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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은행나무의 발묵법

겨울, 은행나무의 발묵법

[ 양장 ] 애지시선-093이동
우동식 | 애지 | 2020년 11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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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46g | 128*188*20mm
ISBN13 9788992219945
ISBN10 899221994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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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불꽃이다

겹쳐진 꽃잎들이 책갈피를 펼칠 때
노란 꽃밥들 문장으로 타고 있다

꿀벌 한 마리
그 불꽃 주위 몇 바퀴 탑돌이하고
잉걸불 속에 내려앉아 공손이 머리를 조아린다
가장 은밀한 곳에 꿀이 있기에
곁눈질의 더듬이로
정밀 용접 하듯, 점자를 짚어가듯 깊은 행간을 탐독한다
온몸 불씨를 뒤집어쓰고
한 문장 넘기고는
땀 훔칠 새도 없이
또 다른 장문長文 속으로 뛰어든다

용접봉 하나 들고
겁화의 불씨로 스스로 생을 태우며
전국을 누비시며 가난을 땜질하시던 아버지
두 눈에 섰던 핏발처럼,

한 끼의 거룩한 밥을 탁발하기 위하여작약꽃 경전 읽으며
무릎 꿇고 연신 절하는
일벌 한 마리

삶의 뒤편은 언제나 저렇듯 뜨겁다
---「작약꽃 경전」중에서

감을 먹다 씨 하나 깨물었다
절반으로 쪼개지는데
눈이 번쩍 뜨인다

아뿔사! 집속의 집
접사해 놓은 것 같은
가장 깊숙한 사랑의 호흡법

감나무 한그루
감로를 떠먹은 듯
하얀 숟가락
태반 속에 새겨놓은 문신이다

누구나 제 숟가락 갖고 태어난다는 사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씨가 먹히는 어미의 말
아가야 다시 봄이다
길이 멀다
네 세상을 걸어라
---「사랑의 씨」중에서

섬의 하루는 포구에서 문을 연다
문의 열쇠를 갖고 있는 팽나무는
깊숙이 뿌리 내린 실핏줄로
바다의 움직임을 깐깐하게 예보한다
실눈을 틔워 보이기도 하고
작은 이파리 살랑거리기도 하고
햇살에 고슬고슬 말려 놓기도 하면서
어떤 날은 몸을 마구 흔들다가
제 몸을 뒤틀어 가지를 쭉 찢기도 했다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파도가 섬을 꿀꺽꿀꺽 삼키었다
갓 잡아 올린 멍게 빛 아이들도
갯벌 닮은 할머니도
헐거워진 그물망 깁는 노부부도
모두 팽나무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데
팽나무는 넉넉히 품을 내어준다
풍어제를 올리고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할 때도
그 어른의 그늘 아래이다
시장바구니에 담긴 수다가 왁자지껄할 오후에야
뭍을 향해 풀어 두었던 밧줄을
팽팽하게 당겨 묶는다
여자도에는 여자도선船의 항로를 열고 닫는
선장 한 분 포구에 서 있다.
---「팽나무 큰 어른」중에서

뒷물이 앞에 물을 읽고 쓰며
물이 물을 지탱하며 흐른다

살점이 찢기고 뼈가 으스러져도
서로를 치료하며 서로에게 스며든다

흙탕물이 섞일지라도 조용히 맑아지며
숱한 지류支流 품고 거대한 물의 공화국이다

물렁물렁하다고
물에 물탄듯 물러터졌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물이 어깨동무하면 그 단단함 이길 것이 없다
기어이 가야 할 길이면 아무도 막아설 수 없다

물론(水論),
인내의 임계점에 이르기까지는
밟히고 채이고 깨지면서 견디는 것이다

흘러가는 것을 흘러가게 두어라
흐르는 것들은 어디에서든 모인다
물의 체질이 모이고 있다
물의 근육질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곧 쓸어버릴 세상을 향해 돌진할 것이다
---「물(水)론」중에서

침묵으로 쳐 놓은 필력을 보라
진하게 여리게 저마다의 공간에서
부러진 듯 휘어진 듯 뻗어가는 운치를 보라
근간이 되고 배경이 되는 저 패러다임을 보라
압화로 눌려 있는 화첩이요 하늘이 펼치는 화보다
모든 벽의 문을 닫고 더 높은 문장을 위하여
향기와 상처를 다독이는 겨울 포장법이다
모든 고목 안에는 고독의 집 한 채가 있어
모든 생명의 동안거요 묵언수도 중이시다
나무의 꿈은 겨울이다
한겨울 내내 내공을 쌓으며
한 세상 푸르게 노랗게 다 덮을 때까지
그 잔잔한 손을 뻗어 허공을 부여잡을 겨울나무
단단한 저 맑은 정신을 뼛속까지 채색하고 있다
물들지 않고는 물들 수 없기에
흔들리고 얼면서 그 속을 여미고 다지는
천 년 발묵의 겨울 은행나무,
칼날 같은 영혼의 화법이다
그 눈 달린 섬광이 일필휘지로
겨울나무로 깨어있으라 쓴다
---「겨울, 은행나무의 발묵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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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우리 삶의 뒤편을 다독이는 조용한 경전이다. 시의 밑자리는 번짐이면서 끌림이고 포용이면서 배려고 설렘이면서 그리움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눈에서 눈으로, 몸을 뒤척여 구상화한 컬레버레이션이다. 깊고 넓게 촉을 세운 안목으로 세상을 훔치는 통섭의 식탁이다. 바라보는 법, 번져가는 법, 햇살과 바람을 맞는 법, 그리움 속 그리움, 법 속 법, 풍경 속 풍경을 밝혀 정직하고 착한 세상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일상 속에 숨겨진 엄청난 낯선 우주를 들춰 보여준다. 어린왕자의 안목으로 우리 사는 현실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세상을 향한 그의 따뜻하고 환한 발묵, 우리 모두의 마음 깊숙이 번지면 좋겠다.
- 신병은 (시인)
그의 시는 법(法)과 논(論)을 지도리로 해서 사물의 근원을 사유하고 있다. 그의 시에서 법은 만물이 유동하고 있지만, 그 궁극의 세계에는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논은 만물의 바탕에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있는 질서의 세계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 원칙과 질서는 그의 시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근본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풍경과 사물들, 그리고 지나치는 장소들에서 그는 변하지 않는 근본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려고 하고 있다. 그 근본의 세계야말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는 변하지 않은 우주 만물의 큰 법도를 시로써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에 나오는 소재들은 이러한 인식으로부터 생성된 하나의 유기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집은 이러한 자연의 원리를 아름답게 부조(浮彫)하고 있다는 데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황선열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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