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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맛에 물들다

여수, 맛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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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규격외
ISBN13 9791158964955
ISBN10 115896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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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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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을 맞으며 살아온 푸른 성깔
만나기 전 소문은 무성했겠다
처음부터 마구 덤벼들지 말라 했던가
톡 쏘는 맛으로 달려드는
아 성질 급한 이 돌산 촌놈
괜히 시비 걸었다가 코끝이 찡하다
한 번씩 열어보면 안다
며칠만 달래서 보면 괜찮은 녀석이란 걸 안다
바람도 파도 소리도 진하게 묻어 있다는 걸 안다

3킬로그램의 여수를 열면 한 가족이 다 있다
처음부터 들이대는 성질머리는
문어잡이 배 막내 녀석 톡 쏘는 쓴맛이구나
돌아서면 생각나는 건 영락없이 셋째 녀석
묵힐수록 그 맛 다시 살아나는 건
오래 참아온 장남을 빼닮았다
서로 다른 녀석들 꾹꾹 눌러 키워온 어머니 손맛이
한 이불 속에서 잘 익어가고 있다

어머니처럼
참 깊다, 참 달다
---「임호상, 갓, 깊다」중에서

세상 어디에서나
납작 엎드려 사는 것들은
이쪽저쪽 눈치를 보느라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지요
살아남기 위해선
쉬이 등을 보여서도 안 돼요
매끄럽게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몸
거무죽죽한 바위나 돌인 척 살아가는 도다리도
어쩌다 물이 오르고 때를 만나면
제 몸을 보시하는 기회를 얻어
다시 태어나지요

짐승도 먹어서 인간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쑥을 만나는 일
도다리 생전에
어찌 상상이나 했겠어요
더구나,
양털 같은 갯바람이 계절을 깨우는 해풍 쑥을요
이것저것 눈치 보며 사느라 힘든 이들과
그들의 삶이 쑥쑥 피어나길 기원하는
오늘의 밥상,
이제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눈을 가질 수 있을까요
---「성미영, 도다리쑥국」중에서

은빛이란 잠시 고흐의 꿈을 꾸는 것

죽음 앞둔 너는
팽팽히 당겨진 릴 끝에서 날카로운 아가리 벌렸다
바다를 떠나는 깊은 밤
은빛가루 온몸으로 토해냈을 것이다

이렇게 멀리 떠나와 있어도
꼬리까지 비릿한 바다
푸른 바다 헤쳐 나가던 긴 등지느러미가
각자의 하늘로 흩어졌다

별이 빛나는 밤에
눈에 보이는 것만 그렸다는 고흐

아무도 사가지 않았던 화가의 가난과
행방불명된 반짝이던 어느 해 가을과
흩어진 네 등지느러미까지
또 다른 별이 되는 것이라고 웅얼거리며
끝까지 아가리 벌리고 있다
---「최향란, 갈치에게」중에서

전어의 머리는 먹지 않는다
한 여자가 있었네
성질머리가 그물에 걸려
나오자마자 뒤집어지는 전어 같은 여자
살점을 발라낸 전어의 가시처럼 깡마른 여자
웃음이 헤프다고,
아무 여자에게나 눈길을 돌린다고,
뼛속까지 찌르는 가시 돋친 말만 쏟아내던
한 여자를 떠올리며
전어를 먹는다
가을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은빛 찬란한 전어는
방방 뛰다 뒤집어지는 성질머리 못된 스무 살 그 여자다
푸른 동맥을 잘라내고 듬성듬성 썰어낸 불그스레한 속살과
노릇노릇 구워낸 전어 한 접시 안주 삼아
술 한 잔에 바다를 담고
술 한 잔에 그 여자를 담아
가을밤 늦도록 바다를 채우고 비워내지만
내 접시 위에는
눈망울 초롱한 슬픈 전어의 머리만 남아 있다
푸른 동맥을
자르고 간
---「이생용, 전어(箭魚)」중에서

게장백반 먹으러 가는 길에 ‘작심 독서실’ 간판을 보면서 우리들 ‘작심삼일’이 생각나 한참을 웃었다
작심삼일(作心三日),
저 이름을 거리에 건 이는 누구일까
마음을 단단히 먹는 일이 얼마나 어려우면 유효기간이 삼 일일까를 생각하며 작심에 대해 우리는 작심한 듯 열변을 토했다

밥상 위 간장게장은 작심하고 우리 앞에 딱지를 벌리고 누웠다
거친 바다를 몸으로 막아내던 그 딱딱한 등딱지를 얇게 삭혀 내린 간장게장에서 작심한 듯 짭조름한 향이 났다

마음 단단히 먹고 덤벼야 하는 세상이라면 아무래도 나는 백전백패 단 한 번의 승리도 없을 것이다 돌아서면 금방 물렁해지는 마음 안쪽, 나도 작심하고 나를 다 내려놓을 것 같다

물렁해지지 않으면 편하지 않은 세상, 물컹물컹 건너다보니 한 세월이 다 건너간다

제 살과 껍질 내려놓은 간장게장 작심이 입맛을 돋우는 물컹한 저녁, 물러지지 않고는 서로에게 가닿을 수 없는 마음과 마음,
그렇게 한 세상 저물어도 좋겠다
---「박혜연, 작심 게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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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성질 급한 돌산 촌놈의 맛, 꼬리 흔들며 세상 입맛을 호리는 맛, 아름다운 순간의 맛, 내 마음의 스위치를 켜는 맛, 별자리 같은 맛, 먼 데서 찾아온 오랜 사랑의 맛, 호모사피엔스를 진화시킨 맛, 언뜻 언뜻 꽃처럼 웃으시는 어머니의 맛, 여자만 옆구리를 간질이는 맛, 오랜 역사를 소환하는 맛, 잘까? 하고 짧게 찔러보는 그 밤의 맛, 물때를 기다리는 가슴으로 버무린 맛의 교집합이다. 연초록 맛이고 햇살 맛이고 바람 맛이다. 유추의 맛이고 은유의 맛이고 통섭의 맛이다. 노자의 무위자연의 맛이다. 장자의 소요유의 맛이다. 맛의 틀을 버린 무소유의 맛이다. 여수의 맛이다. 열두 명의 〈갈무리〉가 차린 맛있는 맛의 식탁이다.
- 신병은 (시인)
밤늦게 백석(白石)의 시집을 읽으면 배가 고프다. 북방의 토속음식이 서럽고 정겹고 흥겹다. 여기, 남도의 끝자락 여수 바다가 펼쳐놓은 어물전이 있다. 바닷바람과 개펄, 바다 밑의 물길이 키워낸 생명의 시(詩)가 있다. 아릿하고 쌉쌀하고 알싸하고 찌릿하고 아삭하다. 〈갈무리〉 동인들의 상차림이 그러하고, 절묘하게 우려낸 우리말의 말맛이 그러하다. 여수의 풍광과 음식, 정취를 남몰래 저들끼리 나눠먹다가 이제야 이렇게 펼쳐놓다니! 괜스레 배가 아프고 배가 고파서 여기서 그만 글을 끝낸다.
- 오정국 (시인, 한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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