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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괴테처럼
열일곱 괴테처럼
중고도서

열일곱 괴테처럼

: 스스로를 천재로 만든 하연이의 '르네상스식 공부법'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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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84g | 152*214*18mm
ISBN13 9788965703518
ISBN10 896570351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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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임하연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예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 전국 규모의 미술대회에서 여러차례 수상했으며, 오페라를 좋아해 2009년 프라하 국립음악원 오페라 영재수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화가와 성악가를 꿈꾸었으나, 학교 교육에 순응하고 모든 이들이 만족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국제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조기유학이 한창 붐이던 2000년대 중반, 중학교 3학년 때 특목고 국제반 입시를 접고 한 사립여고에 진학한 후 천 권에 가까운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공부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그때 읽은 책들은 천재, 천재성, 무의식, 정신분석학, 역사 속 인물들의 전기, 영웅서, 문학소설, 베르사유 궁전과 프랑스 왕정생활, 롤랑 바르트의 서적, 잉그리드 버그만 전기, 그리고 뉴욕 아파트에 관한 예술서적은 물론, 아동심리분석, 요절한 랭보의 시집까지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는 인문 고전들이었다. 이후, 귀족이자 천재였던 괴테의 18세기 자유 인문 교육에 매료되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돌연 자퇴, 독자적인 르네상스식 공부법으로 학습한 끝에 ‘미국 동부여대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세븐시스터 중 하나이자 ‘미국 지성의 산실’로 불리는 마운트 홀리요크 칼리지에 합격했다.
인문학 중심 대학을 일컫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 저자는 역사학과 예술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 사이 런던, 뉴욕, 파리에 옮겨 살며 국제적 감각을 길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런던 소더비 경매 학교에서 예술적 심미안을 길렀으며, 뉴욕 아트매니지먼트 회사에서는 미국 사교계를, 교환학생으로 간 파리 정치 대학에서는 유럽 지성계를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재 파리 정치 대학에서 돌아와 다음 주제의 공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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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교육을 박차고 나오기 전까지 한국 학생이라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끌어안고 나도 너무나 오랜 시간 고통받고 고민하고 번민했다. 온 나라가, 온 세상이 창조력, 천재성, 크리에이티브를 외치는데 정작 학교 안에 갇혀 있는 우리들에게는 왜 그걸 추구하는 게 허락되지 않는가? 지금의 나를 억누르고 이름 있는 대학에 가면 과연 지금 내 안에서 요동치는 폭발적인 창조성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대학에 갈 때까지 재능과 영감, 무의식은 나를 과연 기다려줄까? 연기처럼 공중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건 아닐까? 반복되는 시험, 성적 순위, 서열, 쫓기는 시간에 정신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나약한 어른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이 모든 것들이 몹시 두려웠다.” --- p.7

“어느 날, 몰라보게 많이 위축된 나는 조용히 교실 뒤에서 예전의 습관대로 혼자 책을 펼쳐 읽고 있었다. 그런데 백 명 남짓한 소수 정예반에서도 늘 일등을 도맡아 하던 한 친구가 나를 슬쩍 보더니 말 한마디를 건넸다.
“책 한 권 읽을 시간에 수학 문제 하나를 더 풀겠다.”
그 말은 내게 잊을 수 없는 큰 상처였다. 그 순간 한가롭게 책을 읽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게 여겨졌고, 슬그머니 책을 가방 속에 넣었다. 그리고 나머지 중학교 3년 내내 책 한 권을 읽지 않고 열심히 입시에 매달렸다. 내가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조차 할 여유가 없었다.” --- p.20

“나는 점차 내가 진정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일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쌓아가는 과정에서만 흥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를테면 문학과 예술, 철학을 제외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냉정하리만치 쳐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인정하는 내가 되고 싶었고 단점을 애써 잘 숨기며 고만고만하게 살기 싫었다. 턱없이 부족한 면을 비난받더라도 나만의 그 무언가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하여 서서히 내 안에 길이 들여져 있는 모습들을 모조리 물을 빼고 어린 시절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야생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p.36

“누구도 나의 가능성과 창조력을 먼저 발견해주지 않았지만, 나는 나 스스로 내 가치를 알아챘다.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말처럼,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서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발견하고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나는 내 세계에서는 조언해줄 사람이 딱히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세계적인 학자들의 책을 열심히 읽어가며 이를 버팀목으로 삼아 나의 세계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어린 시절 품었던 호기심과 동심,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힘인지, 그리고 얼마나 파괴력이 큰 힘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p. 42

“나름대로 커리큘럼을 구축하기도 했는데, 우선은 가장 기본적인 교양은 외국어 구사 능력과 글쓰기였다. 모국어나 다름없는 영어와 한국어를 제외한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를 고등학교 내내 공부했다. 또한 예술적인 갈증을 채우고 싶었기에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오페라 전집을 다시 듣기 시작했고, 풍월당이나 예술의 전당에 찾아가 수업을 듣기도 했다. 대부분 40~50대 중장년층 수강생들 사이에 나 홀로 교복을 입고 있었다. 먼저 말을 걸지는 않았지만, 신기한 눈치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눈빛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때는 더 높은 것을 찾아 방황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 p.62

“800자 정도 되는 공통지원서Common App에서 나는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꿈틀대는 내 안의 작은 악마에 대해 썼다. 괴테의 《파우스트Faust》에서 얻은 영감이었다. 에세이에서 “나의 파편들이 위대한 작품에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내가 감탄해 마지않았던 거장들의 인생에서 나는 내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면 되는지를 배웠다.”라고 썼다. 나 자신을 추스르고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자아의 파편들은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하나 둘씩 주워 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 p. 82

“그간의 공부 과정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종합 기록부를 서류화하는 것부터, 입학사정관들을 설득하고, 마지막으로 홈스쿨 보고서 10쪽을 보낸 것으로, 나는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스펙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부족할 수 있는 내가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던 유일한 요인은,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사회에 소속되고자 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 대학이었다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내심 나와 비슷한 한국 친구들이 꼭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갈 수 없는 형편이라도 독창성과 창의력을 마음껏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한국에도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학생들과 일일이 소통하고 숫자와 서류로 보이는 이면을 꿰뚫어볼 수 있는 미국 시스템을 통과하면서야 미국 사회의 포용력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 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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