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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생애

베토벤의 생애

: 위대한 투쟁

거장이 만난 거장-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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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52g | 128*188*14mm
ISBN13 9791189716066
ISBN10 11897160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헨델》, 오페라 연구서 등 몇몇 책에서 음악학에 엄밀한 경의를 표했다. 하지만 《베토벤의 생애》는 학문을 위해 쓴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상처 입고 숨 막힌 영혼이 다시 일어나서 숨 쉬며 구세주에게 바치는 감사의 노래다. 이 구세주를 내가 변모시켰음을 잘 안다. 하지만 모든 신앙 고백과 사랑 고백도 이러하다. 내가 쓴 《베토벤의 생애》는 이러한 고백이다. / 세상은 이 책을 움켜쥐었다. 그래서 이 작은 책이 일부러 의도한 바 없던 행운을 여기에 부여했다. 그 시대에는 프랑스에서만 수백만 명의 억눌린 이상주의자 세대가 억압을 풀어줄 한마디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들은 그 한마디를 베토벤의 음악에서 찾았으며, 그의 음악을 간절히 원했다. / 이 시대의 생존자 누군들 〈아뉴스 데이Agnus Dei〉가 울려 퍼지는 순간의 성당과 같은 ? 희생에 뒤이어 나타나며, 현신의 빛으로 환히 밝혀진 고통스런 얼굴과 같은 ? 현악 사중주 연주회를 기억하지 못하랴! 오늘날의 생존자들은 지난날의 생존자들과는 거리가 멀다. (내일의 생존자들과는 좀 더 가까울까?) 20세기 초의 이들 세대는 줄지어 선 그 줄마다 베여 뒤죽박죽되었다. 전쟁은 하나의 깊은 구렁 같았고 그리로 그들과 빼어난 아들들이 다 사라졌다. 내가 쓴 작은 책 《베토벤의 생애》는 그들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필자 혼자서 쓴 책이지만 뜻밖에도 이 책은 그들을 닮았다. 그들도 이 책이 자신들을 닮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무명의 저자가 쓴 이 작은 책은 어두운 책방을 나와 며칠 만에 사람들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고, 이제 더는 내 책이 아니다. / 나는 방금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았다. 부족한 책이지만 아무것도 고치지 않으련다. 왜냐하면 이 책은 위대한 한 세대의 원래 특성과 성스러운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을 테니까. 베토벤 서거 100주년을 맞아 나는 그 세대의 위대한 동반자, 올곧음과 성실함의 대가, 우리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쳐준 사람을 기리는 동시에 이 세대를 기억하고자 한다.
--- p.8-9, 「서문 (베토벤 서거 100주년 기념 개정판)」 중에서

내가 영웅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사상이나 힘으로 승리한 사람들이 아니다. 나는 오직 마음으로 위대했던 사람들만을 영웅이라 부른다. 그 가운데 가장 위대했던 사람, 우리가 이 책에 그 생애를 담으려는 인물의 말마따나, “나는 선함 말고 다른 우월성의 징표는 인정치 않는다.” 됨됨이가 위대하지 않은데 어찌 위인이 나올 수 있겠는가. 위대한 됨됨이 없이는 위대한 예술가나 위대한 행동가조차 나오지 않는 법이다. 비열한 다중이 열광하는 겉껍데기만의 우상이 있을 뿐이다. 세월이 가면 그런 우상들은 모두 망가진다. 성공 여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위대해지는 것이지 위대해 보이는 것이 아니다.
--- p.12, 「초판 서문」 중에서

1796년에서 1800년 사이에, 그의 청각 장애는 심해지기 시작했다. 밤이고 낮이고 두 귀가 웅웅 울렸다. 창자까지 울리는 듯한 통증 때문에 그는 괴로웠다. 청력도 점점 약해졌다. 몇 년 동안 그는 청각 장애를 아무에게도, 심지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발설하지 않았고, 혹시 자신의 장애가 눈에 띌까 봐 사람들을 피했다. 이 끔찍한 비밀을 혼자서만 간직했다. 하지만 1801년이 되자 더는 입 다물고 있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는 두 친구, 의사인 베겔러와 목사인 아멘다에게만 절망적으로 이를 고백했다.”
--- p.30-31

이런 비극적 슬픔은 이른바 〈‘비창’ 소나타 Op. 13〉(1799), 특히 〈피아노 소나타 Op. 10-3〉(1798)의 ‘라르고’ 악장 등 이 시기의 몇몇 작품에 나타난다. 이런 슬픔이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지 않고 명랑한 〈칠중주〉(1800), 투명한 〈교향곡 1번〉(C장조, 1800) 등 많은 작품이 젊은 시절 특유의 무사태평함을 보여주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아마도 고통이 버릇 되려면 영혼이 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영혼에는 기쁨이 너무나 필요하니까, 기쁨이 없으면 만들어내기라도 해야 한다. 현재가 너무 잔혹할 때면 영혼은 과거에 기대어 사는 법이다. 과거의 행복했던 나날은 단번에 지워지지 않는다. 설령 그 빛이 이제 더는 없더라도 오래도록 살아남는 법이다.
--- p.32-33

1801년에 베토벤이 열정을 쏟은 대상은 줄리에타 귀차르디였던 것 같다. 그는 유명한 〈‘월광’ 소나타 Op. 27〉(1802)을 그녀에게 바침으로써 그녀를 불멸의 여인으로 만들었다. … 그녀는 베토벤을 괴롭히다가 1803년 11월에 갈렌베르크 백작과 결혼해 버렸다. 이러한 정열로 말미암아 베토벤의 영혼은 피폐해진다. 그리고 베토벤의 경우처럼 이미 병으로 영혼이 가뜩이나 쇠약해져 있는데 이런 상처까지 받으면 아예 망가져 버릴 우려가 있다. 그 시기가 그의 생애에서 금방이라도 넘어져 꺾여버릴 것만 같은 유일한 순간이었다. 베토벤은 이때 절망적인 위기를 겪고 있었는데, 그가 남긴 편지 한 통을 읽어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두 동생 카스파어 카를과 요한에게 남긴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내가 죽은 후에 읽어보고 이대로 집행하기 바란다.” 이는 반발과 가슴 찢어지는 고통의 외침이다. 이 외침을 들으면 온몸에 연민이 스미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당시 자살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오직 불굴의 도덕심이 있었기에 그러지 않고 버틴 것이다.
--- p.35-36

베토벤은 〈교향곡 4번〉을 쓰려고, 그것도 평소에 잡던 초안도 잡지 않은 채 단숨에 쓰기 위해 원래 쓰고 있던 〈C단조 교향곡〉 작업을 갑자기 중단했다. 그에게 잠시 행복이 찾아온 것이다. 1806년 5월에 그는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와 약혼했다. … 이해에 쓰인 〈교향곡 4번〉은 베토벤의 생애에서 비교적 평탄했던 이 시기의 향기를 간직한 순수한 한 송이 꽃과 같다.
--- p.43-45

베토벤은 메모에 이렇게 쓴다. “복종, 운명에 깊이 굴종하는 것. 넌 이제 너만을 위해 존재할 수 없고 오직 남들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 널 위한 행복은 네 예술 속에나 있을 뿐이야. 오, 하느님, 제게 저 자신을 이겨낼 힘을 주소서!”
--- p.50

그는 이제 외톨이가 된다. “친구도 없고 세상에 나 혼자뿐이다”라고 그는 1816년의 메모에 썼다. 그는 이제 완전히 귀가 멀었다. 1815년 가을부터는 남들과 가끔 필담을 주고받는 것 말고는 인간관계도 없어진다. 가장 오래된 대화첩이 1816년의 것이다.
--- p.60

그 자신이 자폐적이고 다른 사람들과는 통 접촉하지 않았기에 베토벤에게는 위안거리가 자연밖에 없었다. “오직 자연만이 그가 유일하게 속을 털어놓는 대상”이라고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는 말했다. 자연은 베토벤의 피신처였다.
--- p.63-64

이러한 슬픔의 심연 밑바닥에서 베토벤은 ‘환희’를 구가하려 했다. 이는 그의 필생의 계획이었다. 본에서 살던 1793년부터 이미 그런 생각을 했다. 평생 동안 그는 ‘환희’를 노래하고 싶어 했고, 자기의 대작 중 한 곡으로 ‘환희’를 찬미하고 싶어 했다. 평생 그는 이 송가의 정확한 형식과 그것이 들어가기에 마땅한 곡을 찾느라 망설였다. 베토벤이 〈교향곡 9번〉의 한 악장에 ‘환희의 송가’를 넣기로 마음먹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환희의 송가’를 넣어서 〈교향곡 10번〉이나 〈교향곡 11번〉을 쓰려고 했다. 〈교향곡 9번〉의 제목이 널리 알려진 〈‘합창’ 교향곡〉이 아니라 〈‘환희의 송가’가 마지막 합창으로 들어간 교향곡〉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결말 부분이 다를 수도 있었고, 또 실제로 다를 뻔했다.
--- p.70-71

그러나 곡의 대대적 성공은 잠시였고, 베토벤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전혀 없었다. 연주회를 했다 하여 실제로 그에게 생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베토벤의 삶에서 물질적 궁핍은 연주회를 했다 하여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가난했고 몸이 아팠고 외로웠지만, 승자였다. 인간의 용렬함을 이겨낸 승자였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이겨낸 승자였으며, 고통을 이겨낸 승자였다.
--- p.76-77

그 무엇도 이처럼 걷잡을 수 없는 힘을 휘어잡을 수 없었다. 그 힘은 스스로에게 고통의 놀이라도 벌이는 것 같았다. 비록 곡을 쓸 때 그가 놓인 상황은 고통스러웠지만, 말년에 그가 작곡한 음악은 아이러니, 영웅적이고 쾌활한 경멸이라는 아주 새로운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았다. 죽기 넉 달 전인 1826년 11월에 그가 작곡한 마지막 악장인 〈현악 사중주 Op. 130〉의 새로운 피날레는 지극히 명랑하다. 정말이지, 이 명랑함은 아무에게나 있는 명랑함이 아니다.
--- p.81-82

1827년 2월 17일, 세 번의 수술을 마치고 네 번째 수술을 기다리며 임종의 침상에 누운 채 그는 평온하게도 이렇게 쓴다. “나는 꾹 참으며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나쁜 일에는 좋은 일도 얼마간 따라오는 법이다.’” 좋은 일이란 병이 낫는 것, 그가 죽으면서 말했듯이 “연극이 끝나는 것”이다. 즉, 인생의 비극이 끝나는 것이다.
--- p.83

친애하는 베토벤! 그의 예술적 위대함을 칭송하는 사람이 참 많다. 그렇지만 그는 첫손 꼽히는 음악가 그 이상이다. 그는 근대 음악의 가장 영웅적인 힘이다. 그는 고통 속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의 가장 위대하고 친한 친구다. 우리가 세상의 비참함으로 슬픔에 빠질 때, 그는 자식 잃은 어머니의 피아노 앞에 앉아 체념한 듯 하소연하는 음률로, 흐느끼는 어머니를 위로하듯 말없이 곁에 다가오는 사람이다. 그리고 선과 악의 용렬함을 가지고 쓸데없이 벌이는 끝없는 논쟁으로 피로가 덮쳐올 때, 이 의지와 믿음의 바다에 몸을 담근다는 것은 말할 수 없이 좋은 일이다. 그의 곁에 있으면 덩달아 힘이 나고 투쟁의 행복이, 신을 느끼는 의식의 도취 상태가 그대로 전해진다. 그는 매 순간 자연과 교감하여 마침내 그 심오한 에너지와 동화된 듯하다.
--- p.84-85

하지만 내 곁에 있는 누군가는 멀리서 부는 피리 소리가 들린다는데 내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거나, 목동의 노랫소리가 그에겐 들리는데 내겐 들리지 않으면, 그게 얼마나 모욕적이었는지 몰라! 그러고 나니 절망에 빠졌단다. 하마터면 자살할 뻔했지. 오직 예술, 그것만이 나
를 붙들어 주었어.
--- p.93

그는 석회와 모래로 빚어져 있다. 베토벤의 정신을 지탱해주는 것은 힘이다. 강한 근육을 가진 운동선수 같은 몸이다. … 그는 냉수마찰을 부지런히 한다거나, 몸을 깨끗이 하는 데 신경 쓴다거나, 점심 식사 후에는 매일 오후 내내, 종종 밤중까지 산책을 하여 이런 힘을 키웠다. … 그는 실질적이면서도 단순한 요법을 실천했다. 뭐든 도를 넘지 않았다. … 이처럼 육체보다 정신이 우위를 차지한 것, 정신적·신체적으로 강인한 체질, 중도를 지키는 생활, 이런 태도 덕분에 베토벤은 흔들림 없이 건강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p.162-167

하지만 1800년경인 그의 삼십대의 출발점 ? 나머지 사람들에겐 도착점이기도 할 것이다 ? 에서 그가 늙은 하이든과 어깨를 견주며 이미 수위를 차지했을 때는 그의 힘이 누구도 손댈 수 없을 만큼 커 보였고, 그 자신도 그렇다는 걸 오만하게 의식했다. 부패해 가는 구세계와 스승들과, 신이라는 관계와 속박에서 자유로울 자 누가 있겠는가? 그는 새로 얻은 자유가 마땅히 얻을 만한 것임을 보여줘야 했고 그 자유를 감내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럴 바엔, 계속 사슬에 매여 있는 게 차라리 나았다! 자유인의 제1 조건은 힘이다. 베토벤은 힘을 찬양한다. 그는 힘을 과대평가하려 한다. 모든 것에 우선하는 힘(Kraft uber alles)! 이땐 아직 사람들이 초인을 운위하기 전이지만, 그에게는 니체의 초인(Ubermensch)이 있다.
--- p.169

하지만 몇 달 뒤, 자기의 독립성을 가로막는 듯한 말을 한마디 듣자 베토벤은 리히노프스키 대공의 흉상을 부수어버리고 문을 쾅 닫고 이 집을 뛰쳐나간 뒤 다시는 리히노프스키 집안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그는 공과 결별하며 이런 편지를 쓴다. / “공께. 당신이 귀족인 것은 태어날 때 우연히 그리 된 것입니다. 내가 위대한 음악가인 것은 내가 노력해서 그리 된 것입니다. 세상에 공들은 많고 많으며,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베토벤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 p.179-180

베토벤보다 심하게, 꾸준하게, 집요하게 초년에서 말년까지 마음이 들볶인 사람은 없다. 그는 스무 살에 던져버린 이론가들의 책을 마흔 살에 다시 집어 들었다. 〈‘전원’ 교향곡〉과 〈C단조 교향곡〉을 쓴 다음에 그 이론가들의 책을 다시 읽었고, 키른베르거, 푹스, 알브레히츠베르거, 튀르크,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 등이 쓴 책의 내용을 요약했다. 그의 정신적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죽을 때가 다 되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난 이제야 배우기 시작한다.”
--- p.181-182

베토벤이 승자든 패자든 간에, 그는 언제나 혼자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상한 힘을 지닌 채, 길거리건 살롱이건 어디에 있건 고립되어 있었다. 폰 브로이닝 부인은 이렇게 먼 곳에서 길을 잃은 듯 모든 걸 잊고 있는 그를 보고 그가 자기만의 ‘발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중에 이 발작 상태는 마치 정신이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멀리 사라지는 심연처럼 된다.
--- p.184-185

하지만 사실 그의 생각 깊은 곳에서 무엇이 오가는지는 아무도 읽어낼 수 없었다. 세기 초의 몇 년 동안, 살롱과 집에서 함께 지내며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자이프리트는 베토벤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의 흔적보다는 그의 무심함에 더 놀랐다. “(어떤 곡을 들을 때) 그의 표정에서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불만스러운지를 알아내기란 어려웠고, 불가능했다. 그의 외모는 늘 변치 않고 그대로였다. 그는 냉정했고 판단이 여간해서 드러나지 않았다. 정신은 쉬지 않고 그의 내면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동물적인 껍데기는 마치 영혼 없는 대리석과도 같았다.”
--- p.187

베토벤을 듣고 청중은 흔들렸다. “생각이 아름답고 독창적인 점을 떠나 표현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알로이스 쇼서는 베토벤의 “시적 광기”를 이야기한다. 베토벤은 〈템페스트〉에 나오는 마법사 같다. 그는 정신을, “이 깊고 깊은 것”을 환기시킨다. 듣는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린다. … 베토벤의 이런 면모를 사람들은 잘 모른다! 사람들은 베토벤이 감상적인 것을 경멸했음을 잘 모른다. 이 떡갈나무 같은 사람을 울보 수양버들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잘 우는 사람들이 그의 곡을 많이 듣는다. 베토벤은 감정을 통제했다. 그는 헤어질 때 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감정은 빼! 사람은 매사에 단호하고 씩씩해야 해.”
--- p.189-190

우선 사회생활을 보자. 1800년의 베토벤에게 그건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5년 동안 첫 피아노 소나타 열 곡(그중에 〈‘비창’ 소나타〉도 있다), 첫 바이올린 소나타 다섯 곡, 첫 삼중주 여덟 곡, (단번에 로프코비츠 공의 발치에 던진 꽃다발 같은) 첫 현악 사중주 여섯 곡, 첫 피아노 협주곡 두 곡, 칠중주곡, 세레나데를 세상에 내놓은 예술가 베토벤의 위광威光을 상상해 보라!
나는 여기서 가장 유명한 곡들만, 한 세기가 지나도 그 광채가 바래지 않은 곡들만 언급했다. 이 젊은 천재가 거기에 쏟아부은 시심과 열정의 보물, 즉 선율적인 멋, 유머와 환상 혹은 고삐 풀린 광기나 어두운 몽상을 품은 곡들이 어땠는지 알 수 있겠는가? 이는 동시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듣자마자 느낀 바처럼 완벽한 신세계다. 훗날 루이 슐뢰서가 말했듯이, “천재적인 음악 영웅이 내면의 ‘무한함’을 풀어놓아 예술의 신기원을 열었다.”
--- p.194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베토벤은 건반 악기 작곡가 중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공인받았고, 건반 악기 외의 나머지 장르에서는 모차르트와 하이든에 필적하는 지위를 누렸다. 19세기 초부터 독일 전역에서, 스위스에서, 스코틀랜드에서, 파리에서(1803년) 베토벤의 곡이 연주되었다. 서른 살에 이미 그는 미래의 정복자였다.
--- p.195

베토벤이 귀족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그는 그 누구에게도 고분고분하지 않았다. 천성이 그러지를 못했다. 그는 진실을 대충 뭉개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할 사람이었다.
--- p.197

1799년에서 1801년까지 베토벤은 연이 있던 두 집안, 즉 브룬스비크가家와 귀차르디가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서로 사촌 간인 세 아가씨를 차례로 모두 사랑했다. 테시(테레제), 페피(요제피네), 줄리에타(각각 스물다섯 살, 스물한 살, 열여섯 살이었다).
--- p.202-203

줄리에타는 1803년 11월 3일에 결혼했는데, 이는 베토벤이 ‘백작부인이 될 아가씨’께 고통스러운 〈환상곡풍의 소나타 Op. 27-2〉(〈‘월광’ 소나타〉)110를 헌정한 지 1년 반 뒤였다. 환상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미 이 소나타는 사랑보다는 베토벤의 고통과 분노를 보여주었다. 이 불멸의 송가를 쓴 지 여섯 달 뒤(1802년 10월 6일), 절망한 베토벤은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쓴다.
--- p.206

베토벤은 그를 특징짓는 말에 ‘너무’가 붙지 않는다면 베토벤이 아닐 것이다! 나는 결코 베토벤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그를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그의 면모 ‘전체’를 그리려 할 뿐이다. 베토벤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가 지닌 강력한 균형의 자연적 저울을 형성하는 이 과도한 대조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베토벤은 기쁨과 고통을 거의 동시에 지닐 수 있었다. 적어도 젊었을 때는 그랬다. 양자 중 하나가 다른 쪽을 배제하지 않는다. 기쁨과 고통은 그의 “전기電氣와 같은 천재성”의 양극이다. 그의 놀라운 활기가 이를 통해 방전되고 재충전된다.
--- p.208-209

베토벤은 겁에 질렸다. 유서(보내지 않은 편지)의 형태로 이렇게 찢어질 듯한 절망의 함성이 한 사람의 가슴에서 우러나온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는 땅을 재보고 있다. 그러나 신화 속의 티탄처럼 단숨에 더 큰 힘을 발휘해 우뚝 일어서려고 그러는 것이다. / “아니, 난 견뎌내지 못할 거야!” / 그는 운명의 아가리를 틀어쥐려고 싸운다. / “너 때문에 내 허리가 완전히 휘지는 않을 거야.”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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