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은 대단히 상반되는 민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는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부터 확고하게 군대에 대한 민간의 우위 전통을 확립한 반면, 파키스탄은 반복되는 쿠데타로 독립 이후 현재까지 상당 기간 군부통치 아래 있었고, 민간정부가 복귀했을 때에도 군부가 주요 정책, 특히 핵무기 관련 정책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p.24, 「1장 민군관계와 핵전략 발전」 중에서
파키스탄 핵독트린의 목표는 인도의 대 파키스탄 공격을 억지(deterrence)하고, 만약 억지가 실패하여 전쟁이 발발했을 시에는 인도군의 승리를 방지하는 것이다. 1998년 핵실험 이후 비록 파키스탄은 공식적인 핵독트린이 무엇인지 발표하지 않았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서 파키스탄의 핵독트린은 ‘신뢰적 최소억지’라는 것을 암시했다. 또한 파키스탄은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의 승인을 거부하고, 상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국가로서 핵독트린 관련하여 의도적인 전략적 모호성(ambiguity)을 유지하고 있다.
--- p.54, 「1장 민군관계와 핵전략 발전」 중에서
1986년 소련군 참모본부가 정치국에 보낸 보고서에서, 예산 문제를 토로했다. 이에 따르면, “소련 북부 함대와 항공대가 북극해 인근 해역을 방어하고 콜라 반도(Kola Peninsula)와 백해(White Sea) 지역에 배치된 핵자산을 보호하려면 현재의 국방 예산이 해당 지역 방어를 위해서만 3배로 증가”한다고 했다. 결국 소련은 자원 부족으로 미국과의 타협을 추구했고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섰다.
--- p.92, 「2장 북한 핵위협과 냉전의 경험」 중에서
북한은 과거와 현재를 양보하고 미래에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하며, 미국은 북한 정권의 미래를 보장하며 대신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포기하라고 요구한다. 결국 북한은 자신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수단을 포기하고 미국의 선의(善意)를 믿고 의존해야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다.
--- p.108, 「3장 한반도 안정화로의 길」 중에서
오랜 기간 동안 북한은 능력과 능력의 교환을 요구했다. 즉,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 정권을 위협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력이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국에 대한 미국 핵우산/확장 억제력의 철거 그리고 더 나아가 동아시아에 배치되어 있는 미국 군사력의 해체 등을 요구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능력과 능력의 교환이며, 미래와 미래의 거래이다. 북한의 관점에서 이러한 교환/거래는 “지극히 논리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환”은 한국과 미국 입장에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요구이며, 따라서 합의가 불가능했으며 여러 협상은 공전했다.
--- p.109, 「3장 한반도 안정화로의 길」 중에서
“전쟁은 다른 수단으로 수행되는 정치의 연속”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주장을 수용한다면, 정치/전략환경의 변화는 무기/군사기술의 변화를 “지배”하며, 전쟁의 미래보다 더욱 중요한 사항은 미래의 전쟁이다.
--- p.127, 「3장 한반도 안정화로의 길」 중에서
피터 싱어(Peter W. Singer)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미국 공군과 해군은 전장 무인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전장 무인화가 공군 및 해군 엘리트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조직의 변화(주력부대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육군은 전장 무인화 도입으로 인한 군의 기득권 변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가장 적극적으로 전장 무인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미군 내 전장 무인화에서는 육군이 가장 선도적인 군이 되었다.
--- p.193, 「5장 육군의 첨단 전력과 21세기 육군의 역할,」 중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는, 위험을 과대평가하게 되며 상대방의 군사력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때문에 현재의 국방 부분에 너무나 많은 자원을 투입하면서 향후 경제성장을 희생하고 결국 미래의 경제성장에 기반한 미래의 국방을 희생하게 된다. 무엇보다, “최악의 상황”과 “비관적 판단”은 위기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너무나 많은 양보를 하도록 강요한다는 사실이다. 상황을 “최악으로 그리고 비관적으로 판단”한다면,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 가능한 한 빨리 물러서야 하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양보해야 한다. 이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패배주의적이며, 어리석은 행동이다.
--- p.241, 「맺음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