감. 알 수 없기 때문에 시인은 차라리 농담을 하기로 한다.

그것은 ‘슬픔’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놀이이다. 풍선은 멀리 떠나간다. “멀고 낯설어서 네가 좋았”(「질식」)다는 시인의 말을 ‘멀고 낯설어서 슬픔이 좋았다’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통증을 견딜 때 가장 아름답고 싶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것은 달콤한 슬픔이고 달콤한 통증이다. 그렇다면 여행에 왜 농담이 필요했을까? 통증에는 “몰핀보다 판타지가 더 낫다”(「통증에 대한 낭만적 이해」)는 구절과 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슬픔’에 관한 시인 고유의 시선이다. 그녀의 말대로 어쩌면 ‘슬픔’은, 타인은, 여행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는 것”인지도(같은 시). 그것이 바로 이 시집의 여행이다. 그녀의 시는 ‘슬픔’을 안다고 말하는 대신 ‘슬픔’을 낯선 타인으로 받아들이고 그 옆을 맴돌며 관찰한다. 풍선이 여행을 떠나려면 풍선을 놓쳐야 하듯, 그녀는 ‘슬픔’을 놓아주는 것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 여행은 슬프지만은 않다. “이제 막 이목구비를 갖기 시작한 슬픔이 킥킥 웃기 시작하고/나는 갑자기 살고 싶어졌다”(「만타가오리」)는 시인의 말처럼.
- 문보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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