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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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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30g | 128*205*20mm
ISBN13 9791191085075
ISBN10 1191085074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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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 총성이 있었다
아니 두 방 세 방의 총성이 있었다
총성은 난사에 가까웠고
과녁을 벗어난 총성들로 허공에 가득하다
간혹 주인을 잃은 탄피들이
빈집으로 나뒹군다

그러나 누구 하나
과녁을 명중시키진 못하였다
따라서 거미집은 견고했고 평화로웠다

한때
그러했듯 나도
총성을 남발한 적 있다
입 앙다물고 침을 가시처럼 튕기며
가시를 입 밖으로 찔러대며
아집을 쌓던,

여기 집 한 채
공허한 문장으로 남아 있다
나는 다시 빈집을 줍는다
누가 빠져나간 집, 그리움이
뒤집혀 나를 꼼짝 못하게 하고 있다
---「밤을 줍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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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수 시인의 시는 그리움에 기반한 난사 형태의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난사 형태는 기본적으로 목표물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달리 표현하자면 모든 대상을 과녁으로 여긴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게다. 매력적인 소재에 퍼붓는 상상의 난사 모습에서 그가 그간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갈증에 시달렸는지 알게 되고, 깜짝 놀랄 것이다. “가령 물방울을 여자라고 할 수 있을까?”(「물방울」)“거울이 꽁꽁 얼어 거울 밖으로 발이 시리다”(「하루 종일 거울 속」)로 시작하는 시를 접해보면 금방 느낄 것이다.
- 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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