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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싶은 날

감사하고 싶은 날

황금알 시인선-22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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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76g | 153*225*10mm
ISBN13 9791189205812
ISBN10 118920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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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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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대형 트럭을 들이받아 운전사와
승객이 중상을 입었다

병원은 천식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환자들은
주차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마스크 공장에서는 연일 철야 작업이 계속되었고
노동자의 마누라는 희색이 만연하였다

연일 물을 들이켜던
환자와 노동자들은 긴 가뭄 끝에
단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하느님 저희를 버리시나이까

어느 자연주의자가 말했다
정녕 나무를 심을 수는 없는 것일까
3월에 이렇게 흐린 날씨가 지속하기는
백 년 만에 처음일 거야

그는 하느님처럼 사투리로 중얼거렸다
---「황사」중에서

벌이라 여겼던 그가 생각났다
항상 혓바닥에는 끈적이는 하얀 아밀라아제가 묻어 있거나
붕붕거렸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얘기가 아니라니까’
‘그건 이런 거라니까’

때때로
허공으로 날아오는 메신저를 심하게 거부하며 그만의
수신 불명의 정보를 발송하였다

한 때
그는 벌과 같은 종족인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은 그와 형제였다고 한다
붕붕거리는 그의 날갯짓 소리는
모두의 달팽이관을 심하게 진동시켰다

어느 날
일방적으로 속보를 전하는 아나운서의 흥분한 입에서
끈적이는 수액이 흘러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도 벌의 종족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마침
나는 터널을 통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윙윙거리는 라디오 소음 때문에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벌떼들이 터널을 지나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전히
그는 육각형의 입을 오물거리며
밀랍으로 그의 집을 만들고 있었을까
---「터널을 지나면서」중에서

누군가 내 잠자리를 범했다
놀란 의식이 들개처럼 휘둥그레졌고
아내는 20대의 나와 함께
빙긋했다

아버지의 숙원이 구겨져 있던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오래전처럼
아내를 탐하는 청년으로부터
세파에 시달리기 전의 나를 보았다

구름을 갈구하다 바람에 추해진 현실과
허름해진 욕심은
아버지의 희망처럼 웅크리고 있었고
무릎에서는
많은 잔여물이 쌓여있었다

지금
수없이 깔려있던 오래된 기억들이 익숙하게
지나가고 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피둥피둥 살찐 희망들로 어깨를 눌러 준 것이 아들에게
미안한데
빙긋 웃고 있다
모든 것들이 고마운 저녁이다
---「어느 날 아들을 보다」중에서

세상의 바람에 닳아버린
머리카락에서 백색 어둠이 번졌다

초점을 잃어가는 눈동자 속으로
빛바랜 기억들은 여러 겹의 프레임frame이 되어
돌아갔다

기억을 더듬는다는 것은
그리움을 긁어간다는 소리
흐릿하게 잊어가는 것들을
스케치한다는 것은
눈동자에 고인 눈물 같은 어머니나
늙은 아버지의 마른기침처럼
약해진 괄약근 사이로 오래된 그리움이 누수되고 있다는 것

컬러판처럼 선명했던 것들이
흑백 사진처럼 탈색된 기억으로 변해버린 것들을
발굴해 내던 어느 날
누군가의 영혼은 더욱 수척해 지고 있다
---「영혼이 수척해지는 날」중에서

거울이 세포분열을 했다
나는 다양한 나를 세포분열 시키고 있다
평소와 다른 나를 발견한 나는
사나운 표정으로
원숭이처럼장난을 쳤다

거울 속에 잠긴 나는
밖을 내다보았다
태양도 세포분열 하는 중이었고
세상
모든 것들도 온통 세포분열 중이다

우리는
세포분열을 상속받았나 보다
---「깨진 거울」중에서

물수제비를 타네

타타타타타

코를 골던
강물이 얼떨결에 눈을 껌벅거렸고
깊이 잠들었던
붕어들도 입을 오물거리며
돛배처럼 떠다니네
노를 저을 때마다
조각난 달빛들은
강으로 떨어져 반짝거리고

늦은 밤 강어귀
어느 집에서 부부싸움이 시작되었나
물결 따라 쟁반 깨지는 소리 요란하네
그럴 때면
오래도록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달님은
쨍그랑 쨍그랑거리며
하구를 향하여 흘러가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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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한한 반복의 그물망 속으로 날아가는 새들처럼 살아간다. 「어느 날 아들을 보다」에서 “누군가 나의 잠자리를 범했다”라는 도발적인 시어로 전개되는데 결구에서는 반전이 전개된다. 엄마 곁에 누운 이십대 아들의 모습에서 청춘 시절의 자신을 발견하는 시적 화자의 미소가 번진다. 한편 「어느 우연한 날이었다.」에서는 “하늘 끝자락에 매달린 구름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있었다”라고 토로한다. 아내와 어머니의 이미지가 겹치고,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는 나를 만들어가는”을 통해서 세월이 흘러가는 과정을 통해 변해가는 자신의 얼굴을 봄으로써, 시간의 그물로 직조되는 삶을 영화적 구성으로 전개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월인천강지곡」에서 “세포 분열을 한 달빛들은/ 강으로 떨어져 반짝거리네”라고 묘사하면서, 강물이 반짝거리며 흘러가는 형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아라홍련」에서는 고려 시대의 연꽃 씨앗이 어느 펄 속에서 발견되어 다시 개화하는 모습을 포착한다. “부화를 꿈꾸며 면벽으로 묵언 수행하다가 붉은 처녀가 되었네”라는 시구詩句에서 보듯 시인은 시간이 흘러가는 모양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김혜영 (시인)
이창하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삶의 모든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변화는 ‘있음’과 ‘없음’ 사이에서 진동하고,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 벌어지며, ‘왼쪽’과 ‘오른쪽’ 사이에 위치하는 어떤 흐름일 테다. 삶을 대조적인 양극 사이에서의 선택으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삶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해하고 싶다. 이창하의 시가 그러하듯이 삶은 멈출 수 없는 사랑이고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다.
- 권온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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