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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섬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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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섬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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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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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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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9.8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2.2만자, 약 4.1만 단어, A4 약 77쪽?
ISBN13 9788957077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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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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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전에 켜놓은 신묘장구대다라니경 선율이 바람을 타고 허공에서 회오리바람처럼 휘돌더니 석주를 감고 범종을 두드리다 갯바위를 어루만지고 다시 경내로 돌아온다. 끊어질 듯 이어지며 유장하게 흐르는 여승의 다라니경은 급기야 자애의 마음을 사정없이 휘젓는다. 처음 들었지만 가슴을 파고들어 저 밑바닥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생의 앙금들을 끄집어냈다. 삭였다고 생각했던 앙금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눈을 지그시 감자 다라니경이 가슴으로 파고들어 애간장을 녹인다. 면벽하고 좌선하며 숱한 밤을 참선으로 지새웠을 여승의 고뇌가 폐부를 찌른다. 소리 죽인 한숨과 죽비와 눈물과 희열로 얼룩진 비장함. 다라니경의 담금질을 견디지 못한 자애의 감은 눈에서 소리 없이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섬, 섬옥수 1」중에서

입맛을 다시다 말고 인규는 마음을 가다듬는다. 고기는 사람이 낚는 게 아니라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고수나 노련한 어부도 억지로 고기를 잡을 순 없다. 그날의 조황은 바람, 수온, 조류, 물때는 기본이고 겸손한 마음이 더해져야 바다가 선물로 대물 한 수 걸어준다. 철들어 땅끝섬에 들어와 사시장철 고기를 낚
으며 살아온 지난 십여 년이야말로 ‘자연을 거스를 순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시간이었다. ---「섬, 섬옥수 2」중에서

반나절이 흘러 떠오른 정희의 시신은 천만다행하게도 온전했다. 갯바위에 부딪혀 찢기거나 성난 파도 등쌀에 물멍이 들어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 게 보통이었다. 그녀가 사고를 당한 장소는 아기업개당 절벽 바로 아래 아늑하니 들어앉은 좁은 만(灣)이라 특히 물살이 세기로 유명했다. 들물일 때는 한길 넘게 여를 품어 자리돔이며 벵에돔이 많이 들어와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하고 물질에 능숙한 잠녀들이 곧잘 작업하는 곳이다. 절벽에 뚫린 해식동굴을 불턱 삼아 잠녀들의 숨비소리가 갈매기 울음에 섞여 어쩐지 구슬프게 들리던 자리였다. ---「섬, 섬옥수 3」중에서

조상 대대로 섬을 지켜온 원주민과 돈벌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연을 안고 들어온 외지인들이 모여 사는
땅끝섬. 하루가 멀다고 시비가 벌어지는데 명색이 파출소장을 지낸 자신이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게 영 껄쩍지근하다. 등대 옆 억새밭이 스산하게 머리를 풀어 헤쳤다. 미순의 넋이 여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것 같다. 처음 섬에 들어올 때는 낚시로 세월이나 죽이자고 온 게 아닌데……. 자신이 한없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섬, 섬옥수 4」중에서

땅끝섬 여인들은 열이면 열 다 잠녀 출신이다. 그들은 오로지 자식 굶기지 않기 위해 물질을 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을 벌기 위해 차갑고 깊은 물속도 두렵지 않았다. 그런 만큼 나름대로 철학이 있었다. 도덕이랄까, 양심이랄까. 나 살자고 남 짓밟지 않고 나 먹자고 남의 것을 빼앗지 않았다. 정직하게 꼭 먹고살 만큼만 벌면서도 순응했고 그런 어미 밑에서 자란 아들딸 역시 다르지 않았다. 평생을 물질과 고기잡이로 잔뼈가 굵은 섬사람들은 투박하고 거칠되 정직하고 욕심 사납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섬에서 주인 행세하는 저들은 누구의 자식인가……. ---「섬, 섬옥수 5」중에서

종태는 마을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온 일꾼이다. 마을 사내들은 품삯은 고사하고 기껏 담배 한두 갑 쥐여주거나 술 한잔 받아주고 자기 집 머슴 부리듯 부려왔다. 마을 잔치에 쓸 돼지 멱따는 일은 물론 복달임으로 개 잡는 일부터 집 지을 때 벽돌 나르고 시멘트 개고 담 쌓고 등등 힘쓸 일이 있을 때면 언제나 종태를 앞세웠다. 그러나 이제 아무도 차가운 물속에 들어앉은 그를 찾지 않는다. 이미 죽은 사람 취급이다. 소식 듣고 달려온 종태 어멍이 기함을 하며 몸부림치자 현씨 할망이 끌어안고 함께 운다. 두 노인네의 애간장을 녹이는 통곡 사이로 파도 소리가 끼어든다. 멀리서 종태의 어멍! 어멍 울지 맙서! 허흥……. 짐승처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다. ---「섬, 섬옥수 5」중에서

아이는 땅끝섬산(産)이다. 땅끝섬에서 잉태되어 섬의 정기를 받고 태어나 섬의 바람과 햇빛, 공기를 마시며 자라고 있는, 땅끝섬이 고향인 아주 특별한 아이다. 사실 생을 마감하러 들어왔다가 남편 만나 결혼했고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을 얻었으니 그녀에게도 땅끝섬은 아주 특별한 장소다. ---「섬, 섬옥수 6」중에서

새 생명과 인연을 맺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시점에서 다시 찾은 섬은 더 이상 땅끝이 아니다. 시작과 끝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맞물려 있는 법, 내려오기로 치면 끝이지만 거슬러 올라가자면 국토의 시작 아닌가.
---「섬, 섬옥수 7」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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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도 세계의 안이다. 세계 바깥은 없다. 어차피 이 세계는 끝이건 안이건 간에 낙원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니 세계의 끝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도 그저 그런 사람들의 비루하고 속물적인 욕망들에 불과할 것이다. 이나미의 『섬, 섬옥수(纖獄囚)』는 제목에서 암시하듯?하나의 감옥이 되어버린 섬, 그런 섬 같은 세계?,한반도 남단 땅끝섬을 우리의 짐작과는 달리 탐욕과 이기심이 넘쳐나는 이 세계의 축도로 그려 보이고 있다. 그래서 소설을 읽다 보면 땅끝섬에 대한 우리의 낭만적 기대와 희망은 점점 꺾일 것이지만 그만큼의 낯선 희망 또한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심진경(문학평론가)

“어머니의 그곳, 가장 성스럽고 은밀한, 모태의 근원인 음부”에 들러붙어 “손발을 비비는 파리 떼”를 생의 한순간 목도한 사람, “내 영혼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어”라고 중얼거릴 수밖에 없는 사람, 구린내 풍기는 아귀 주둥이 속 같은 영육(靈肉) 속에서 아비지옥으로 뒤엉킨 욕망과 희로애락을 풀지 못해 섬으로 가 스스로 수인이 된 사람들……. 먼 듯 그러나 조금 전까지도 내 앞에, 내 옆에, 내 뒤에 서 있던 그네들의 죽살이[生死]를 들여다보라고 말하는 그녀의 소설 앞에서 그만 먹먹해진다.
매일매일 뒷산에 올라 조용하고 비밀스럽게 쌓아올린 돌탑이 와르르 무너지듯 가슴이 무너지는 순간을 견디어낼 마음의 준비, 주걱으로 내내 저어가면서 쑨 죽이 쉬어버려 하수구로 흘려버려야만 하는 저녁 시간을 견디어낼 마음의 준비…… 마음……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녀의 소설을 펼치자.
그녀의 소설을 읽다,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았다. 멀찍이 떨어진 두 손이 저절로 모아져 지문과 지문이 회오리쳐 맞닿게 하는, 손금과 손금이 한 나무에서 내린 뿌리처럼 얽히게 하는, 온기가 우물처럼 고이게 하는 소설만큼 귀한 소설이 있을까 싶다.
김숨(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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