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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구름 한형석

먼구름 한형석

: 희망을 노래한 예술가

인물로 만나는 부산정신-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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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88g | 133*225*20mm
ISBN13 9791190971072
ISBN10 119097107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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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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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겨우 초딩인 제가 어떻게 들었다는 게 그리 중요한가요?” “뭐? 초, 초딩?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만, 네가 어떻게 들었느냐 하는 건 매우 중요하지. 어느 누구의 목소리보다 중요하단다.”
--- p.29~30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면서까지 선택한 예술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식민지배와 전쟁이 무서운 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빼앗는 것이다. 내일이 있는 오늘을 사는 한, 예술은 어떤 시절 속에서도 중요한 것이었다.
--- p.43

아버지의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비장함에 더 물을 수 없었다. 형석은 조심스레 받아들고는 보자기를 풀었다. 그 속엔 곱게 접힌 명주천과 작은 상자 하나가 나왔다. 형석이 명주천부터 펼쳤는데, 그곳엔 태극기가 그려져 있었다. 붉고 푸른 태극무늬를 보자마자, 형석의 가슴은 불을 붙인 듯 확 데워졌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귀중품이라도 들어있을 줄 알았던 함 속엔 한 줌의 흙이 전부였다. “아버지, 태극기의 의미는 알겠습니다만, 이 흙은 무엇인지요?” “조국의 흙이다.”
--- p.97

유안의 두 눈엔 눈물이 떼구루루 흘러내렸다. 꼭 잡은 형석의 손은 숱한 고생 끝에 꺼칠하게 마르고 굳은살이 단단하게 박여 있었다. 누가 그의 손을 음악인의 손이라고 생각하랴! 유안은 갓 태어난 아기 형석이 자신의 손가락을 꼭 쥐고 있던 것이 엊그제만 같았다.
--- p.125

형석은 아이들을 위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직접 기둥을 세울 목재를 이고 지고 날랐다. 바로 자유아동극장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그가 이 같은 꿈을 공상에 그치지 않고, 설계부터 건설까지 현실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광복군에서의 쌓아왔던 예술구국의 경험 덕분이었다.
--- p.142

“선생님은 언제까지 흘러가실 건가요?” “그건 모르겠다. 예술구국을 끝맺는 날이 아닐까?” “선생님께서 살아 계시는 동안, 그날이 오지 않으면요?” “그럼 유안이가 대신 이어주면 되지 않니? 나야, 먼 구름이 되어 내려다보고 있을 테니까.” “…선생님, 그럼 우리 곁을 떠나간 사람들은 아예 사라진 것만은 아닌가요?”
--- p.149

역사가는 사실(史實)만을 추종하는 노예가 아니며, 사실을 입맛대로 주무르는 주인도 아닙니다. 역사란 역사가에 의해서든, 힘 있는 자들에 의해서든… 그 어떤 시도에 의해서든 완결될 수 없는 것이지요.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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