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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슬픈 이유

첫사랑이 슬픈 이유

상상 소설 시리즈-002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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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50g | 128*188*20mm
ISBN13 9791190938938
ISBN10 1190938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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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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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행동이 같을 때, 우리는 멀쩡하다 ― 운전하는사람은 멀미하지 않는 것처럼.그 남자는 확실히 잘생긴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 카페에는 늘 손님이 많았다, 그것도 여자 손님들이. 여자들이 좋아하는 취향의 에세이와 여행서적들이 많아서, 이기도 하겠지만 ― 희한하게 손님들은 커피를 내리거나 생맥주를따라주는 바 테이블에 앉기를 좋아했다. 그 등받이 없이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책방 주인인 그 남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가장 구석에 놓여있는 푹신한 소파 자리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잘된 일이었다.
---「외모지상주의」중에서

민망해진 나는 부러 앞서가던 무리에 까르르 끼어들었다. 그녀들은 강남에 새로 생긴 카페들 분위기가 좋다며 요새는 인테리어도 잘 알아야겠다는 굉장히 건설적인 이야기중이었고 나 역시 그 주제가 흥미로워서 자연스럽게 술자리에서도 그네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술잔이 몇 차례 돌았을 무렵, 나는 눈으로 진우를 찾았다. 나와 가장 반대편끝에서 현지와 아주 새살림을 차린 모습이 딱 들어왔다. 진우가 멋쩍은 듯 이야기를 하고 현지는 박수를 치며 개그맨도 울고갈 리액션 메들리를 보이는 중이었다. 나는 괜히 앞에 놓인 소주 한 잔을 원샷했다.
---「커피」중에서

아, 벌써 오늘이 그 날이었다. 꾸러기 상우의 주도 아래농활을 다녀온 친구들끼리 학교 근처 술집에서 거나하게놀아본다나 뭐라나. 상우의 익살맞은 초대 메시지를 받았을 때 ― 솔직한 심정은 그닥 내키지 않았다. 뻔한 멘트, 뻔한 건배가 눈 감아도 비디오인 술자리는 넌덜머리가 나는것이다. 그래서 꼭 와야 한다는 상우의 말에도 그냥 우리끼리 보면 좀 좋아하며 말끝을 흐렸었다. 그랬던 게 느닷없이 오늘이라니.
---「마음의 소리」중에서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았지만 너무 선명하게 그의 얼굴이 떠오른다. 밤공기가 내려앉으면 금방 서늘해지던 어깨도, 내 아랫입술이 닿는 위치에 있던 쇄골도. 오빠, 하고 달려가 안기면 바쁘게 토닥이던 큼직한 팔과 몇 번이고 귓가에 속삭이던 예뻐, 정말 예뻐. 하던 그 말투, 까지. 마치 그리워하는 사람 같다, 하지만 내 생각과 감정은 동물의 왕국을 보는 때처럼 차분하다. 사자의 사냥을 바라볼 때만큼의 흥분도 일지 않는다. 담담한 회상인 것이다, 시간이 충분히 지나서 누군가와 누군가 사이에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 때에야 가능한.
---「서울역」중에서

사랑을 해야지. 진짜 사랑을 해야지 도대체 뭐하는 짓이람.’혼자 하는 사랑이 아닌 둘이 하는 사랑을 하고 싶어 고개를 돌리려는데 방법을 몰랐다. 지금까지 Y말고는 누구도사랑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없었다. 고백해 오는 사람들은 몇몇이 있었다. 만나서 밥을 먹고, 술을 먹고, 손을 잡고, 웃어보았다. 좋았다. 그런데 Y에게 느꼈던 감정이 새빨간 색이었다면, 그들 누구도핑크빛 이상의 감정을 주지 못했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쉬지 않았다. Y의 목소리가 떠오를 때마다 새로운 남자를소개받았다. 겨울 바람에서 그가 즐겨 피우던 알싸한 담배향이 섞여 올 때면 누구에게든 전화를 걸어 만났다.
---「첫사랑」중에서

연애에 있어 더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약자다.특히 여자가 그 약자일 때 상황은 더 악화되는 것 같다.3년간 짝사랑 같은 연애를 했던 그 남자는 매우 바쁜 사람이었다. 엔터테이먼트, 패션, 음악 등 여러 개의 사업을 하는 그의 전문성에 반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대표님’을 사랑하는 것이 내가 항상 2, 3순위가 되겠다는 서약을 하는 일인 줄은 몰랐다. 알았다고 해도 되돌릴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을의 연애」중에서

어제 늦게 자고 아침 내내 하늘 위를 날아다니느라 고단해진 둘은 기차에 탄 지 얼마 안 되어 금세 곯아떨어졌다. 우진이 중간에 잠에서 깨어 세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자신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너무 남한테 잘하려고 애쓰지 마요. 애쓰지 않아도 지금충분히 빛나요.” 우진은 세아의 머릿결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 말에 세아는 감고 있던 눈을 살며시 떠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우진은 뭐에 끌렸는지 그녀의 입술에 다가가 살며시입을 맞췄다. 세아가 놀랐는지 부끄러운 건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우진은 다시 다가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을 몇번 깜빡였지만 꿈은 아니었다.
---「하늘을 날다」중에서

공항 밖에 펼쳐진 모든 것들이 뜨거운 여름 햇살에 비춰화사하게 반짝이고 있다. 사람들의 머릿결,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 예쁘게 피어있는 빨간 꽃, 그리고 내 앞에 서 있는 이 남자의 미소가 너무나도 눈부시게 반짝여서 눈을 뜨기 힘들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내게 와 꽉 안아주며 내 이름을 불러줬다. “세아야.” 그리고 그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나에게 진하게 키스해줬다. 어느 때보다 달콤하게. 나를 만나러 오기 전 체리맛 사탕을 먹고 왔나 보다. 체리 향이 우리의 입안에서 깊게퍼졌다.나는 다짐했다. 나의 남은 인생에 결혼이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대신, 이 남자와 후회없이 사랑하며 연애를 할 것이라고….
---「그녀의 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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