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교리의 요약인 사도신경의 구조를 따라 본서를 전개한다. 우리의 신앙고백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사도신경의 구조를 분석해 보면 제1항목은 성부 하나님과 그의 사역에 대해, 제2항목은 성자 하나님과 그의 사역에 대해, 그리고 제3항목은 성령 하나님과 그의 사역?교회(거룩한 교회와 성도의 교제), 구원(사죄), 종말(부활과 영생)?에 대해 고백하고 있다. 이처럼 사도신경의 구조는 “삼위일체론적”이다. 상대적으로는 성자 하나님과 그의 사역을 중심으로 한 부분을 길게 고백하고 있다. 우리는 이 순서를 따라 삼위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성부, 성자와 성령님의 사역에서 살필 것이다. 성부 하나님은 항상 성자, 성령님과 함께 동사하시며, 성자께서도 성부의 보냄을 받아 성령님의 능력으로 사역하셨고, 성령님께서도 성부와 성자 하나님의 사역을 교회와 우리에게 적용하심으로 우리를 하나님의 동사자로 만드신다. 그러므로 본서는 어느 곳에서나 삼위 하나님을 증거하며, 또한 삼위 하나님을 증거하는 죄인이면서 동시에 의인인 우리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기도와 성령님의 관계를 보자. 바르게 기도하는 것은 희귀한 은사인데, 우리는 이를 얻기 위해 성령의 도움을 간구해야 한다. 우리는 기도가 하나님이 자기를 계시하시는 방편이며, 성령의 도움으로 믿음 안에서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제한적인” 은혜의 방편인 기도를 옹호한다. 이로써 세 방편들은 모두 특성을 지닌다. 한마디로 진정한 의미의 은혜의 방편인 말씀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기도다. 간접적이기는 하나 기도는 하나님이 자기를 계시하시는 방편이다. 기도는 삼위 하나님과의 교제를 위한 방편이다. 말씀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기도다. 이러한 점에서 공예배 시에 설교 직전에 드리는 “설교”를 위한 기도는 성령의 임재와 능력을 간구하는 좋은 전통이다.
--- 「5. 성령 하나님: 교회론」 중에서
영원을 불변성이나 무한성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영원을 시간과 반대의 개념인 무시간성으로 이해해서도 안 된다. 시간을 초월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영원을 무시간성으로 보면 하나님이 시간이 있는 역사 속으로 오신 것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피조물이 있는 곳, 역사 속에 오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라는 시간 안에서 영원한 하나님을 만난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원성은 시간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계 속으로 오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자신을 계시하셨으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또한 산 자들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할 수 있다(막 12:26 이하). 예수님이 바로 산 자시다(계 1:18). 하나님은 자신을 그리스도 안에서 산 자로 계시하셨다.
--- 「2.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 삼위일체론적 신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