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11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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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2쪽 | 198g | 130*188*10mm |
ISBN13 | 9791161110608 |
ISBN10 | 1161110607 |
발행일 | 2020년 11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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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2쪽 | 198g | 130*188*10mm |
ISBN13 | 9791161110608 |
ISBN10 | 1161110607 |
조지 오웰, 이 시대의 영웅 9 1. 이튼 칼리지 학생으로 19 2. 제국의 더러운 일 39 3. 파리의 포도鋪道 위에서 71 4. 노동자들 틈의 지식인 89 5. 총구 끝의 사상 108 6. 주라 섬의 로빈슨 크루소 140 7. 모든 것이 오웰적이다! 157 조지 오웰 연보 169 조지 오웰의 작품들 170 감사의 말 171 |
책 끝에 덧붙여진 조지 오웰의 짤막한 연보는 다음과 같다.
1903년 에릭 아서 블레어, 영국령 인도의 모티하리에서 출생.
1911년 성 시프리언 기숙학교에 입학.
1917년 이튼 칼리지 입학.
1922년 버마의 영국 식민지 경찰에 입대.
1928년 파리에 정착.
1936년 공화파 진영에서 싸우러 스페인으로 감.
1941년 BBC 방송국 선전부에서 일함.
1946년 스코틀랜드 주라 섬에 정착.
1950년 런던에서 결핵으로 사망.
이 짧은 연보의 지리는 모두 이 책에서 저자가 쫓은 조지 오웰의 자취다(하나 예외가 있다면 ‘BBC 방송국 선전부’다). 저자는 이튼 칼리지, 버마, 파리, 위건(왜 이건 연보에 없지?), 스페인, 주라 섬을 통해 조지 오웰을 읽는다. 조지 오웰의 자취는 그대로 그의 작품과 대응한다. 버마에서의 식민지 경찰의 경험은 몇 편의 단편과 함께 《버마 시절》이, 파리에서 밑바닥 생활은 그의 첫 작품인 에세이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인생》이, 위건에서의 취재 생활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 그리고 스페인 전쟁에서의 경험은 《카탈루냐 찬가》가. 그리고 주라 섬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작품인 《1984년》이 대응한다. 심지어 저자가 책에서 언급하고 있지 않은 BBC 방송국 선전부는 아마도 《1984년》과 함께 《동물농장》이 대응할 꺼다. 그러니까 조지 오웰의 자취를 쫓는다는 것은, 조지 오웰의 작품을 보다 섬세하게 이해하기 위한 방편이 된다는 얘기다.
이 짧은 책은 아드리앙 졸므가 <르 피가로>지에 실린 르포가 바탕이 되었다. 그는 조지 오웰이 머물렀던 곳을 취재했으며, 거기서 조지 오웰의 흔적을 찾았다. 그 흔적 찾기는 결국의 조지 오웰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런 작품을 남기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길이었다. 한 작가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그가 처한 위치와 경험을 탐구하는 것은 매우 고전적이고, 정통적인 방법이지만, 그런 방식이 늘 그 작가의 내면과 함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지 오웰은 다르다. 그의 자취가 그대로 그의 작품에 드러난다. 아드리앙 졸므는 바로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지 오웰. 분명 나는 그의 작품(《1984년》과 《동물 농장》)을 읽었지만, 아득하다. 그 작품에 대해 말할라치면 마치 피에르 바야르의 《읽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수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읽지 않았어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환한 경우다. 읽었어도 읽은 기억보다 마치 읽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러니까 무척이나 유명한 책이란 얘기다.
그러면 그는 어떤 인물이었나? 아드리앙 졸므는 조지 오웰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녔던 관찰자”였지만 “냉소주의자나 차갑고 무심한 분석가가 아니라, 시종일관 현실에 최대한 열중하고자 했던 증인”.
자신의 눈으로 보았던 대로 썼기에, 그의 경험이 그를 만들었다. 식민지 경찰의 경험이 있었기에 맹렬한 반(反) 식민주의자가 되었고, 파리와 런던의 빈민굴 체험과 맨체스터(위건)의 광산촌 생활은 그를 사회주자가 되게 했다. 사회주의자였고 열혈한 반파시스트였지만, 스페인 내전에서의 경험으로 공산주의자들의 전체주의에 대한 결연한 반대자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어느 쪽으로도 분류하기 힘든 인물이 되었다. 사회주의자로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고발할 때는 좌파가 만족스러워하지만, 완고한 반공주의자였고, 좌파 지식인들에 대해 경고도 마다하지 않았을 때는 우파가 환호했다. 그와 같은 이유로 좌파에게서, 우파에게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계화, 기술적 감시, 인간성 말살’ 등에 대한 비판이 조명되면서 생태주의자들의 영웅이 되었다. 그는 영원히 어느 편이 될 수가 없었지만, 사회적 맥락 속에서 누구의 편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아드리앙 졸므는 조지 오웰의 자취를 쫓는 것을 마치고, 마지막 장에 “모든 것이 오웰적이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CCTV로 대표되는 대도시의 광범위하고도 촘촘한 감시 체계와 함께 미국의 이라크 등 전세계에서 벌이는 끝없는 전쟁들, 에르도안에 의한 터키의 독재, 중국의 자본적 공산주의 체제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니 모든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에 우리는 ‘오웰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그를 이른바 ‘예언자’, 혹은 ‘예언적 작가’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드리앙 졸므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자 했기에, 틀릴 수도 있었지만 통찰력 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어떤 의미에서건 우리는 오웰적 세계에 살고 있다. 벗어날 수 있을까? 글쎄... 이 질문에 회의적일 수 밖에 없는 우리는 다시 오웰을 찬찬히 읽어야 하지 않을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조지 오웰이 걸어온 길.
과연 조지 오웰의 길은 무얼까? 처음 떠오르는 단어가 '언행일치', 수많은 지식인들이 쏟아내는 글들과 말들,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낄가? 요즘 많은 매체에 올라오는 기사를 보면 얼마나 언행일치가 힘든 일이지를 알게 된다. 한 마디로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고, 자기 희생은 더 어려운 길인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 조지 오웰하면 '1984'나 '동물농장'을 떠 올린다.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가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 현실의 수많은 감시카메라와 소련의 독재를 경고한 책 등으로 연결한다. 물론 그의 소설은 풍자속에 굴직굴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기에 독자들에게 더 강력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의 소설도 좋아하지만, 소설 보다는 수필, 그 중에서 그의 경험이 녹아 있는 르포, 위건부두나 카탈로니아 찬가, 파리 런던에서의 따라지 생활 등을 더 좋아한다. 인간에게 경험은 어떤 의미일까? 경험이 곧 그이지 않겠는가? 스스로가 경험한 것들을 글로 옮기니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경험이 글로서 옮겨질때 더 깊은 전달력을 가지는 것 같다. 가난과 이데올르기 그 속에서의 인간의 몸부림 처참하지만, 삶이란 거대한 무게에 눌려 꿈틀거릴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나아지겠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점점 이런 희망마져 앗아가버리는지도 모르겠다. 힘든 일상의 반복이 삶을 갉아 먹는다.
이 책을 그가 생활한 곳, 특히 그의 글의 중심 무대 같은 곳(버마, 영국, 프랑스, 스페인)을 방문하면서 한번 더 그의 의도를 떠올려 볼수 있다. 이데올르기, 식민, 자본주의, 가난 등 은 것들을 말하고 있다. 다행이 이 책은 그렇게 두꺼운 책이 아니라 쉽게 넘어간다. 오웰의 발자취를 따라 가면서 그의 생각의 변화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웰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아서 실천하는 진짜 지식인이며 작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고 거대한 이데올르기만 다루지는 않았다. 그의 소설 몇 편에 숨겨진 '소시민적인 삶'도 그의 고민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힘들게 살면서 삶의 마지막 숨을 짜내서 밷어낸 작품들. 한번 쯤 읽어보고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랫만에 만난 오웰에 관한 책이라 반갑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