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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과를 먹는 저녁

풋사과를 먹는 저녁

현대시학 시인선-06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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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6쪽 | 204g | 127*205*20mm
ISBN13 9791186557778
ISBN10 11865577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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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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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으로 첫 시집을 보내준 사람 연락이 없다
지리산에서 우전차를 보내온 사람
금강경 시절 인연을 외우며
어린 당나귀 꼬리에 부서지던 햇살을 따라
함께 넘은 옛사람들은
다들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연락이 없다

높은 산 눈 녹은 물소리가 잠든 나무 이파리로 필 때
하늘의 중심을 잡고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던 차마고도 길
마음과 삶은 길을 이어놓았는데
나는 잃어버린 것도 없이 어느 사람을 연민하다가
이곳까지 왔을까
바람에 팽팽해진 나뭇가지로 날아온 새가 울고 갈 때
마음의 심지 올린 봄날이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허공에 잎을 꺼내놓은 고산의 나무들은
서로의 간격을 줄이며 피고 있었는데
---「그림자 지우기」중에서

제 몸을 파도에 맡기고 뱃길을 열고 선 방파제 쪽에서
문득 사람과 관계한 버린 날들 속으로
나의 후회를 보고 싶을 때도 있지
해풍에 내다 말려서 빛나는 세간의 말을 버리고
헌 신발처럼 버리고 싶은 날도 있었지

큰 삶은 원하지 않아서
은어 철엔 은어를 따라가서 살고
남은 생은 창을 내고 고단한 생을 같이할
동백꽃처럼 볼이 붉은 사람이 있으면 좋지
그리고 살아온 날을 후회한들 무엇하냐고
찬바람에 등을 맞대고 살면 족하지

한 세월 낡은 폐선에서 저녁노을 지나간 시절을
난 왜 괴로워했나

때론 녹이 슨 몸과 근육에도 난장길로 접어들 때
알몸으로 살아가는 무심이 묵직할 때도 찾아오겠지
내 후회를 버리지 못하고 철들지 못한 뒷모습을 채우는데
울진쯤을 지나는데 댓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울진을 지나며」중에서

지상의 날짜들을 잘못 짚고 떨어진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서둘러 잎을 떨군 나무들의 일정 때문일 것이다
기온을 잘못 읽은 어떤 충동들이
제 몸 안의 자각 없는 고행을 바라겠는가
고행의 날을 단맛으로 숙성시키고 싶지 않았을까

지금은 풋내 나는 불온한 계절을 건너가고 있는 저녁
태양의 궤도를 착각한 사과를 먹고 있다
나는 가끔 단맛을 채우지 못하고 빛을 투과해
명중할 수 없는 빛의 자각을 채우지 못한 것들이
궁금해지는 저녁이 있다

나무와 햇살과 바람이 단맛을 채우며 뒤척이던 밤을
시큼한 맛이 고이는 궤도의 시간으로 걸어가 보고 싶기도 했다

양분을 놓칠 수 없는 안간힘을 다했던 꼭지를
더 붙잡았던 힘을, 열매는 수차례 들어가 보기도 했을 터
허나, 떨어진 것들의 궁핍한 맛들은
어느 계절의 바람에 단맛이 말소되었던 경계지점일까

사과 껍질을 벗기면 고스란히 드러날 것 같은 빛이,
빗나간 각도의 맛이 시큼한 저녁
지불이 끝난 맛을 별빛 속에 끌어들인다
---「풋사과를 먹는 저녁」중에서

어판장 앞 고양이 한 마리가
아침 햇살을 주워 먹고 있다

먼 바다의 갈매기를 바라보는 중년의 여인
그녀가 생을 담아내고 싶은 곳은 포구가 아니었다
어머니의 등줄기처럼 건기에 빠져있는 무료한 집
라디오 소리에 빨래가 마르는 언덕의 집이었다

하늘 심장 소리가 새어 나올 것 같은
그 어디쯤에서 살고 싶었으나 운명은 그녀를
비린내를 끌고 다니는 갈매기들의 거처
어판장에 묶어 두었다
새벽 항구 경매된 생선들에 붙들려
청춘을 말려야 했다

날이 가도 줄어들지 않은 바닷가 사연들
바다가 조업을 줄이는 날에도
거친 사내들의 소주병과 은칼 위 생선들을 썰어
생활들을 꾸리는 사이 금어기가 왔고
바다의 한쪽은 불경기의 날들이 갔다

저녁이 밀려오는 푸른 바다의 수심을
애써 정리하는 그녀의 몸
무쇠 닻처럼 살아온 날들이 빠져들고 있다
---「항구의 봄 ― k 아줌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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