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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왜 내 입안에 집을 짓는 걸까

새는 왜 내 입안에 집을 짓는 걸까

걷는사람 시인선-03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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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46g | 125*200*20mm
ISBN13 9791189128982
ISBN10 1189128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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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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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사라진다
멈출 수가 없다 사라지는 일을
매일 사라지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집으로 간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조금씩 죽어 가는 우리
아침이 밝아 온다
계속 죽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사라진다」중에서

어린 날 구슬치기 딱지치기보다 더 재미있었던 건
한 가지 주제에 미치는 것
가령 만화책을 보는 것
공동묘지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
이상한 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고
이상한 방법으로 이상한 경지에 도달하는 것
이상한 일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때
그제야 말을 하지
풀에 미친 사람은 봄을 기억하지 않고
사랑에 미친 사람은 이별을 기억하지 않고
그 무엇에도 어떤 것에도 홀리지 않는 사람은
제 삶에 구멍을 내어 술술 속셈을 흘려보낸다
차디차게 물렁해진다
가볍게 단단해진다
벗어나면서 얽매인다
꽃에 미친 사람들이 언덕의 풀을 짓밟고
길에 미친 사람들이 비를 두려워하고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향을 버린다
새는 왜 울지
---「왜 울지」중에서

밤하늘이 한 발자국씩 이동하고 있다
겨울에서 봄이 오고 있다
아득하던 오리온 별자리가 환하게 눈에 들어온다
빛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고
지구는 돌아가고
우리의 이별은 차고 이지러지는 달처럼 자연스럽다
삼월의 마늘밭은 아침이면 더 푸르게 목을 늘일 것이다
저 계절에서 이 계절로 넘어온 깊은 물결
나의 남루함이 새로운 남루함을 걸친다 해도
따스하게 반겨야 할 얼굴이 있다
매일 달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듯이
어떤 계절에 걸쳐진 밝음은 어두운 숲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어쩌면 너의 가장 아름다울 시절이 여기에
나는 지금이 좋다 착하고 명랑하게
매일 눈뜨는 아침이
---「지금이 가장 좋다」중에서

나무는 죽어 가면서 제 몸에 구멍을 낸다
무얼 보려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부탁을 하려고
오월에 찾아올 새들에게 부디 잘 이용하시라고
개미와 거미가 눈치껏 드나들고
오색딱따구리의 긴 부리와 박새의 작은 눈도 들어갔다 나온다
무수한 눈들이 노크하고 지나갔다
흰눈썹황금새는 방금 잡은 애벌레를 어린 새끼에게 가져다주었다
새끼들이 부리를 종긋하게 내밀었다
새의 부리는 봄에 돋은 새싹 같아져
포식자는 새인지 나뭇잎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어미는 하루 수백 번 날갯짓을 하며 구멍 안에 뛰어든다
나무의 부탁을 적극 듣고 있다
놀라운 일은 그다음
새끼들 몸에서 날개가 돋아 구멍 안이 꽉 차는 것이다
나무는 더 이상 새의 새끼를 안아 줄 수가 없다
나무의 살점을 다 나눠 먹었다
달라진 새를 볼 수 있다
---「새는 왜 내 입안에 집을 짓는 걸까」중에서

사계절 뜨거운 태양과 바람이 비닐을 시험한다
비닐은 비닐을 위해 살지는 않았다
강풍과 폭우에 찢어지면 조각조각 흩날리어 쇠와 시멘트로부터 달아난다
전봇대에 붙고 나뭇가지에 걸리어 가볍고 무한히 썩지 않는 성질을 펄럭인다
비닐하우스는 너덜너덜한 거죽만 남는다
비닐 없는 하우스들이
철골만 남은 하우스들이
빈 들판에 남아 있다
시골 마을엔 뼈대가 삭은 노인들이 살고 있다
---「하우스」중에서

우린 지금 첫사랑을 시작했어
너의 이야기를 다 들어 줄게
별과 함께 어두운 길을 밝혀 줄게
들어 봐, 나무가 가만히 불러 주는 호흡이야
얼마나 오래 걸어온 걸음인가
너에게 가려고 수백 년 전에 늘어뜨린 그늘
휘어지는 가지마다 수백 송이 고백이 너를 따라 흐른다
꽃이 피었어
오직 너에게만 들릴 노래
---「회화나무가 걸어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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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이 나무의 한 생애를 주름으로 집적하여 기화”(「물의 저녁」)하듯이 한때 푸르렀던 시간이 있다. 그 푸르름만으로도 자랑이었던 시절, 그 시절은 시인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다고 할 수 있으리. 손남숙은 아직도 그 시간 속에서, “깊은 고요와 심해의 물고기와 같은 호흡” 속에서 나뭇잎 하나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시를 쓴다. 이제 우리는 “조금 안다는 것이 마음에” 드는 “조심성 많은 중년”(「잘 모르겠지만 잘 모르겠어」)이 되어 “꽃과 새와 나무에게서 들추어 낸 씨앗과 열매들/들판에서 훑어 온 알곡들”(「당신은 흘러갔습니까?」)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시절은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듯 몇 걸음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춘다”(「나와 같이 동거하는 거미」). “이 길이 맞는지 저 길로 가야 하는지” 시인들도 어리둥절한 세상에서 “빛은 물속에서 우거진다”(「물의 우거짐」)라는 탁월한 문장을 읽는다. 그 우거진 물에 나를 비추어 본다. 언젠가 나도 “말개지는 얼굴”로 웃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우거지며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시인들과 함께 이 시집을 펼치고 싶다.
- 장석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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