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종교사회학자들과 선교학자들이 그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신학의 부재이다. 신학함의 현장인 교회에서 신학은 오히려 소외되고 있는 형편이니 말이다. 신학을 버려야 목회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부끄러움 없이 회자되고 있다. 교회의 위기는 곧 신학의 위기이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믿는가? 우리는 어떤 세상을 지향하는가? 교회에게 주어진 소명은 무엇인가? 20세기 초, 자연과학적 세계관의 세례를 받은 많은 이들이 무의미와 공허의 심연 앞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칼 하임은 가톨릭신학의 아름다움을 통찰하는 동시에 종교개혁 신학에 비추어 그 한계가 무엇인지도 밝히려 한다. 저자는 그 과정을 통해 개신교신학의 알짬을 드러내고 있다. 공동번역자인 김회권의 정교한 해설은 변증신학의 논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신학의 아름다움 속으로 안내하기에 충분하다.
- 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는 말은 모든 여행자의 금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들려주고픈 말이다. 칼 하임은 완숙한 여행 가이드처럼 개신교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역사와 신학을 꿰뚫어 가며 독자를 인도한다.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조용한 어조로 종교개혁의 사건을 손에 쥐고 말을 걸어온다. 틀에 박힌 언어나 개념이 아니라 양심, 명료한 정신, 저항, 의심, 영적 고투처럼 참신하고 예리한 용어들이 종이 위로 뛰어다닌다. 이 책에서 칼 하임의 목소리가 끝나는 순간,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신앙과 역사의 유산, 그리고 더 넓고 깊은 사유의 세계 가운데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서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모든 프로테스탄트의 잠언이다.
-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담임목사)
오늘 한국 개신교회에는 물신物神이 그리스도를 대신하고, 기업 경영자나 영험한 제사장 같은 이들이 성직 권력을 행사하며, 신자 역시 하나님과 직접 대면하는 실존으로 자라가길 주저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으리으리한 건물과 화려한 장식, 신비를 꾸며 내는 문화 속에 숨은 채, 지극히 낮은 자리로 내려가 소금과 빛이 되길 잊어버린 한국 개신교회의 모습이 연일 세상을 놀라게 한다. 이런 때 한국 개신교회가 새겨들었으면 하는 책이 나왔다. 비록 1차 세계대전 뒤에 사람들이 개신교를 떠나 가톨릭으로 개종하거나 자연과학을 내세워 신앙을 부인하던 독일의 혼돈 상황을 염두에 둔 책이긴 하지만, 저자가 결연하게 들려주는 개신교신앙의 정수는 다시 한 번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외침이 사방에서 들려오는 한국 개신교회가 곱씹으며 들어야 할 내용이다. 이 책이 한국 개신교회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자양분이 되었으면 한다.
- 박규태 (『성경의 세계상』(칼 하임 지음) 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