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추억기금으로 들어가는 중요한 투자 여행이 되겠군. 아마 앞으로는 이와 같은 여행이 많지 않을 거야.(아이는 자꾸 자라나므로 언젠가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길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몰라. 앞으로는 오랫동안 이 자만 가지고 살아갈지도 몰라........제프리 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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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남자는 첫아이로 딸을 얻는다. 남자가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들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다. 자식이 나의 닺이라는 것을 퍼득 깨닫는 순간이었다.아마 모든 아버지들이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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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산 등반에는 이런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등반에서 느끼는 환희는 고통을 갚고도 남을 만한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이번 등반을 위해서 훈련과 준비를 하는 몇 달 동안 그렇게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날, 내 딸과 함께 이 등반로를 따라서 올라가는 날, 이 등반을 하는 날 -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이 모험을 감행하는 날 - 을 평생 그 어떤 날보다도 간절하게 고대해왔다. 나는 이 날에 대해서 브룩과 꽤 오래 이야기를 해온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전화와 전자우편으로, 그 다음에는 JFK 공항에서 마이애미를 거쳐 산티아고로 오는 비행기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번 등반은 말하자면 우리의 회심의 등반이었다. 우리는 이 등반을 위해서 훈련을 했으며, 몸도 최고의 상태였다. 내 뜨거운 마음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이곳에 있다는 것이, 내 딸과 함께 이 일을 한다는 것이 행운으로 느껴졌다.……등반로를 따라서 올라가다가 노새 등에 실려 내려오는 그 패배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를 만난 다음부터 내가 그동안 용케도 억눌러왔던 의심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더니 목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
그런 질문이 떠오르면서 몇 년 전, 처음으로 등반을 꿈꾸던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에 나는 혼자 오를 생각이었다. 애초에 등반을 꿈꾼 것이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내 딸을 끌어들인 것이 잘못이었을까? 결국 우리 둘 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잘못의 연쇄작용의 결과일까?
미래는 생각해봐야 알 수 없는 것, 나는 등반로를 따라가면서 과거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알 수 있을 터였다. 그 전에 나는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았고, 그러자 마음이 즐거워졌다. 결국 그것은 나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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