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
주식투자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으로 나뉩니다. 지금 독자는 시간을 줄이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둘 중 하나, 순간의 선택이 투자 성향과 당신 삶의 길이를 결정합니다.
가끔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미국 유명 대학의 경제학과 천재들에게 투자 이론을 강의한다면 수강생들은 50대 50, 즉 한쪽은 기술적 분석 또 한쪽은 기본적 분석 신봉자로 나뉘지 않을까? 만약 독자가 제 말을 들으면, 나머지 50% 천재와 경쟁은 피할 수 있기에, 나머지 독자는 단지 기술적 분석신봉자들과 좀 느슨한 경쟁의 게임을 하게 되는 건 아닌가?
그런데 둘 중 하나의 선택이 녹록지 않은 것은 기본적 분석 추종자들의 이야기가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일반인 생각보다 매우 튼튼한 토대 위에 건축되었다는 것이죠. 만약 누군가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을 내세워 이론을 전개하면 천재들조차 기본적 분석 쪽으로 붙게 될 만큼 튼튼한 토대 위에, 그것도 강력한 이론적 배경이 깔고 있었던 것이고요.
이 문제를 좀 더 그럴듯한 몇 가지 경우로 나누어 설명해야겠군요. 그러니까 기본적 분석이든, 혹은 기술적 분석이든 하나를 택하는 사람, 혹은 둘을 택하는 사람, 혹은 항상 진리인 독일 철학자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을 모방하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첫째, 세계 최고의 3대 투자가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짐 로저스뿐 아니라 진시황의 생물학적 부친 여불위의 기화가거奇貨可居까지 들먹이며 기본적 분석 투자자에게 몰표를 던지는 기본적 분석 추종자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경제란 수요와 공급 법칙을 벗어나서 존재할 수 없기에 가수요든 진수요든 마치 네덜란드 튤립 파동의 역사적 사례처럼 단지 수요만 있으면 가격은 반드시 오른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각은 기본적 분석가들과 매우 다른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생각의 자유가 다우 존스와 엘리엇 그리고 그랜빌과 같은 사람을 낳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기본적 분석이 추구하는 관점을 제거하고 단지 수요와 공급을 차트 위에 띄워서 추세 확률 측면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것이죠. 이를 기술적 분석 추종자들이라고 합니다.
셋째, 어떤 부류는 논리의 정반합을 들먹이며 기술적 분석도 반절, 기본적분석도 반절 즉 편애 없이 반절씩 적용하라고 제안합니다. 즉 이들은 먹물을 너무 많이 들이마셔 완벽한 면피용 해결책을 제시하는 소위 헤겔 철학 추종자일 수 있기에, 책임 회피성 철벽 방어용의 소위 중용을 택하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들은 ROE도 보고, 차트도 보고, 님도 보고 뽕도 따겠다는 것입니다.
넷째, 각각 투자자들의 성향이 같을 수 없으니 성향에 따라 “너나 나나 그저 알아서 투자하도록 내버려두면 되죠. 뭐!”라고 상냥하게 그리고 매우 친절하게 조언하는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유혹 속삭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필자에게 욕을 먹지 않고자 하는 면피성의 이유로 이 중 하나를 택하라고 윽박지른다면, 셋째와 넷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넷째를 선택하면 증권사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을지 모르지만 저는 천성이 그렇지 못합니다. 모르고 이 둘을 선택하면 죄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저의 천성 추세대가 거부하는지도 모르지요. 알고서도 이 둘을 선택한다면 더 큰 죄악이라고 믿기 때문에 넷째는 제거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곧 한강에 농약 들고 자살하러 가는 사람을 방치한 죄와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첫째 분석에 있습니다. 기본적 분석은 매우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ROE, PER, ESP 등의 용어 나열에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이들의 현란한 수사학에 빠져들게 됩니다. 저 역시 이런 홀림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데 7년 걸렸습니다. 이들의 주장을 검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독자가 이 책에 담은 저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7년의 인생을 절약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 분석가들이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 워런 버핏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먹힐 수 있어도 상장 폐지가 많은 한국 시장에서는 다릅니다. 더욱이 단기 투자자들 선물 및 외환 투자자들이 기본적 분석을 택하면 더더욱 불행해집니다. 매시간 매분 매초를 다투는 실시간 게임이기에 우리가 기본적 분석을 하는 동안 승패가 이미 갈리기 때문에 바로 단기 개념을 장기 개념으로 평행이동 시켜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왜냐하면 차트의 단타 원리와 장타 원리 이치가 같다면 이점 또한 같아야 하므로 차트로 일원화시키라는 뜻이고, 이는 곧 단타 투자자의 뇌 속에는 ‘차트는 비가역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저점 계산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첫째의 죄는 셋째와 넷째보다 더 무거운 죄로, 바로 사형감입니다. 지금은 폐지된 사형제도를 복귀시켜서라도 죄를 반드시 물어야 할 매우 나쁜 사람들이 됩니다. 왜냐하면 각개전투라는 핑계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낭비하게 한 죄는 측량할 수 없는 큰 죄악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행위가 죄인지조차 모르고 행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인식의 차이로 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변명하는 사람 처지에서 어찌 살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도 이것으로 밥 먹고 사시는 분들은 주식 추천 시 최소한 언제 어디까지 어떻게 오르는지 분명히 밝혔으면 합니다.
만약 이 질문을 이들에게 요구하는 일이 사치라면, 최소한 언제 팔아야 하는지는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는 시점을 알 수 있다면, 이는 곧 파는 시점을 알 수 있다는 말과 같아야 하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이현령비현령, 즉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 분석이 맞는 경우는 미국처럼 지속해서 성장하는 나라의 주식이라면 모를까, 한국과 같은 가벼운 주식이 많은 경우는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냄비가 작고 담긴 물이 적기에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으며, 더욱이 쉽게 상장 폐지되는 회사가 많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실시간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하는 사람에게는 독약과 같고 상장과 퇴출이 속출하는 작은 추세 시장에는 쥐약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 주가의 본질 가치는 자산가치, 수익성 그리고 성장성 세 요소의 총합임에도 기본적 분석은 그중 단 한 가지, 즉 자산가치만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그러나 이 자료는 개인의 영역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나머지 두 요소에 시간이란 변수를 삽입하고 행렬로 풀기에는 고차방정식이므로, 일반인이 일반화시켜서 반복적인 성과를 추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금리 및 환율과 주가는 반비례 관계로 알려졌지만, 설사 이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계산했다고 해도 기업의 가치는 평가하는 시점의 금리 및 환율, 유가, 국제정세 그리고 경쟁 업종 및 업체가 다시금 처한 상황을 분석해야 하며 또한 그 해석에 주관적 대소관계가 존재하고, 경쟁 업체와 상대적 가치의 변수까지 넣고 계산하기가 녹록지 않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접근하면, 기본적 분석 추종자들이 원론적으로 말하는 최상 종목은 ROE(자기자본이익률)·PER(주가수익비율)·PBR(주가/한 주당 순자산)·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지표가 양호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지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시점부터 우리 눈과 귀에 도달하기까지는 이미 원님은 지나간 후 나팔 소리만 들려오는 경우입니다. 백 번 양보하여 지표 작성자가 인간이 아니고 객관적이고 냉정하고 엄격한 기계였다 치더라도 말입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